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천판 도가니’ 색동원, 경찰 5년간 점검엔 ‘특이사항 없음’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1일 19시 32분


20일 찾은 인천 강화군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의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뉴스1
20일 찾은 인천 강화군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의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뉴스1


경찰이 2021년부터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을 연 2회 정기 점검해왔지만 성폭력과 학대 징후를 단 한 차례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인천 강화경찰서가 윤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상·하반기 색동원을 포함한 인천 지역 장애인시설에 대한 합동 정기 점검을 했다. 이는 경찰이 정례적으로 운영해 온 전국 장애인 시설 약 1500곳에 대한 합동점검 활동에 따른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강화경찰서는 여성청소년계 인력과 학대예방경찰관(APO)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장애인 단체 등과 함께 합동점검팀을 구성해 방문 및 대면 점검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색동원은 5년간 총 9차례 점검이 이뤄졌지만 성폭력 및 학대 관련 특이사항은 한 번도 확인되지 않았다. 색동원 내 성폭력은 최소 2018년부터 일어난 것으로 의심되는데, 경찰과 지자체의 점검에도 불구하고 입소자들의 피해는 계속됐던 것.

인천 강화군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제기된 성폭력 의혹 관련 여성 입소자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시설장 A씨가 4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여성대상범죄특별수사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6.02.04. 뉴시스
인천 강화군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제기된 성폭력 의혹 관련 여성 입소자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시설장 A씨가 4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여성대상범죄특별수사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6.02.04. 뉴시스
색동원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해 3월 여성 장애인의 신고로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색동원 특별수사단은 시설장인 김모 씨가 오랜 기간 여성 입소자들을 성폭행하고 남성 입소자들을 학대한 것으로 보고 2008년 개소 이후 이 시설을 거쳐간 남녀 장애인 87명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의 점검 방식은 시기별로 다소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화 점검으로 대체됐다. 2022년부터는 경찰이 시설을 직접 방문해 시설장, 직원,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시설 내 장애인 이용자들의 외관을 확인한 뒤 이용자 개인 면담까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점검 결과는 ‘특이사항 없음’으로 기록됐다. 2023년, 2024년도 마찬가지였다.

사건이 공론화되기 직전인 2025년 상반기에도 경찰 5명이 직접 시설을 방문해 성폭력 예방 교육과 설문을 실시했고 보고서에는 이상이 없다고 적혔다. 2025년 하반기에는 색동원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별도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화경찰서 관계자는 “(입소자들과)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외관상 팔과 다리 등에 상처와 멍이 발견되지 않아 ‘특이사항 없음’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부딪힘으로 인한 작은 멍은 있었지만 폭행 등 물리적인 힘에 의해 생긴 멍이나 상처는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뿐만 아니라 강화군도 징후를 확인하지 못했다. 강화군은 2023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총 5차례 색동원 등 장애인복지시설 정기 지도점검을 진행했지만 성적 학대 등 인권 침해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원장 등 시설 종사자가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가 피해 사실을 진술하긴 어렵다”며 “익명성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성폭력 상담소 등 민간 전문가가 동행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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