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젠 ‘탈 것’에 조심”…美, ‘푸틴 배후설’ 제기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4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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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단언 안 했지만 가능성 시사
美당국자 "푸틴, 정적 제거 오랜 역사"

미국 당국자들은 23일(현지시간) 항공기 추락으로 숨진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 받은 뒤 푸틴 대통령이 배후일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CNN에 “기억하겠지만, 나는 이와 관련해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핀란드 헬싱키 기자회견 중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실패와 관련해 “그는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먹는 것을 조심하고, 내 메뉴를 감시할 것”이라고 했던 것을 상기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이 독살 당했던 사례가 많았던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오늘 ‘탈 것’을 조심하겠다고 말하겠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는 모르지만 (프리고진의 사망 소식이) 놀랍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 모르게 벌어지는 일은 많지 않지만, 나는 그 답을 할 만큼 충분히 알고 있지 않다”면서 단언하진 않았다.

또 다른 미국의 한 당국자도 “푸틴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킨 아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 당국자는 프리고진이 지난 6월 무장 반란에 실패한 뒤 백악관은 그가 결국 제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고 부연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프리고진이 확실하게 사망한 것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확인되더라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방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리언 패네타는 CNN에 “러시아 당국이 바그너 그룹을 인수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바그너가 스스로 운영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매우 우려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그들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 밖의 어디에 있든 바그너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점에서 바그너 내에 있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삶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프리고진 제거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짐승 같은 테러를 위해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께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전용기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을 타고 가던 중 트베르 지역 쿠젠키노 인근에서 추락해 숨졌다. 바그너 공동 창업자이자 사령관을 맡고 있는 최측근 드미트리 우트킨과 승무원 3명 등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보도는 없으나 러시아 당국은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지난 6월 23~24일 무장 반란 실패 후 두 달 만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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