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102

추천

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5-06-15~2025-07-15
중동23%
국제정세22%
사회일반16%
미국/북미11%
인사일반5%
유럽/EU5%
칼럼5%
국제일반5%
사고5%
국제정치3%
  • 伊초콜릿이 美시리얼 먹었다

    이탈리아 최대 식품 기업으로 다양한 초콜릿 브랜드를 개발한 페레로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콘플레이크를 제조했고, 이를 토대로 아침 식사용 시리얼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미국 WK켈로그를 인수한다고 1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식품 산업의 대표급 유럽 기업이, 이 분야에서 미국을 대표해온 기업 중 하나를 인수한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레로는 북미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WK켈로그를 31억 달러(약 4조2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페레로는 WK켈로그를 주당 23달러(약 3만 원)에 현금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또 인수 가격은 전날 WK켈로그 종가에 31%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이번 거래는 올해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페레로의 조반니 페레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에 대해 “충성스러운 소비자를 보유한 두 회사의 결합”이라고 평가했다. 페레로는 페레로 로쉐와 누텔라 같은 초콜릿으로 명성을 쌓았고, 매출과 인지도에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식품 기업으로 꼽힌다. 제과업자 피에트로 페레로가 1946년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알바에서 설립한 뒤 그의 아들, 손자가 물려받으며 성장을 이룬 ‘가족 기업’이다. 다양한 제조 노하우의 보안을 지키기 위해 언론과의 접촉도 거의 하지 않는 등 “비밀주의가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페레로는 최근 북미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네슬레의 미국 제과사업 부문을 현금 28억 달러(약 3조85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 ‘키블러’(크래커), ‘페이머스 아모스’(과자), ‘틱택’(사탕) 같은 미국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WK켈로그는 1906년 미국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서 설립된 켈로그의 시리얼 사업부로 2023년 분사됐다. 당시 켈로그는 스낵 사업부는 켈라노바로 분사시켰는데, 이 회사는 또 다른 식품기업 마스에 인수됐다. 켈로그 가문은 미국인의 기름지고 짠 가공육 중심 아침 식사를 개선하기 위해 콘플레이크를 개발했고, 이를 다양한 형태의 시리얼 제품으로 판매했다. 바쁜 현대인이 빠르고 쉽게 먹을 수 있어 대표적인 국민 아침식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요거트와 과일 위주의 아침 식사 트렌드 등이 강해지며 과거보다 판매가 부진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리 필닉 WK켈로그 CEO는 페레로의 자사 인수에 대해 “회사의 유서 깊은 유산의 다음 장을 쓰게 해줄 거래”라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변덕에 치인 英-佛, 핵무기 사용협력 처음 손 잡았다

    “우리 두 나라가 유럽 대륙의 안보를 위해 특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이제 이를 명확히 할 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8일 영국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 날 영국 정부는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협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유럽의 양대 핵 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핵전력을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유럽 동맹국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려 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과 프랑스가 유럽 전역에 걸쳐 실질적인 핵우산을 제공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프,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 개발할 듯9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양국은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과 영국 내각이 공동 의장을 맡는 ‘핵 감독 그룹’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기구는 핵 관련 정책, 운용, 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핵담당 관리로 일했던 윌리엄 알베르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양국이 핵무기 공동 개발까지 확대하진 않겠지만 탄두 설계 연구를 교류하고 자재를 공동 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올해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는 합쳐서 약 545기다. 러시아가 5459기, 미국이 5177기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핵탄두 1기만으로도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사용 협력은 의미 있는 안보 효과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핵심적인 핵 억지력은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다. 영국은 이 미사일을 미국에서 조달했지만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공중 발사 옵션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엔 미국산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국 F-35A 전투기 구매 계획도 포함됐다. 프랑스의 핵무기는 자체 개발된 잠수함 발사 및 공중 발사 미사일로 구성돼 있다.양국은 핵전력 협력 외에도 2010년 합의된 광범위한 방위 협정을 개선한 ‘랭커스터 하우스 2.0 선언’에도 서명하기로 했다. 이 선언에는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 미사일과 스칼프 미사일을 대체할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양국의 합동 원정군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유럽 안팎에선 영국과 프랑스의 이번 결정을 두고 파격적인 조치란 시각이 많다. 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기획그룹(NPG) 회원국으로, 나토 안보를 위해 자국의 핵전력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나토 핵공유 협정에서 탈퇴해 핵전력 사용과 관련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핵전력 운용이나 협력을 놓고 입장 차이가 있던 두 나라가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유럽 관련 안보 전략 변화로 손을 잡았단 평가가 나온다.필립스 오브라이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럽이)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decoupling)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변덕에 뿔난 英-佛 “핵무기 협력”…유럽 핵우산 펼친다

    유럽의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협력에 합의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전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부각된 러시아의 위협이 가장 직접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핵심 동맹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와 역할 축소 등을 시사하며 ‘미국 없는 안보’ 위기를 고조시킨 점도 한몫했다. 트럼프식 예측 불가능한 외교가 노골화되며 ‘미국을 믿을 수 없으니 스스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영국 정부는 9일(현지 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핵 억제력 강화 협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두 나라는 새로 서명된 선언문에서 각국의 억제력이 독립적이지만 조율할 수 있으며, 두 나라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유럽에 대한 극단적 위협은 없다고 처음 명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등 적대국의 공격 시 핵전력으로 공동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프랑스 엘리제궁(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의 동맹과 적대세력 모두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로 양국은 핵 대응 조율을 논의하는 군사·정치기구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美없는 핵우산’ 대비 나선 英-佛 “유럽 안보에 책임 다할때”“우리 두 나라가 유럽 대륙의 안보를 위해 특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이제 이를 명확히 할 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8일 영국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 날 영국 정부는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 협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유럽의 양대 핵 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핵전력을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유럽 동맹국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려 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과 프랑스가 유럽 전역에 걸쳐 실질적인 핵우산을 제공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프,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 개발할 듯9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양국은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과 영국 내각이 공동 의장을 맡는 ‘핵 감독 그룹’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기구는 핵 관련 정책, 운용, 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핵담당 관리로 일했던 윌리엄 알베르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양국이 핵무기 공동 개발까지 확대하진 않겠지만 탄두 설계 연구를 교류하고 자재를 공동 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국이 작전구역을 서로 나누거나 부족한 전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올해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는 합쳐서 약 545기다. 러시아가 5459기, 미국이 5177기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핵탄두 1기만으로도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사용 협력은 의미 있는 안보 효과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핵심적인 핵 억지력은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다. 영국은 이 미사일을 미국에서 조달했지만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공중 발사 옵션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엔 미국산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국 F-35A 전투기 구매 계획도 포함됐다. 프랑스의 핵무기는 자체 개발된 잠수함 발사 및 공중 발사 미사일로 구성돼 있다.양국은 핵전력 협력 외에도 2010년 합의된 광범위한 방위 협정을 개선한 ‘랭커스터 하우스 2.0 선언’에도 서명하기로 했다. 이 선언에는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 미사일과 스칼프 미사일을 대체할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양국의 합동 원정군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유럽 안팎에선 영국과 프랑스의 이번 결정을 두고 파격적인 조치란 시각이 많다. 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기획그룹(NPG) 회원국으로, 나토 안보를 위해 자국의 핵전력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나토 핵공유 협정에서 탈퇴해 핵전력 사용과 관련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핵전력 운용이나 협력을 놓고 입장 차이가 있던 두 나라가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유럽 관련 안보 전략 변화로 손을 잡았단 평가가 나온다.엘루아즈 파예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연구원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군사 및 정치적 차원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공조를 이룬 진정한 조치”라고 평했다. 필립스 오브라이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유럽이) 말 없이 미국으로부터 탈동조화(decoupling)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10
    • 좋아요
    • 코멘트
  • “선산 가꿨더니 1400만원 벌어… 친환경도 돈되니 일석이조”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산을 가꾸면서 생활비까지 벌 수 있다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친환경도 돈이 될 수 있구나’ 배웠습니다.” 25일 오후 전북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모래봉에서 박도현 씨(82)는 자신이 가꾼 버드나무와 백일홍을 손으로 짚어가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1960년부터 부친과 함께 이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벌거숭이였던 산은 183ha(헥타르) 규모 울창한 숲으로 탈바꿈했다. 박 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엔 일대에 묘소도 장만했다. 이 숲 덕분에 박 씨는 10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그는 최근 3년간 산림청으로부터 총 1400만 원의 임업직불금을 받았다. 2022년부터 본격 시행된 임업직불금 제도는 산림을 성실히 가꾸고 보전한 임업인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보상 성격의 지원금이다. 공공의 가치를 창출한 개인에게 국가가 그 가치를 현금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박 씨는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후손의 터전을 지킨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숲 지키며 얻는 수익 502억 원 숲에서 나는 산물도 돈이 되지만 숲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과거에는 산림 보전이나 숲 가꾸기가 그저 공익사업이나 자원봉사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에 따라 실질적인 소득 창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그 대표적인 제도가 바로 임업직불금이다. 산림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육림업’ 종사자가 탄소 흡수 등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면, 산림청이 ha당 연간 32만∼13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산림을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수단이자 경제적 자산으로 보는 정책 변화가 반영된 제도다.박 씨처럼 직불금을 받는 임업인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2년 2만614곳, 2023년 2만336곳에 이어 올해는 2만2973곳이 직불금 수령 대상에 포함됐다. 지급 금액도 해마다 늘어 2022년 468억 원, 2023년 489억 원, 올해는 50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이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형 산림탄소상쇄제도’ 역시 숲을 가꾸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산림 보호와 같은 활동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임업인에게 흡수한 탄소량에 따라 배출권 거래 등의 방식으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한다. 임업인이 산림청에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산림청은 이를 검토한 뒤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 탄소 흡수량을 계산한다. 산정된 흡수량은 탄소배출권으로 등록돼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소규모 임업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이 제도에 등록된 사업체는 총 673곳이다. 산림 면적으로 따지면 약 5만5607ha에 달한다. 이 가운데 62곳은 실제 탄소흡수량을 거래해 수익을 얻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추정한 t당 적정 거래가(1만6500원)를 적용하면, 약 3억8000만 원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 셈이다. 탄소배출권 거래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산림이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정량화해 거래하는 산림탄소흡수량 거래 실적은 2022년 1만1266t에서 2023년 1만6726t, 지난해에는 2만3042t으로 늘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배출권을 거래해 200만 원의 수익을 얻은 최남용 씨(82)는 “처음엔 이런 사업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요즘은 주위 임업인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산을 가꾸는 보람에 더해 경제적 보상까지 따라오니 더없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숲의 공익 효과는 60조 원에 달해 잘 가꿔진 숲은 그 자체로도 경제적 가치가 높다. 주변 환경을 개선해 부가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사회적 비용도 줄여준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지역 주민들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숲의 푸른 녹음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산림청 분석 결과 숲이 제공하는 휴양 기능과 경관 기능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60조2000억 원에 달한다. 박 씨도 자신의 숲 한쪽에 잔디밭을 조성해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박 씨는 “부모님 묘소가 있는 산을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잔디밭을 만들었다”며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잠금장치도 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주민들은 자유롭게 박 씨의 정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주민 김진곤 씨(73)는 “답답할 때 이곳 산에 올라 전망을 둘러보면 속이 탁 트인다”라며 “스트레스가 풀려서 병원비를 아끼는 것 같다. 고마운 마음에 종종 이곳 제초 작업도 도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잘키운 ‘도시숲’ 하나, 年6000억 경제효과… 기온 7도 낮춰

    “기분 탓일까요? 종일 땀이 뻘뻘 났는데 숲에 들어오니 하나도 안 덥네요. 바로 앞 아스팔트 도로랑 천지 차이예요.” 29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구 홍릉숲에서 산책하던 홍윤서 씨(34)는 숲속 그늘 아래에서 쾌적하게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 기온은 30도가 넘었지만 숲길을 따라 뛰노는 아이들도 한결 밝은 표정이었다. 홍릉숲은 41.8ha(헥타르)에 이르는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녹지 공간이다. 1922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자 임업시험장이 들어선 곳으로 1993년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도시숲은 빌딩과 도로로 열이 갇히는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산림이 도시 안에 조성될 경우 평균 기온을 3∼7도 낮춰준다. 건물 옥상이나 벽면에 식물을 심을 경우에도 최대 5도가량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도시에서도 숲에 들어오면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이 단순히 ‘기분 탓’은 아닌 것이다. 산림청은 이러한 열섬 완화 기능이 연간 약 6000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고 추산한다. 도시숲은 도심의 대기질도 개선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홍릉숲은 인근 지역보다 미세먼지를 25.6%, 초미세먼지를 40.9% 줄여주는 등 공기 정화 효과가 뚜렷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경기 시흥시의 미세먼지 차단숲인 ‘곰솔누리숲’ 일대 대기질을 분석한 결과 숲이 조성된 2006년에서 2023년 사이 미세먼지 농도가 ㎥당 평균 85.2㎍(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에서 43.0㎍으로 거의 절반(49.5%)이나 줄었다.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시민도 3만6709명에서 2만776명으로 43.4% 감소했다. 탄소흡수 효과도 탁월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국내 산림은 ha당 6.9t의 온실가스를 흡수한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도시에서는그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지자체에서 산림청 국비 지원을 받아 조성한 도시숲은 214곳으로, 지자체 평균 1곳에도 못 미쳤다. 지금까지 전국에 조성된 생활권 도시숲은 5963개소 이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14.07제곱미터로 WHO 권고기준 15제곱미터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산림청은 지난해 ‘기후대응 도시숲’ 107곳, ‘도시바람길숲’ 20곳, ‘자녀안심그린숲’ 60곳 등을 신규 조성하는 등 도시숲을 확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은 “국민 모두 도시숲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숲의 양적·질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글로벌 현장을 가다/조은아]파리 도심에 포장마차형 ‘소주 바’… ‘메이드 인 프랑스’ 소주도 등장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6구 오데옹역 근처 카페 거리. 프랑스식 카페와 식당 사이로 ‘소주 바(SOJU BAR)’란 붉은 네온사인이 걸린 식당이 나타났다. 한국 먹자골목에서 흔히 보이는 네온사인, 다닥다닥 붙은 작은 식탁들, 어둑한 조명이 포장마차를 재현한 분위기였다. 한국 수저 세트와 그 아래 깔린 흰 냅킨, 한국 술 광고를 붙인 플라스틱 물병 등 포장마차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젊은 남성들이 모여 앉은 테이블, 중년 남성이 혼술을 하고 있는 자리에는 눈에 익숙한 초록 소주병들이 놓여 있었다. 비좁은 가게에 앉은 네다섯 팀의 일행 가운데 동양인은 눈에 띄지 않았다.》한국 여행 중 소주를 종종 마셨다는 프랑스인 크리스티안 말라바포티 씨는 “소주는 육개장, 해장국 같은 국물과 아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식과 궁합이 맞는 술로 소주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K드라마, K팝 인기로 한식 열풍이 불더니 이제 한식과 함께 놓이는 소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선 포장마차형 소주 바는 물론이고, 프랑스인 청년들이 창업해 생산하는 ‘프랑스산 소주’까지 등장했다.● 佛 소주 수출 5년 만에 8.4배로 급증 프랑스에서 소주 열풍은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프랑스로 수출된 소주의 규모는 2019년 11만6047달러(약 1억5900만 원)였지만 지난해엔 97만5428달러(약 13억3400만 원)였다. 수출 규모 자체는 아직 미미한 편이지만 5년 만에 8.4배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인들의 국민 주류인 와인 소비는 줄고 있는 중이라 소주 판매 증가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 앵포’에 따르면 프랑스의 와인 소비량은 1960년대에 1인당 연간 평균 120L였지만 최근엔 약 40L로 줄었다. 약 60년 새 70%가량 줄어든 셈이다. 소주가 인기를 끄는 핵심 비결로는 한식의 성장이 꼽힌다. K드라마, K팝을 접하며 한식에 눈을 뜬 프랑스인들이 이제 한식과 함께 놓이는 소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 프랑스인 레아 바사르 씨는 “소맥과 소주를 마셔 봤는데 모두 한국 음식과 딱 맞는 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한국 음악, 영화, 드라마의 확장과 미식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소주는 프랑스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실 때 부드럽게 넘어가는 점도 소주의 매력으로 꼽힌다. 와인보다 가벼운 느낌을 주고, 샴페인이나 맥주에 비해 탄산이 덜해 잘 넘어간다는 얘기다. 프랑스인 파트나 라파엘 마리 씨는 “프랑스 와인 등과 비교했을 때 소주는 마실 때 느낌이 아주 좋고 부드럽다”고 말했다. 소주가 여러 가지 과일 향과 자연스럽게 섞인다는 점도 강점이다. 실제 복숭아, 청포도 맛의 소주가 식당 진열대를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파리 11구의 한 한식당에서 열린 전통주 시음회에선 과일 맛과 소주를 섞은 칵테일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류를 유럽에 수입하는 티엔글로벌의 김태은 대표는 “소주 등 전통주는 아직 유럽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과일향을 섞어 현지인들에게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 프랑스인이 만든 ‘프랑스산 소주’도 출시프랑스에서 소주가 더 잘 팔릴 것을 예감한 사업가들은 아예 프랑스에서 직접 소주를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와티 에크 씨(23)와 마르탱 프라타롤리 씨(25)는 최근 최초의 프랑스산 소주 ‘야주(YAJU)’ 브랜드를 선보였다. 브랜드명은 한국어 ‘자유(JAYU)’의 알파벳 순서를 바꿔 프랑스인들이 발음하기 쉽게 만들었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소주를 개발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프라타롤리 씨는 기자와 만나 “프랑스 친구들이 한국을 다녀오거나 파리의 한식당을 가서 소주를 맛본 뒤 자주 얘길 해서 소주를 맛보게 됐다”며 “색다른 매력에 매료돼 프랑스에서도 개발해 팔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소주의 매력은 다양한 맛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로 마시면 일본 사케보다 달지 않은 편인데, 달게 마시고 싶으면 각종 과일향과 섞어 세련된 칵테일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이 꼽은 소주의 매력이다. 이들이 내놓은 첫 프랑스산 소주는 프리미엄 소주다. 한 병에 33유로(약 5만3000원)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우선 소주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100% 쌀을 재료로 썼다. 프랑스의 고급 식당 테이블에 오르는 현지 카마르그의 쌀을 써서 고급 이미지도 강조했다. 프랑스 남부 아를 남쪽에 있는 카마르그는 프랑스에서 보기 드문 쌀 생산지다. 이들은 프랑스의 대표 술인 코냑 제조에 사용하는 ‘샤랑트식 증류기’를 사용해 코냑의 향도 녹였다. 실제 기자가 맛본 프랑스 소주에선 소주의 향과 함께 깊은 코냑의 맛이 느껴졌다. 알코올 도수는 한국 소주와 비슷한 17도로 만들었지만 병 용량은 한국 소주의 약 2배인 700mL로 개발했다. 이는 프랑스 주류의 표준 크기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전략이다. 이들이 소주 제조를 익힌 방법도 흥미롭다. 한국에 전혀 가지 않은 채 유튜브로 기본 제조법을 배우고, 전통주에 대한 여러 연구 논문을 참고했다. 다만 누룩은 만들기 힘들다고 판단해 누룩 대신 프랑스의 자연 효모를 활용했다.● “영어식 명칭부터 재정비해야” 소주는 파리의 한인 마트뿐 아니라 앵테르마르셰, 까르푸 등 프랑스 일반 대형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급 주류를 많이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주류 판매점 ‘니콜라’에도 소주 ‘화요’가 납품된다. 소주 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한국 주류 회사들도 팝업 매장을 여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초 파리에서 ‘진로 정원’이란 팝업 매장을 마련했다. 술 시음은 물론이고 한국 전통 부채에 방문객이 선택한 문구를 손 글씨로 새겨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랑스 소주 수출량은 연평균 70% 이상씩 늘고 있다. 다만 한국 소주가 와인처럼 세계적으로 성장하려면 ‘소주’, ‘술’의 영어식 표기를 정비하고 개념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프랑스 곳곳에서 열리는 주류 행사에선 영어식 이름이 제각각이었다. 소비자로선 진짜 소주인지 짝퉁인지 헷갈릴 법했다. 독일에서 한국 전통주 수입업체 ‘소주할래’를 운영하는 허영삼 대표는 “유럽연합(EU)이 관리하는 제품명 목록에 ‘소주’를 등록하면 유럽 여러 국가의 납품처나 소비자들에게 더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주의 프리미엄화를 위해 프랑스의 AOC처럼 원산지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유럽인들도 소주가 건강하고 좋은 원료로 만든 술임을 알고 안심하고 마실 수 있게 정부 차원의 원산지 표기 관리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레오 14세 교황, 즉위 후 첫 여름 휴가…“몸과 마음 회복되길”

    레오 14세 교황이 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로부터 남쪽으로 25km 떨어진 카스텔 간돌포에서 즉위 후 첫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휴가를 교황청에서 보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달리, 전용 별장을 이용해 온 역대 교황들의 전통을 12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AP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부터 20일까지 보름 동안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 별장에 머문다. 그는 이날 별장 주변에 운집한 환영 인파에 인사한 뒤 거처로 이동했다. 앞서 교황은 이날 바티칸을 떠나기 전 정오 기도를 드리며 “모두가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휴가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1624년 건립된 카스텔 간돌포 별장은 1세기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대부터 교황들의 인기 휴양지였다. 규모가 55만㎡로 바티칸 시국보다 크며 농장, 정원, 천문대 등이 내부에 있다. 평소 소박한 삶을 강조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카스텔 간돌포를 찾지 않고 교황청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앞서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머물던 사제 기숙사(산타 마르타의 집)가 아닌 역대 교황의 거처인 바티칸 사도궁에 들어가는 등 기존 전통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교황의 휴가에 따라 바티칸에서 열리는 각종 교황 알현 행사는 일시 중단되고, 30일 재개된다고 AP는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7-07
    • 좋아요
    • 코멘트
  • 러, 우크라 침공 후 최대 공습…美 지원 약해진 틈타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일부 중단한 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이 약해진 틈을 타 공습 강도를 대대적으로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꺾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3일 밤과 4일 새벽 사이 7시간에 걸쳐 드론 539대와 미사일 11발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을 집중 공격했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우크라이나에 가한 최대 규모의 공습이라고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러시아는 1000㎞에 이르는 전선 곳곳에서 육상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직후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뒤 ‘휴전 협상과 관련해 진전이 있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오늘 푸틴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 매우 실망했다. 그는 (싸움을) 중단시키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러시아의 이번 공격에 대해 WSJ은 “푸틴의 전략은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지원 세력이 지원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과 민간인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과 의지를 꺾는 게 목표”라고 진단했다.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4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우크라이나가 방위를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이 분명히 필요하다”며 미사일 재개 가능성을 드러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하며 우크라이나에 방공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고 전했다.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대규모 공세에 맞서 러시아의 핵심 군 시설을 공격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5일 보로네시주의 보리소글렙스크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는데, 이 기지에는 수호이(Su)-34, Su-35S, Su-30SM 같은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7-06
    • 좋아요
    • 코멘트
  • 통보없이 무기지원 끊은 美… 우크라 “러 침략 부추겨” 특사 급파

    “완전한 충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약속한 무기 지원을 최근 일부 중단하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충격에 빠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무기 지원 중단에 대한 공식 통보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에 특사를 긴급 파견했다. 미국산 무기가 모두 끊기는 건 아니지만 핵심 무기들이 들어오지 못해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열세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와 3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무기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의 방위력 지원을 미루는 건 침략자(러시아)가 전쟁과 테러를 계속하도록 부추길 뿐”이라고 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무기 지원을 지속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콜비 美 국방차관, 행정부 내 통보 없이 강행”백악관은 1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무기 지원을 중단했다는 폴리티코 보도를 확인하며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무기 비축량 감소 우려가 커지자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부터 미국의 일부 무기 지원 중단 조치가 취해졌다고 전했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와 본토 방어를 우선시할 것이고, 이를 인도·태평양으로의 전략적 전환과 연결 지을 수 있다”며 중국 견제를 위해 우크라이나 등에 배치한 무기를 재배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공급 중단 무기에는 우크라이나가 고속 탄도미사일 요격에 쓰고 있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30기가 포함됐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약 8500개의 155mm 포탄, 250기 이상의 정밀 유도 다연장로켓시스템(GMLRS), 142기의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등도 포함됐다. 다만, 이런 방침에 미 의회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날 6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의 우크라이나 일부 무기 운송 중단에 미 의회 의원, 국무부 관리, 주요 유럽 동맹국 관계자 등도 당황했다”고 전했다. 또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차관과 소수의 자문위원들이 담당자들에게 관련 방침을 통보하지 않고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지금처럼 러시아가 진격 중일 때 핵심 무기 공급을 중단하면 ‘치명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을 통해 미국산 무기를 들여오는 방안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매우 중요한 일부 무기는 미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서도 생산되지 않아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구매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일부 무기 공급 중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3일 전했다.● 美 “세계 무기 지원 상황 검토” 미국은 동맹국들에 대한 무기 지원도 줄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2일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외 무기 지원 상황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넬 대변인은 이날 “어떤 무기를 어디에 보내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며 세계 각지로 투입되는 무기 지원 현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토 대상에 오른 국가에 대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이 무기를 보내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축이나 역할 변경과 관련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군사 태세 검토에 대해 이 단상에서 보통 언급하지 않는다”며 “한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유지하고 있으며 동맹에 충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2일 CNN이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2만5000∼3만 명을 추가 파병할 방침이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등에 따르면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이날 러시아 교관들이 북한 평양과 원산 인근 훈련장에서 북한 무인기(드론) 조종사들에게 1인칭 시점(FPV) 드론의 조종법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7-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가자지구 60일 휴전, 이스라엘은 조건에 동의”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60일 휴전’ 조건에 동의했다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도 해당 조건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에 휴전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강도 높은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 대표자들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문제와 관련해 길고도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며 “이스라엘은 60일간의 휴전을 확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 달성을 돕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 온 카타르와 이집트에 이 최종 제안을 전달할 것”이라며 “중동을 위해, 하마스가 이 제안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했다.앞서 그는 지난달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가자지구 휴전이) 임박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음 주 내로 휴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 첫 주를 휴전 시한으로 밝히며 하마스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방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휴전 제안에 대한 하마스의 반응을 지켜본 뒤 네타냐후 총리와 세부 휴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압박에도 가자지구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1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마흐무드 바살 가자지구 대변인은 가자 전역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27명이 숨지고 이 중 11명이 중부 및 남부의 구호품 배급소 근처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역 당국과 목격자들은 최근 몇 주간 구호품 배급소 근처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반복적으로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호품은 5월말부터 주로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 인도주의 재단을 통해 배급되고 있다.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전쟁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공격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은 커지고 있다. 구호금 배급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사망자가 늘어나며 배급소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FP에 따르면 비정부기구 200여 곳이 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소의 운영 중단을 촉구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7-02
    • 좋아요
    • 코멘트
  • 6월 부산, 121년만에 가장 더웠다… 서울 한밤에도 26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구와 강릉은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전국 곳곳에서는 6월 하루 평균 기온 최고 기록이 줄줄이 경신됐다.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졌던 서울에선 밤 최저기온이 26.2도로 역대 가장 더운 6월 밤이었다. 부산은 1904년 4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스페인에서는 한때 낮 최고기온이 46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폭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기상청은 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보했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부산 31도, 대구 35도, 대전 32도, 광주 34도, 강릉 35도로 전망된다.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에는 5∼20mm의 소나기가 예보됐지만 무더위를 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후 11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7월이 평년보다 더울 확률은 64%, 8월은 71%로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 예상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장마전선이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다고 내다보는 기후 예측 모델이 더 많다”면서도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태풍이 발생하며 기압계를 흐트러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 장마가 끝났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찬 공기를 완전히 밀어낼 때 끝난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힘이 약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지 못하고, 힘이 강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 폭염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북태평양고기압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필리핀 앞 열대 서부 해역 수온이 높아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쪽의 찬 공기는 힘이 약해 장마전선이 일찍 북쪽으로 올라갔다. 사실상 장마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30일 밤부터 다음 날인 아침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6.2도로 종전 6월 열대야 기록인 25.8도(2022년 6월 27일)보다 높았다. 이날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발생했고 청주와 포항은 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 같은 날 하루 평균 기온이 26.2도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하루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도 하루 평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며 1907년 1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 이전 기록은 2005년 6월 25일 30.1도였다. 이 기간 6월 하루 평균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은 전국 97개 기후 관측 지점 중 59곳이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환자도 크게 늘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70명,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지난해와 같은 기간(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453명으로, 전년 대비 73명(19.2%) 늘었다.● 스페인 46도, 프랑스 전역 폭염경보 유럽 대륙도 곳곳에서 6월부터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폭염이 극심해지고 있다. 고기압이 상공을 덮어 뜨거운 기운을 가두는 ‘열돔 현상’이 심해지며 폭염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유럽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우엘바 지방 엘그라나도에선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낮 최고기온이 46도에 달했다. 프랑스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본토 거의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전체 행정 구역의 88%에 폭염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 지역 원자력발전소는 주변 가론강의 수온이 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원자로 한 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에펠탑마저 폭염으로 약 20cm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은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9일 도시 27곳 중 21곳에서 최고 수준의 폭염경보를 발령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7-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일도 최고 35도 ‘가마솥 더위’…“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구와 강릉은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전국 곳곳에서는 6월 하루 평균 기온 최고 기록이 줄줄이 경신됐다.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졌던 서울에선 밤 최저기온이 26.2도로 역대 가장 더운 6월 밤이었다. 부산은 1904년 4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스페인에서는 한때 낮 최고기온이 46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폭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장마 끝났다” 분석도기상청은 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보했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부산 31도, 대구 35도, 대전 32도, 광주 34도, 강릉 35도로 전망된다. 경기북부와 강원북부내륙에는 5~20mm의 소나기가 예보됐지만 무더위를 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날 이후 11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7월이 평년보다 더울 확률은 64%, 8월은 71%로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 예상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장마전선이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다고 내다보는 기후 예측 모델이 더 많다”면서도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태풍이 발생하며 기압계를 흐트러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 장마가 끝났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찬 공기를 완전히 밀어낼 때 끝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지 못하고, 힘이 강하면 장마전선을 밀어내 폭염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필리핀 앞 열대 서부 해역 수온이 높아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쪽의 찬 공기는 힘이 약해 장마전선이 일찍 북쪽으로 올라갔다. 사실상 장마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30일 밤부터 다음 날인 아침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6.2도로 종전 6월 열대야 기록인 25.8도(2022년 6월 27일)보다 높았다. 이날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가 발생했고 청주와 포항은 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부산은 같은 날 하루 평균 기온이 26.2도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하루를 기록했다. 대구에서도 하루 평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며 1907년 1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 이전 기록은 2005년 6월 25일 30.1도였다. 이 기간 6월 하루 평균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은 전국 97개 기후 관측지점 중 59곳이다.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환자도 크게 늘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70명,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지난해와 같은 기간(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453명으로, 전년 대비 73명(19.2%) 늘었다.● 스페인 46도, 프랑스 전역 폭염경보유럽 대륙도 곳곳에서 6월부터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폭염이 극심해지고 있다. 고기압이 상공을 덮어 뜨거운 기운을 가두는 ‘열돔 현상’이 심해지며 폭염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유럽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의 우엘바 지방 엘그라나도에선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낮 최고기온이 46도에 달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동쪽으로 약 97km 떨어진 모라에선 낮 최고기온이 46.6도에 이르러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프랑스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본토 거의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전체 행정 구역의 88%에 폭염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아녜스 파니에루나셰 생태전환부 장관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 지역 원자력발전소는 주변 가론강의 수온이 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원자로 한 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에펠탑마저 폭염으로 약 20cm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은 보도했다.이탈리아는 지난달 29일 도시 27곳 중 21곳에서 최고 수준의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4차 개발 재원 총회에서 “극심한 더위는 더 이상 드문 현상이 아니다. 이제는 새로운 표준”이라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7-01
    • 좋아요
    • 코멘트
  • 독일 ‘평화의 소녀상’, 본 여성박물관에 안착

    독일에서 전시 공간을 찾지 못해 약 4년을 떠돌던 평화의 소녀상이 28일(현지 시간) 독일 본 여성박물관에 설치돼 제막식을 열었다. 1981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여성 박물관인 본 여성박물관은 소녀상이 여성 인권과 역사 바로 세우기의 상징성을 지닌다고 판단해 설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에 따르면 마리아네 피첸 본 여성박물관장은 이날 “우리에게는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매우 중요한 주제”라며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 박물관에 중요한 상징이며 그 이름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동마이’로 불리는 이 소녀상은 2021년 4월부터 4개월간 독일 동부 드레스덴 민속박물관에서 처음 전시되기 시작했다. 이듬해엔 독일 북부 볼프스부르크 현대미술관의 초청으로 4개월간 전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구 전시관을 찾지 못해 대부분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한편 베를린 미테구 공공부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아리’는 베를린 행정법원의 결정에 따라 9월 28일까지 전시된다. 미테구청은 법원 결정은 존중하면서도 사유지 이전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의 상징성을 고려해 사유지로 옮기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휴전 압박에도 11만 병력 격전지 집결… 유럽국가들 “전쟁 위협 커져” 속속 재무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병력을 대거 집결시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은 이런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대인지뢰 금지 협약을 줄줄이 탈퇴하고 무기 조달 또한 강화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2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병참 거점이자 양국 격전지인 포크로우스크 인근에 최소 11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이곳을 찾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포크로우스크가 약 1200km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 전체에서 가장 치열한 지역이라며 “매일 약 50건의 전투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철도와 도로가 교차해 우크라이나가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거점으로 꼽힌다. 이에 러시아 또한 이곳을 탈환하기 위해 병력을 대거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휴전에 미온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일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점령지 반환 불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불허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해 이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또한 서방에 군사 지원을 계속 요청하며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중부 볼고그라드에 있는 러시아 전투기 4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한편 28일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한때 옛 소련에 속했던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대인지뢰 금지협약(오타와 협약)’을 탈퇴했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맞서려면 반전(反戰)을 기치로 한 해당 협약을 탈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풀이된다. 6개월 후 발효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독일 한델스블라트 등에 따르면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 또한 국방 물자를 간소하고 빠르게 조달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특히 프랑스, 영국보다 빠른 속도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특파원 칼럼/조은아]트럼프 압박에 국방비 늘린 유럽의 딜레마

    지난주 유럽은 ‘아빠와 아들’ 논란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25일(현지 시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미국을 ‘아빠’로 비유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을 ‘학교 운동장에서 싸우는 아이들’이라고 말하자 “아빠(Daddy)는 때로 강한 언어를 써야 할 때도 있다”고 맞장구쳤다. 유럽에선 “아첨이 지나치다”, “자존심 상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유럽의 미국 비위 맞추기는 말뿐이 아니었다. 나토 회원국 32개국은 정상회의 뒤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방비 증액을 압박할 때 내놓은 수치다. 유럽은 결국 ‘아빠’ 말씀 잘 듣는 ‘아이’처럼 즉각 움직인 모양새가 됐다.트럼프 압박에 ‘지키지 못할 약속’ 국방비 증액 선언 뒤, 유럽 국가들의 속내가 매우 복잡해졌다. 적지 않은 국가들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국가 부채가 너무 심각해 국방비를 목표대로 늘리기 힘들다는 진단이 많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국가 부채는 평균 87.4%다. ‘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회원국은 독일,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스칸디나비아 국가(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뿐이라는 연구기관의 분석도 나왔다. 한정된 예산에서 국방비를 늘려야 하니 다른 부분 예산이 줄 수밖에 없다. 자주 타깃이 되는 분야는 복지다. 이 때문에 ‘유럽은 이제 복지(welfare) 국가가 아닌 전쟁(warfare) 국가’라는 말도 나온다. 복지예산 감축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유럽은 이민 증가와 출산 장려 정책으로 고령화 문제를 극복한 사례로 꼽히지만 여전히 고령 인구 비중이 높다. EU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령층의 비율은 지난해 21.6%로, 10년 전에 비해 2.9%포인트 늘었다. ‘나라 살림을 아껴 쓰자’고 말하긴 쉽지만 실제 집행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재정 긴축 시도는 국민적 불만과 정치적 분열을 일으켜 행정부 공백 사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프랑스에선 지난해 12월 당시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600억 유로(약 96조 원)를 절감하는 예산안을 제출했다. 결국 야당의 거센 반발로 임명 석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고, 내각이 62년 만에 붕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韓, 유럽 보며 안심할 순 없어 지출 분야를 조정하기도, 지출 총액을 줄이기도 어렵다 보니 결국 지출 자체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생겨났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들은 EU 집행위원회에 회원국별 부채 한도를 제한하는 ‘재정 준칙’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집행위는 국방 지출만 예외적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유럽 재무장 정책’을 내놨다. 결국 부채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부채가 늘면 장기적으로 정부가 돈을 쓰기 더 힘들어 경제 활력 역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심각한 경제 침체가 더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 됐다. 한국은 유럽에 비해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낮으니 적극적으로 재정을 써도 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지금처럼 경제가 힘든 시기엔 정부의 지출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 지출이 효율적인지, 잘못 지출되는 구멍은 없는지는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저출산도, 노인빈곤율도 1위인 한국의 부채 증가 속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제기되고 있다. 유럽보다 낫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시아, 미국 압박에도 공세 강화…유럽 국가들 재무장 속도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병력을 대거 집결시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은 이런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대인지뢰 금지 협약을 줄줄이 탈퇴하고 무기 조달 또한 강화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2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병참 거점이자 양국 격전지인 포크로우스크 인근에 최소 11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이 곳을 찾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포크로우스크가 약 1200km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 전체에서 가장 치열한 지역이라며 “매일 약 50건의 전투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철도와 도로가 교차해 우크라이나가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거점으로 꼽힌다. 이에 러시아 또한 이 곳을 탈환하기 위해 병력을 대거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휴전에 미온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일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점령지 반환 불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불허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해 이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또한 서방에 군사 지원을 계속 요청하며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중부 볼고그라드에 있는 러시아 전투기 4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한편 28일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한때 옛 소련에 속했던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대인지뢰 금지협약(오타와 협약)’을 탈퇴했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맞서려면 반전(反戰)을 기치로 한 해당 협약을 탈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풀이된다. 효력은 6개월 후 발효된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독일 한델스블라트 등에 따르면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 또한 국방 물자를 간소하고 빠르게 조달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특히 프랑스, 영국보다 빠른 속도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29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이란과 내주 대화… 핵협정 문서 있다면 나쁘지 않을것”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란 본토의 핵 시설 3곳을 폭격하며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을 이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 주 이란과 비핵화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대화를 예고했다. 그는 25일 “(핵 협정) 문서가 있다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또한 “이란과의 포괄적 평화 합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과 다음 주에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요구할 유일한 것은 이전에 이미 요구한 핵에 관한 것”이라며 이란에 대화 참여를 압박했다. 회견에 배석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란과의 합의는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려는 이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으로 이란의 핵 시설이 파괴됐다며 “그 문제(핵 협정 체결)가 그렇게 강하게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이미 공습으로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이 상당히 약화된 만큼 협상 체결 문서에 목매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어 “합의가 있든 없든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유일하게 요구하는 건 (이란의) 핵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윗코프 특사도 같은 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농축 및 무기화는 미국의 레드라인(led line·금지선)”이라며 “무기화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란과는 농축이 불가능하면서 보다 나은 민간 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를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민수용 원자력 에너지 이용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그가 언급한 ‘포괄적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완전한 핵 포기를 대가로 미국이 이란에 부과한 각종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으로 풀이된다.다만 이란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요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이란 의회는 25일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IAEA는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 핵 시설 3곳의 피해 정도를 면밀히 평가하기 어려워졌고, 행방이 묘연한 고농축 우라늄의 위치 또한 파악하기 힘들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이번 조치로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이탈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버릴게 없는 편백나무” 가구-베개로 年1억 매출… 지역민 고용도

    “편백나무는 버릴 게 없어요. 생각보다 더 다양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젊은 청년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22일 전남 순천시 외서면 백이산 편백나무 숲 제재소에서 만난 서승욱 씨(55)는 이렇게 말했다. 서 씨는 축구장 107개 넓이에 해당하는 75ha(헥타르) 규모의 숲을 3대째 이어받아 편백나무를 키우고 있다. 전남대 임학과를 졸업한 그는 “친환경 제품으로 목재의 가치를 높이자”는 생각으로 2013년 소 축사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해 제재소를 만들었다. 현재는 이곳에서 편백을 활용한 다양한 목재 제품과 생활용 친환경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 생산이 늘면서 지역 주민 20여 명도 고용했다. 서 씨는 이에 더해 2013년부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더 많은 청년들이 임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예비 임업인을 위한 실습과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매년 약 100명의 청년들이 서 씨의 실습장을 거쳐 간다.● 연 100여 명 청년들에게 임업 기술 전수 서 씨의 편백나무 숲은 1963년 할머니가 민둥산이던 산 자락을 구입해 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조성됐다. 이후 편백,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식재됐다. 서 씨 아버지는 나무들을 관리하기 위해 숲길(임도) 13km를 직접 냈다. 60년간 이어진 노력 끝에 민둥산은 현재 약 25만 그루의 편백나무가 자라는 숲으로 변모했다. 서 씨는 ‘버릴 게 없는 편백’을 활용해 30여 종의 제품을 만든다. 큰 나무는 가구용으로, 작은 나무는 베개 속 큐브형 충전재로, 잎은 정유로 가공한다. 톱밥이나 부스러기는 퇴비나 땔감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편백은 단순한 원목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 국산 목재 인증도 받은 그의 제품은 친환경 소비 확산과 함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제품 생산이 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다.서 씨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보고 “젊은이들이 임업에 많이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2013년부터 예비 임업인을 위한 교육과 실습을 시작했다. 산림 관련 학과 대학생, 귀산촌을 준비하는 초보 임업인들이 서 씨의 교육장을 찾는다. 일정은 비정기적이며, 참가 희망자나 기관이 직접 연락해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교육 내용은 묘목 관리부터 벌채, 제재,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른다. 서 씨의 편백 숲은 2023년 전남 산림자원연구소로부터 현장 실습장으로 지정됐다.● 산림산업 종사 57만 명, 숲치유 등 전문직도 증가산림 산업은 최근 경제, 환경, 복지를 동시에 중시하는 사회 흐름과 맞물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산림청이 발표한 ‘2024년 산림산업조사’에 따르면 국내 산림 산업 종사자는 57만7000명으로, 전년(54만2000명)보다 3만5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산업 매출은 146조 원에서 148조7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관련 사업체 수도 13만5000개에서 15만2000개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관련 전문직이 늘어나며 일자리의 외연도 넓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 정식 등록된 산림복지전문업체는 1484개로, 산림치유업, 숲 해설업, 유아숲교육업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이에 따라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기동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국토 면적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임업은 단순히 나무를 심고 베는 일을 넘어, 드론이나 로봇, 위성 기술 등 첨단 산업과 융합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며 “미래형 산림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다양한 재능을 갖춘 청년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유입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림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창출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도 파급 효과를 미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산림 산업은 10억 원의 생산이 이뤄질 때 약 17억3000만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고, 같은 금액 기준으로 13.6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명품 숲’으로 선정된 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숲의 경우 연간 3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61억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고, 지역 인구도 연평균 1% 증가해 소멸 위험에서 벗어났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6-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교서 산림 자격증 따고 목공-드론 실습… 취업 빠를 수밖에”

    “산림기능사·산림기사 같은 자격증뿐만 아니라 목공, 임업기계, 드론까지 실습해요. 취업이 빨라질 수밖에 없죠.” 26일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한국산림과학고 교사 김대건 씨는 이같이 말했다. 산림과학고는 산림기능사, 산림기사 등 국가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목재 가공, 산림 측량, 임업기계 조작, 드론 운용 등 현장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전문가인 교사로부터 직접 나무를 자르고 다듬는 법을 배운다. 체인톱 수업 시간의 경우 교사 2명이 들어가 일대일로 학생들에게 직접 사용법을 가르치는 식이다. 재학생들은 국립산림치유원, 지방산림조합 등과 연계한 현장체험과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과 임업 관련 기업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은 졸업 전 4∼5개 이상의 실무 자격까지 갖추고 졸업한다. 그러다 보니 취업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2024년 졸업생 취업률은 81%에 달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교육 시스템과 산학 연계, 자격증 취득 중심의 교육이 진로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졸업생 40명 중 11명이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에, 3명이 공기업에 취업했다. 현재 산림 특성화고로 운영 중인 곳은 산림과학고(경북 봉화), 청주농업고(충북 청주), 동래원예고(부산) 등 전국에 3곳이다. 전체 재학생 수는 약 390명이다. 산림 산업 분야의 고용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산림청은 올해 산림 분야에서 신규 일자리 1만7667개를 포함해 총 3만6625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 임업인 육성과 일자리 확대를 위해 79억 원을 투입했다. 산불, 병해충, 사방사업 등 산림 재난 대응 분야에서 무인항공기 예찰, 산림재난대응단 운영 등 새로운 수요가 생기며 청년층의 진입 기회도 함께 늘고 있다. 산림청 안진호 일자리정책담당은 “산림 현장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소멸 위기 대응과 청년 정착 기반 마련을 위해 교육-일자리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6-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이란과 핵 협정 속도내나…美특사 “포괄적 평화 합의 원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란 본토의 핵 시설 3곳 폭격하며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을 이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주 이란의 비핵화 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대화를 예고했다. 그는 25일 “(핵 협정) 문서가 있다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또한 “이란과의 포괄적 평화 합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이란과 다음 주에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요구할 유일한 것은 이전에 이미 요구한 핵에 관한 것”이라며 이란에 대화 참여를 압박했다. 회견에 배석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란과의 합의는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려는 이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으로 이란의 핵 시설이 파괴됐다며 “그 문제(핵 협정 체결)가 그렇게 강하게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이미 공습으로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이 상당히 약화된 만큼 협상 체결 문서에 목매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어 “합의가 있든 없든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가 유일하게 요구하는 건 (이란의) 핵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윗코프 특사도 같은 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농축 및 무기화는 미국의 레드라인(led line·금지선)”이라며 “무기화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란과는 농축이 불가능하면서 보다 나은 민간 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를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민수용 원자력 에너지 이용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그가 언급한 ‘포괄적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완전한 핵 포기를 대가로 미국이 이란에 부과한 각종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으로 풀이된다.다만 이란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요구에 응할 지는 미지수다. 이란 의회는 25일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IAEA는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 핵 시설 3곳의 피해 정도를 면밀히 평가하기 어려워 졌고, 행방이 묘연한 고농축 우라늄의 위치 또한 파악하기 힘들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이번 조치로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이탈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6-26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