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5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문을 이틀 전 미리 발표한 이유는 러시아가 더이상 두렵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루카시 야시나 폴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을 사전 발표한)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다”며 “몇 주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 때처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로 이동하는 고위 관리들의 정보를 숨기는 데 우린 매우 성공했다”고 운을 뗐다.
야시나 대변인은 “이제 더이상 러시아가 두렵지 않았다”며 “폴란드 국민에게 두 정상(젤렌스키 대통령·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결정 배경을 짚었다.
그러면서 “바이든과 오바마, 트럼프의 방문 때보다 바르샤바가 매우 폐쇄 돼 있었기에 쉽지 않았다”면서도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다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에 미그-29 8기를 인도한 사실을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미그-29 4기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인도했고, (약속한)나머지 4기도 넘겼다”며 “가까운 시일에 (추가분)6기를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미그-29 14기를 지원하게 된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최초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지원을 약속, 제공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미그기를 제공하며 생긴 전력 공백을 한국제 FA-50 경공격기와 미국제 F-35 전투기 편대로 메운다는 생각이다.
폴란드의 공군 전력 교체 구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그기 대량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 공군이 우크라이나에 인도한 공군 전력을 보충할 항공 전력을 확보하면, 폴란드가 보유한 미그-29 전량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의 전투기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나아가 그는 폴란드의 이번 지원으로 서방 세력이 연합을 구성해 전투기 지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역 재건과 125㎜ 포탄 생산에 관한 각서도 체결했다.
폴란드가 적극적 무기 지원에 나선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우려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테우시 모라비에키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인은 자유와 연대의 위대한 가치를 안다.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지원한다”며 “유럽 전체의 안보와 폴란드의 안보 또한 이 전쟁에 달려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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