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우크라에 무기 재수출하게 규제 풀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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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 스위스 자국산 재수출 규제
우크라 지원 서방, 스위스 압박 나서
獨업체, 우크라에 탱크공장 건설 추진

유럽 국가들이 중립국인 스위스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재수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스위스 의회도 관련 법 개정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무기가 부족해지자 독일 최대 방산업체는 우크라이나에 전차 공장 설립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주스위스 프레데레크 주르네스 프랑스대사와 헤다 삼손 네덜란드대사는 5일 현지 신문 노이에취르허차이퉁(NZZ)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유럽 안보를 지키기 위해 스위스가 (무기 수출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전쟁물자법에 따르면 스위스산 군수품을 구매한 나라가 이를 다른 국가로 재수출하려면 스위스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스위스는 1815년 국제법상 인정받은 ‘영세 중립국’ 지위를 지키기 위해 국가 간 무력 분쟁이 일어난 지역에는 자국산 군수품 재수출을 막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기며 무기 비축량이 떨어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스위스산 무기가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변 유럽 국가들은 스위스에 국내 규제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일은 스위스 방산업체와의 계약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중이다.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회도 베른에 특별사절단을 파견해 무기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의 압박에 스위스 의회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품 재수출을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도 우파인 개혁당(PLR)의 티에리 부르카르트 대표가 발의한 관련 법안은 6일 상원에서 일단 부결되긴 했지만 예외 인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상·하원 안보정책위원회는 최근 무기 재수출 금지 조항에 예외를 두는 방식으로 법률을 개정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독일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를 생산하는 방산업체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에 전차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르민 파페르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공장 건설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두 달 내에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스위스 전쟁물자법#자국산 재수출 규제#탱크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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