에콰도르 바나나 재벌가 출신 ‘35세 최연소 대통령’ 당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6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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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에콰도르 대선 보궐선거에서 중도 우파 다니엘 노보아 아신 후보(35)가 좌파 루이사 곤살레스 후보(45)를 꺾고 당선됐다. 노보아 당선인은 취임하면 에콰도르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에콰도르 중앙선거관리위원회(CNE)는 15일 대선 결선투표 결과 개표율 90.56% 기준 노보아 국민민주행동(ADN) 후보가 52.29%를 득표해 곤살레스 시민혁명운동(RC) 후보(47.71%)를 눌렀다고 발표했다.

노보아 당선인은 에콰도르 대표 상품인 바나나 무역 재벌가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 알바로 노보아 전 의원은 5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이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현지 언론은 2021년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돼 정계에 등장한 신예 노보아 당선인의 승리를 에콰도르 국민의 정치 변화 요구가 분출된 결과로 분석했다. 정치권 비주류인 노보아 당선인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청년 육성과 특히 치안 강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 냈다.

에콰도르에서는 마약 갱단 다툼이 심해져 살인 사건이 2016년 10만 명당 5.84건에서 지난해 26.1건으로 급증하는 등 치안이 매우 불안해졌다. 반(反)부패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건설운동당 후보가 대선 2주 전 괴한에게 피살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선거운동 내내 방탄조끼를 입고 유세를 펼친 노보아 당선인은 교도소 내부 폭력 사태 해결을 위해 ‘바다에 띄운 선상 교도소’ 공약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도를 위한 세금 감면 공약 등도 남미 최빈국에 속하는 에콰도르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노보아 당선인은 의회로부터 탄핵 위기에 처하자 자진 사퇴한 기예르모 라소 전 대통령이 남겨 놓은 혼란한 정국을 안정시켜야 하는 일이 급선무다. 더욱이 임기도 전 대통령 잔여 임기인 2025년 5월까지로 2년이 채 안 되는 데다 절차상 문제로 대통령 취임은 12월에야 가능하다. 정치 신인으로서 노회한 기성 정당들과의 연립정부 구성도 난관으로 꼽힌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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