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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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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아이의 FQ를 높여야 노후 리스크 줄인다“‘마블’을 만드는 곳이 ‘월트디즈니’란 회사야. 이 회사 장난감을 사는 것도 좋지만 주식을 사보는 건 어떨까?” 서울 강동구에 사는 40대 주부 A 씨는 아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월트디즈니 주식을 사주기 시작했다. 아이는 중학생이 됐으니 이미 ‘10년차 서학개미’다. 아이는 그간 월트디즈니 주가가 오르내리는 과정을 봤고, 그 과정에서 애니메이션 산업을 깊이 있게 배웠다. 중학생 아이는 월트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시작한단 뉴스가 나왔을 때 ‘엄마, 디즈니 주식 더 사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할 정도가 됐다. A 씨는 왜 일찍이 아이를 주식 고수로 키우게 됐을까. 그녀의 대답이 인상 깊었다. “부모도 노후가 중요하잖아요. 애들에게 물려줄 집이나 땅도 없는데, 스스로 돈을 벌고 관리하는 법이라도 잘 가르쳐 둬야죠.” A 씨처럼 노후에 자녀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꿈꾼다면 아이의 ‘금융지수(Financial Quotient·FQ)’를 높여야 한다. 아이 스스로 투자에 관심을 갖고 투자 경험을 쌓도록 해주면 부모들이 노후에 아이들의 결혼 자금, 주택 자금에 발목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 끝에 자산을 빨리 형성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장기투자하면 수익률 높은 편 요즘 들어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는 부모들이 부쩍 늘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투자의 재미에 눈을 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투자를 하면 수익률이 안정적인 편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초부터 올해 3월까지 미성년자 계좌 평균 주식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 1.51%였다. 반면 같은 기간 30, 40대 수익률은 ―0.64%였다. 두 세대 모두 지난해 말까지는 높은 수익률을 내다가 올 초 증시 조정 과정에서 수익률이 줄었는데 미성년자들이 하락 폭을 방어하는 데 비교적 성공한 셈이다. 이는 미성년 계좌의 경우 장기투자 성격이 강해 회전율이 낮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 교육 효과를 높이려면 단순히 투자에만 그치지 말고 투자에 대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해당 종목 주가가 오를지, 언제 팔아서 수익을 실현할지 등을 논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아이돌을 좋아하면 그 아이돌의 소속사에 투자하며 ‘회사가 신인 아이돌을 데뷔시켰는데 히트를 칠까, 주가가 오를까’란 얘기를 나눠볼 수 있다. 아이에게 주식이나 펀드가 아닌 예·적금을 가입시켜 준다면 돈이 쌓이는 재미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대개 예·적금은 이자가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기까진 너무나도 지루한 길이다. 이럴 땐 아이가 넣은 돈에 부모의 돈을 얹어 저축해주면 좋다. 돈이 쌓이는 게 아이 눈에 더 잘 보일 것이다.○ 용돈 관리는 인생 관리 훈련 “아이들에게 ‘용돈 받고 싶은 사람’을 물으면 30명 중 10명 정도만 손을 들어요.”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맡고 있는 한 교사의 말이다. 그는 최근 이런 현상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은 ‘용돈이 귀찮다’고 말한다고 한다. 부모들이 필요한 물건을 알아서 사주니 굳이 용돈을 받을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얘기다. 이런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자산을 야무지게 잘 모을 수 있을까. 아이들이 성인으로 살 시대는 저성장 장기화로 투자환경이 더욱 팍팍하기 쉽다. 부모가 어렸을 때부터 돈을 모으는 경험을 알려줘야 한다. 용돈을 언제부터, 얼마씩 줄지는 각 가정의 여건에 맞게 정해야 할 것이다. 보통 초등학생 때는 주 단위로 용돈을 주는 경우가 많다. 중학생 때는 월 단위로 지급하는 부모가 많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1주일 주기로 주면서 점차 늘려 나가면 좋다. 용돈을 쓸 수 있는 사용처도 좁게 정한 뒤 슬슬 늘려 나가자.○ 심부름은 현명한 소비 습관의 첫걸음 ‘아이들에게 금융을 가르치자’고 하면 많은 학부모가 냉소할지도 모른다. ‘국영수 가르치기 바쁜데 수능에 나오지도 않는 무슨 금융 얘기냐’고 할 법하다. 하지만 투자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자산 격차가 확 벌어지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럴 땐 아이들이 아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습관을 배워야 한다. 아무리 국영수를 잘해 좋은 대학에 간들 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의 생계는 팍팍해진다. 부모로서 공부만, 일만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가 후회하진 않을까. 요즘 엄마들은 “애가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에 간다고 안심할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좋은 성적=명문대=좋은 직장=고소득.’ 이건 고성장기엔 맞는 말이었다. 이젠 명문대가 좋은 일자리도, 고소득도 보장해주질 않는다. 합리적인 소비를 배우는 교육은 심부름에서 시작된다. 아이에게 물건을 사오라고 시키면 아이는 어떤 물건이 더 저렴한지, 어떻게 사면 더 아낄 수 있는지 생각한다. 돈의 개념을 배우게 된다. ‘물건 사는 게 뭐 대단한 교육인가’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예상외로 아이들의 소비 경험과 이해도는 매우 얕다. 중고교에서 5년간 금융교육을 담당한 전직 증권사 임원은 “마트에서 ‘1+1’로 파는 물건을 보면 아이들이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왜 굳이 두 개를 사야 해요’라고 묻는다”고 갑갑해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경제적 감각에 둔감하단 얘기다. 심부름은 아이의 시간 관리 능력을 키워준다. 아이들은 준비물을 살 시간을 확보하면서 남은 시간에 숙제, 학원 수업 등을 효과적으로 배분한다. 시간 관리 능력이야말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갖춰야 할 자질이다. 아이들은 심부름을 통해 소비는 물론이고 생산 활동도 체험할 수 있다. 일종의 ‘홈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고 그 소중함도 깨닫는다. 아이가 운동이나 취미 활동을 할 때 부모가 돈을 줄 수도 있다. 매일 5000보 이상 3일을 걸으면 1만 원, 7일을 걸으면 5만 원이란 식으로 말이다. 아이는 건강해지면서 돈 버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6-20 03:00
당정, 가상자산 거래소 ‘자율규약’ 통해 투자자보호 방안 추진정부와 여당이 최근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 ‘테라’의 폭락 사태와 관련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자율규약’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거래소들이 가상화폐 상장과 거래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데 이들에게 자율적인 통제를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13일 국회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 대책 긴급 점검 당정 간담회’를 열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는 이 자리에서 ‘가상자산 사업자 공동 자율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거래소들은 ‘가상자산 사업자 공동협의체’를 마련한다. 협의체는 거래 지원, 시장 및 준법 감시 등을 담당한다. 구체적인 평가기준은 올해 10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자율 개선 방안은 가상자산 거래 지원부터 종료까지 평가 및 규율 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거래소들은 프로젝트 사업성, 기술적 위험성, 기타 위험성 등 평가 항목 예시를 소개했다. 가상자산 경보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가상자산의 유통량이나 가격에 급격한 변동이 있거나 단기간 내 특정 계정 거래 비중이 높으면 투자주의 경보를 발령하는 제도다. 상장 폐지 고려 항목 예시로는 자금세탁 위험성이 높을 때, 공시된 유통계획과 다르게 비정상적 추가 발행이 됐을 때, 해킹 등으로 가상자산이 탈취됐을 때 등이 제시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상화폐 확산이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공적 규제체계가 마련될 때까지 투자자 보호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규제 체계 마련도 중요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시장 자율규제의 확립이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거래소들이 가상화폐 상장과 거래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관련 입법을 서두르겠다는 뜻도 밝혔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블록체인 기본법’이라는 법을 만들어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맞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6-13 23:40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복잡한 이자계산법, 불법 대부업의 덫“조금 더 기다려 보시죠.” 요즘은 어디에 투자하든 이런 조언을 많이 듣는다. 투자할 타이밍이 아니란 뜻이다. 최근 무섭게 출렁거린 주식시장에서도, 집 매물을 찾아 공인중개업소에 들를 때도 그렇다. 여러 모로 투자 재미를 느끼기 힘든 시기다. 이럴 때는 자산을 ‘늘리는 투자’보다 ‘지키는 투자’가 중요해진다. 물론 투자를 하다 보면 투자 창에 파란색이 뜨는 건 불가피하다. 그래도 투자 손실을 보면 일말의 희망을 갖고 버티기라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금융사기를 당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보이스피싱, 불법 대출 등 ‘불법사금융’의 실체를 잘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불법사금융은 대개 넉넉하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은퇴자금을 타깃으로 할 때가 많다.○ 빌린 돈에서 ‘선이자’ 뺀 액수가 원금 경남 창원에서 직장에 다니는 30대 남성 A 씨는 한 대부업체에서 급히 생활비를 빌렸다. 그런데 이자산정법이 매우 복잡했다. 대출 원금이 200만 원인데 미리 내는 ‘선이자’ 명목으로 60만 원을 떼였다. 손에 쥔 건 140만 원뿐. 여기에 매일매일 갚아야 하는 이자가 하루 2만 원씩이었다. 제대로 계산해 보니 연 이자는 법정 한도를 한참 넘어섰다. A 씨처럼 사금융에 손을 대는 사람들은 쉽고 빠르게 돈을 주는 매력 때문에 사금융에 빠져든다. 시작은 쉽지만 끝은 괴롭다. 고금리의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대부업을 이용해야 한다면 이자율을 꼭 제대로 계산해 보고 시작하는 게 좋다.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를 넘어서면 불법이다. 2021년 7월 7일 이후 신규 대출부터는 법정 최고이율이 연 20%다. 법정 최고금리를 넘어서는 고금리를 요구하는 업자가 있다면 바로 신고하는 게 좋겠다. 최고 이자율을 넘어서는 부분은 이자계약이 무효라고 보면 된다. 막상 이자율이 법정 최고수준을 넘는지 따져 보려 해도 이자율 계산하는 게 복잡할 때가 많다. 복잡한 이자 체계는 돈 빌리는 사람들을 사기로 이끄는 함정이다. 이런 덫에 안 빠지려면 이자 납입주기에 따라 각각 계산을 해봐야 한다. 하루, 한 달, 한 분기 등 주기별로 이자율을 계산해 보자. 연간으로 환산했을 때 이자가 20%를 넘으면 안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 이자율을 환산한 일 이자율, 월 이자율도 법정 기준을 넘어서면 안 된다. 자세히 알아보려면 ‘서민금융1332’의 일수(월수)이자계산기를 활용해 볼 수 있다. 선이자를 지급할 때도 주의하자. 선이자 차감 전의 돈이 원금인지 차감 후가 원금인지 헷갈릴 수 있다. 업자들은 차감 전 돈을 원금으로 주장하곤 한다. 이는 맞지 않는 말이다. 선이자를 뗀 뒤의 금액이 원금이다. 채무자는 이 원금 외에 더 갚는 금액도 이자로 보고 계산해야 한다. 다만 담보권설정비용이나 신용정보업자에게 제공하는 금액은 이자에서 제외된다. 대출금을 중도 상환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는 다른 이자와 합산한다.○ ‘컨설팅비’, ‘소개비’의 탈을 쓴 불법 수수료 사금융을 이용해야 한다면 기본적으로 당국에 등록된 합법 업체인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지방자치단체나 금융위원회에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등록 대출중개업체 및 대부업체는 한국대부금융협회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등록 대출모집인은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의 대출모집인 메뉴에서 찾아보자. 대부업체와 계약할 때는 자필 서명을 하기 전 꼭 세부 내용을 확인하자. 대부 금액, 기간, 이자율 등을 잘 따져 본 뒤 서명해야 한다. 서류들은 잊지 말고 잘 챙겨 두는 게 좋다. 나중에 불법 요소가 발견되면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증거가 필요하다. 대부업자가 불법적으로 추심을 할 때도 증거를 확보해 둬야 한다. 통화를 녹음하는 등 관련 자료를 최대한 수집해 서울시 불법대부업피해상담센터 등에 알리자. 전문적이고 신뢰할 만한 곳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불법인 대부업체가 많다. 앞으로 저금리 대환을 내세운 업체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듯하다. 시중은행에서 대환을 하려면 중도 상환 수수료도 내야 하고 절차도 복잡하다. 불법 업체들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바꿔드림론, 햇살론 등으로 바꿔주겠다고 권유한다. 이런 연락을 받으면 일단 경계하자. 대환을 소개해 준다며 돈을 요구하는 건 명백히 불법이다. 또 다른 불법 대부업체의 유형은 중개 수수료를 요구하는 형태다. 채무자 B 씨는 한 대부중개업자에게 대부업체를 소개 받아 담보대출로 8000만 원을 빌렸다. 그런데 중개업자가 “담보대출을 소개해 줬으니 중개수수료 800만 원을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수수료율이 무려 10%나 된 셈이다. 보통 대부업계에서 수수료의 이름은 여러 종류로 포장된다. ‘컨설팅비’, ‘소개비’라며 돈을 요구하는 중개업자들이 있다. 이런 식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이들은 불법으로 봐야 한다. ○ 종합금융컨설팅, 환차익 내세우면 의심해 보자 “4개월에 이자가 원금의 10%나 나와요. 투자하실래요?” 전북의 한 지역에서 대부업체를 운영한 C 씨는 2020년 초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이렇게 권유했다. 상인들은 그를 철석같이 믿고 많게는 수억 원을 맡겼다. 그에게 소액 대출을 받으며 신뢰를 쌓아온 터였다. 하지만 C 씨는 이런 식으로 71명에게서 430억 원가량의 투자금을 모아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잡혔다. 이런 유사수신업자들이 더 날개를 달고 있다. 돈 굴릴 곳이 마땅치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인들이 투자 제안을 할 때 경계심이 무너진다. ‘동네 사장님’, ‘친구의 친구’들은 이 점을 노리고 접근한다. 이런 꾐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대표적 수법을 알아두자. 가장 많은 유형은 금융회사를 가장하는 형태다. 이들이 내세운 상품은 종합금융 컨설팅,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핀테크, 비상장주식 및 증권투자 매매, 예·적금 등 다양했다. ‘고수익’을 내세운 업체들은 일단 의심부터 하고 제대로 따져 봐야 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5-30 03:00
똘똘한 ‘리츠’로 은퇴 후 용돈 받기[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파이어족은 노후자금을 어떻게 빨리 모았을까?’ 정년까지 일해도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시대. 30, 40대에 은퇴한 ‘파이어족’은 어디에 돈을 굴렸기에 일터를 박차고 나올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국내외 파이어족들 블로그에서 경험담을 엿보니 공통적인 비결은 ‘고배당주’였다.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똘똘한 배당주 몇 종목에 투자해 월급처럼 배당금을 받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이 배당주 가운데서도 주목하는 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였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받아 부동산과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한다. 그 투자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준다. 상장 리츠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국내 리츠는 아직 선진국처럼 역사가 길지 못해 성숙하진 않았지만, 최근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불안해졌으니 ‘옥석 가리기’는 더욱 중요해졌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 매력리츠는 투자 형태에 따라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는 ‘사모 리츠’, 일반 투자자를 위한 ‘공모 리츠’로 나뉜다. 공모 리츠는 도입 초기엔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저금리 투자처가 마땅치 않자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대형사들도 참여하며 공모 인기를 끌기도 했다. 최근 미국 금리 ‘빅스텝’ 등으로 시장이 출렁이긴 했지만 일부 상장 리츠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3월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는 6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24% 올랐다. 지난해 9월 상장한 SK리츠는 공모가 대비 39%나 올랐다. 최근 주식 시장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고려하면 상당한 수익률이다. 리츠의 강점은 배당 수익이 안정적이고 높은 편이란 점이다. 배당은 1년에 2번이나 4번 진행된다. 규칙적으로 용돈이 나오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평균 5.82%였다. 임대주택 리츠를 제외하면 11.49%나 됐다.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좋다. 리츠가 상장되면 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에서 매매해 쉽게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덩치가 커서 계약과 현금화에 오래 걸리는 실물 부동산 투자와는 다르다. 공인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리츠 법인들은 투자보고서와 영업보고서를 국토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등록한다. 투자자들이 정기적으로 공인된 정보를 확인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부동산의 용도, 운용사 점검해야수익 좋은 리츠는 어떻게 고를까. 부동산을 고를 때처럼 따져보면 된다. 실물 부동산에 투자할 때 입지가 핵심이듯 리츠도 입지가 중요하다.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의 용도도 잘 따져봐야 한다. 부동산의 용도에 따라 미래가치가 달라진다. 최근엔 전자상거래 발달로 물류센터,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가 주목받는다. 주택에 투자하는 리츠는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위축될 때는 투자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여기까지는 부동산 직접투자와 비슷하다. 리츠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운용사가 괜찮은 곳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리츠는 일종의 펀드이니 운용사의 능력이 중요하다. 리츠의 주가가 적절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주가가 적절한지 판단하는 지표로는 ‘주가 대비 운영자금(P/FFO)’이 있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과 비슷한 개념이다. P/FFO에서 P는 주가를 합친 시가총액이다. FFO는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와 자산매각손실 등을 제외한 리츠의 실질 배당능력을 뜻한다. 다른 리츠에 비해 이 지표가 높다면 주가가 높다고 보면 된다. 이 지표가 낮다고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좋아하기만 할 순 없다. 저렴하다는 건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표에만 집착하지 말고 ‘성장성 있는 리츠를 고르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가 성장성 높은 리츠로 꼽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이다. 리테일 리츠에 투자할 때는 계약 내용도 잘 살펴보자. 무엇보다 건물 전체를 장기 임대하는 ‘마스터리스(Master Lease) 계약’이 체결됐는지가 중요하다. 이 계약은 하나의 마스터리스사와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는다. 마스터리스사가 여러 임차인을 구하고 관리한다. 리츠는 이 계약을 통해 임차인을 일일이 구하고 임대료를 챙기는 등의 궂은일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 경기가 꺾이면 주식보다 더 빨리 하락할 수도리츠 전문가들은 “경기가 꺾이면 리츠는 주식보다도 더 빨리 하락한다”고 경고한다. 침체기엔 리츠 보유 자산의 공실이 늘 수 있고 건물 가치가 떨어지기 쉬우니 손실이 불가피하다. 최근 미국의 ‘빅스텝’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생겨나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이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발생시키는지, 배당이 잘되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 그런 점에서 소규모 리츠보단 대형 리츠가 안전한 편이다. 해외 리츠의 세계는 더욱 화려하다. 미국 리츠의 경우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투자처가 나왔다. 쉽사리 망하지 않을 듯한 대학 기숙사 건물, 교도소 등에 투자하는 리츠도 있다. 분기마다 배당하는 국내 리츠와 달리 매달 배당하는 리츠에도 투자할 수 있다. 미국 리츠에 투자하면 달러화 자산을 갖고 있을 수 있으니, 변동이 심한 시기에 안심이 된다. 하지만 해외 리츠에 투자할 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가가 국내 리츠들보다 더 빨리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의 운용 규모가 작으면 가격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투자하기 전에 꼭 시가총액과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의 규모를 확인해야겠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5-09 03:00
신용카드 끊고 빚 상환여력 따져보자[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대출을 더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요즘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해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서비스를 담당하는 한 직원에게 물으니, 이런 질문이 많다고 했다. 노후 자산을 쌓기는커녕 당장 생활비를 메우고, 대출 갚는 데 급급한 서민들이 상당한 모양이다. 이제 가계부채가 1800조 원을 넘은 시대. 빚이 불어나며 노후까지 빚 상환에 허덕이는 은퇴자들이 늘 것으로 우려된다. 안전한 노후를 맞으려면 ‘빚 다이어트’를 서둘러야 한다. 고정적인 소득이 끊기는 은퇴가 닥치기 전에 빚을 효율적으로 갚고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1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전격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이 예상돼 부채 조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출을 꼭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대출을 시작하는 게 현명할지, 출구전략을 쓸 땐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할지 알아본다.○ 금리 계속 오를 것 같다면 고정금리가 유리 40대 직장인 A 씨는 2020년 여름, 신용등급이 6개월 만에 1등급에서 6등급으로 떨어진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아버지 병원 치료비가 급해 3000만 원의 빚을 냈다. 기존 대출이나 연체 내역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출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게 문제였다. 카드사 대출은 물론이고 현금서비스,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야금야금 빌린 것이다. 돈을 급히 구하다 보면 쉽고 빠르게 손에 돈을 쥐여주는 곳을 찾기가 쉽다. 하지만 카드사,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시작하면 신용점수가 떨어질 수 있다. 가급적 금리가 낮으면서 신용 하락 우려가 덜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시작하는 게 낫다. 같은 금액이어도 대출을 여러 곳에서 받으면 한 곳에서 받을 때보다 신용에 불리할 수 있다. 가급적 한 곳에서 한꺼번에 빌리는 게 낫다. 그래야 대출받는 사람도 관리하기가 좋다. 주택담보대출을 신규로 받을 때는 ‘고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 가운데 고민하게 된다. 고정금리형은 대출을 받을 때 결정된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된다. 시장금리가 상승할 땐 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금리 하락기엔 금리 인하 효과가 없어 불리할 수 있다. 변동금리형은 일정 주기마다 변동되는 기준금리에 따라 대출금리가 바뀐다. 금리 하락기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 상승기엔 이자 부담이 늘 수 있다. 이 둘을 합친 게 혼합금리형이다. 어떤 유형이 유리할지는 상환 기간이 장기인지 단기인지, 향후 금리가 오를지 떨어질지 등에 따라 다르다. 장기 상환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금리가 계속 오를 분위기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한 편이다. 기존 대출자는 상품별 가산금리를 잘 비교한 뒤 갈아타기를 결정해야 한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붙고 우대금리로 할인되는 구조다. 기존 상품의 가산금리가 신규 상품보다 낮다면 기존 상품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빚을 갚을 땐 월 상환액이 큰 대출부터 빚이 여러 건인 다중 채무자라면 출구전략을 쓸 때 대출 상환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까. 물론 연체 위험이 높은 대출이 우선일 것이다. 만약 상환 기한이 비슷한 여러 건의 대출이 있다면 어찌할까. 흔히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갚고 보자’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계산이다. 이럴 땐 ‘월 상환액’이 큰 대출부터 갚아 나가는 게 좋다. 금리가 높아도 상환 기간이 길면 월 상환 부담이 적을 수 있다. 금리가 낮더라도 상환 기간이 짧으면 월 상환액이 많다. 상환 부담이 큰 대출부터 털어내야 다른 대출을 갚을 여력을 확보한다. 대출을 갚을 땐 연체가 되기 전에 내 상환 여력을 냉정하게 분석하자. 신용카드 사용액을 ‘0’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내 현금 흐름이 정확히 파악되기 때문이다. 월 지출액을 고려해 볼 때 도저히 대출을 갚을 수 없다면 과감히 자산을 처분해 현금화해야 한다.○ 빚 돌려 막기 전 채무조정을 검토하자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 채무자로선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대출을 일으켜 상환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섣불리 빚 돌려 막기에 나섰다간 다중 채무자가 되고 만다. 심각한 빚더미에 앉은 이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빚 돌려 막기가 비극의 시작이다. 빚을 돌려 막기 전에 채무조정을 시도해 봐야 한다. 자신에게 채무조정이 유리할지, 빚 돌려 막기가 상책일지 고민이라면 서민금융진흥원이나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서비스를 찾아 상담받자. 채무조정 제도는 말 그대로 채무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채무를 조정해 준다는 의미다. 상환 기간 연장, 분할 상환, 이자율 조정, 상환 유예, 채무 감면 등의 방법을 쓴다. 크게 보면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하는 ‘워크아웃’이 있고, 법원이 시행하는 ‘개인회생’ 및 ‘파산면책’ 제도가 있다. 채무조정에 들어가면 어떤 점이 좋을까. 신복위의 채무조정은 추심과 독촉이 중단된다. 연체 기간에는 통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채무조정이 시작되면 사용할 수 있다. 또 이곳저곳에 산재된 빚을 하나로 모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채무자들이 채무조정을 망설이는 이유는 ‘혹시나 불이익이 없을까’ 하는 불안 때문이다. 물론 채무조정에 들어가면 채무자 정보가 신용정보에 남기 때문에 신용이 하락한다. 채무조정 진행 중 채무자가 다른 대출이나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채무조정이 완료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록이 없어진다. 신용이 회복되는 것이다. 신용 회복 뒤 연체 경험이 있는 금융회사에선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그 회사에는 연체 기록이 남을 수 있기 때문. 신용이 회복된 사람이어도 해당 회사의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4-18 03:00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종신보험은 연금보험이 아니다“15년 납입하면 연 이자율 3%대 연금보험이나 마찬가지야.” 미혼인 30대 A 씨는 이러한 친구의 설득에 7년 전 종신보험에 덜컥 가입했다. 돈을 꼬박꼬박 저축해 노후에 연금처럼 받을 생각이었다. 목돈이 필요하면 중도 인출할 수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연금으로 바꿔 쓸 수 있다는 설명이 솔깃했다. 월 30만 원씩을 꼬박꼬박 납입했다. 하지만 얼마 전에야 ‘종신보험은 연금보험이 아니다’란 기사를 접하고 화들짝 놀라 계약을 해지할 방법을 찾고 있다. A 씨처럼 종신보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사람이 많다. 불완전 판매 관련 보험 민원 10건 가운데 무려 7건이 종신보험 민원이다. 도대체 종신보험이 무엇이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일까. 보험은 미래 위험을 보장해주거나 노후 자금을 저축해주니 노후 준비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개념이 복잡하고 어려워 오해가 생기기 쉽다. 장기적으로 인생의 변수를 고려해 선택해야 노후 재테크가 꼬이지 않는다.○ 종신보험으로 저축하긴 힘들다 ‘위험보장을 원하는가, 저축을 원하는가.’ 보험 가입 전 꼭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다. 자칫 보장성 상품을 저축성 상품으로 잘못 알고 가입할 수 있다. 보장성 보험은 보장 범위에 속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료에 비해 비교적 많은 보험금을 준다. 하지만 만기가 되면 환급금이 적거나 아예 없는 상품도 있다. 저축성 보험은 만기가 됐을 때 환급금이 보험료보다 많은 편이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에 비해 보장 범위가 좁고 사고가 있을 때 보험금이 줄어들 수 있다. 종신보험도 가입자들이 보장성인지 저축성인지 헷갈리면서 잡음이 생긴다. 결론부터 말하면 종신보험은 저축성 상품이 아니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보장성 상품이다. 종신보험으로 노후 자금을 저축하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런 오해를 하는 가입자들은 흔히 종신보험에 추가 납입을 고려한다. 국민연금처럼 추납해서 노후 보험금을 늘려 보려는 것이다. 추납을 하면 사망보험금이 조금 늘어날 순 있다. 하지만 보험금이 많이 쌓이진 않는다. 추납 금액 가운데 보험사가 사업비를 상당액 떼어가기 때문이다. ○ 젊은층에겐 적합하지 않다 종신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사망해야 보험금이 100% 나오는 상품이다. 가입자가 자신의 노후를 대비해 쓸 수 있는 연금 상품이 아니다. 자신이 아닌, 유가족들이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미혼 또는 비혼인 가입자들이 뒤늦게 가입을 후회하곤 한다. 사람들이 흔히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연금 전환’ 기능 때문이다. 일부 종신보험은 보험금을 연금 형태로 전환해 받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연금으로 전환해도 나오는 보험금은 연금보험에 비해 적은 편이다. 연금으로 받길 원하면 종신보험이 아닌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게 맞다. 종신보험은 연금이 아닌 유족에게 지급되는 상품이니 젊은층에겐 적합하지 않다. 보험설계사들은 ‘어차피 결혼하면 가입하니 미리 들어둬라’고 설득할 때가 많다. 하지만 가정을 꾸리지 않은 채 가입할 의미는 없다. 언제 결혼할지 모르는 일이고, 결혼 초기엔 목돈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젊었을 땐 아예 보험에 돈이 묶이지 않는 게 좋으니 보험료가 더 저렴한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게 낫다. 40대 이후 목돈이 나갈 변수가 줄 때 가입을 고민할 만하다. 종신보험에 가입하며 사후 가족들이 받을 보험금이 적을까봐 걱정된다면 사망보험금을 적절히 잘 설정할 필요가 있다. 워낙 장기간 가입했다가 사망 후에야 보험금을 받으니 화폐가치가 하락할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종신보험에 가입할 때 쉽게 지나치기 쉬운 부분이 ‘건강인(건강체) 할인 특약’이다. 보험사가 정한 건강 요건을 갖추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약정이다. 보통 비흡연자이거나 혈압 또는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면 특약을 할 수 있다. ○ 무해지 종신보험의 함정 “이 상품은 연 2.5% 고정금리를 줘요. 은행 예금금리(당시 연 1.5%)보다 높죠. 게다가 가입자가 사망하면 보장도 받을 수 있어요.” 40대 회사원 B 씨는 수년 전 보험설계사에게 이런 말을 듣고 20년간 납입하는 무해지 환급금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가입한 지 3년이 지났을 무렵 갑자기 실직을 했다. 보험료를 계속 내는 게 부담스러워 보험계약을 해지해야 했다. 하지만 해지환급금은 ‘0’원이었다. 그는 3년간 낸 보험료가 너무 아까워 억울하기만 했다. 이렇게 무해지 종신보험의 함정에 속는 피해자들이 많다. 무해지 종신보험의 매력은 보험료가 일반 상품에 비해 30%까지 저렴하다는 점이다. 보험설계사들은 이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다. 흔히 설계사들이 설명을 빼먹는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무해지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만기 전에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환급금이 안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해지 보험을 가입할 때는 보험료와 기간별 해지환급금을 꼭 일반보험과 비교하라고 권한다. 상품설명서에서 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영업 경쟁이 붙은 체증형 종신보험도 주로 무해지형으로 판매된다. 중도에 해지하면 환급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 잘 따져봐야 한다. 체증형 종신보험은 가입한 뒤 일정 연령이 되면 보험금이 늘어난다. 화폐가치 하락을 고려해 시간이 갈수록 보험금을 높여준다. 하지만 나중에 많이 받는 만큼 보험료도 많이 낸다. 일반형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정 내기 어려울 땐 해지 대신 ‘감액 완납’ 제도를 활용해보자. 이 제도는 매달 보험료 내는 걸 중단하고 보험 가입금액을 줄여준다. 보장받는 범위가 줄 수 있으니 변경되는 내용을 잘 알아둬야 나중에 보험사와의 분쟁을 피할 수 있다.※유튜브에서 ‘금퇴IF’의 ‘종신보험은 연금보험이 아니다?! 소비자 민원 단골손님 종신보험 제대로 알려드립니다’를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3-28 03:00
‘장기투자’하며 세금 아끼기[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주식투자자 A 씨는 사둔 주식을 되팔기까지 6개월을 넘기질 못한다. 단타 매매 성향 때문에 최근 손절을 해야 했다. 아픈 교훈을 되새기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개설했다. ‘장기 투자’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다. ISA 계좌는 규정상 최소 3년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손절에 적극 나서기 힘들다. 게다가 중도해지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해 돈을 빼기가 쉽지 않다. A 씨는 “중도 해지가 쉽지 않아 강제적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ISA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장이 출렁이자 ‘일단 버티자’며 장기 투자를 결심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이런 ‘장투족’들이 ISA에 주목한다. 자금을 진득하게 묻어둘 수 있어서다. ISA는 은퇴자금을 꾸준히 모으는 수단으로는 물론이고, 흔들림 없는 ‘장투’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작년부터 주식에 투자하는 길도 열리면서 가입이 늘고 있다.○ 납입 한도, 다른 절세상품 가입액만큼 줄어 ISA는 한 계좌에 주식, 펀드, 파생결합증권, 예·적금을 다양하게 넣어 운용할 수 있는 계좌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여러 상품을 조합해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2016년 처음 생겨났을 땐 ‘만능통장’이라고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초기 가입률은 초라했다. 세제 혜택이 미미하고 수익률도 저조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정부가 가입 요건을 완화하고 세제 혜택도 늘리며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ISA는 19세 이상(근로소득자는 15세 이상) 국내 거주자면 가입할 수 있다. 납입 한도가 정해져 있다. 가입자는 연 2000만 원씩, 5년간 최대 1억 원을 넣을 수 있다. 막상 ISA를 개설해 돈을 넣으려 했는데 한도가 작다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 기존에 다른 절세 상품에 가입한 경우다. 절세 상품인 재형저축이나 소득공제장기펀드에 이미 가입했다면 이 상품들에 가입한 금액이 ISA 가입 한도에서 차감된다. 당국이 세제 혜택을 중복으로 주지 않으려는 취지다. 참고로 재형저축과 소득공제장기펀드의 가입 한도는 각각 분기당 300만 원, 연간 600만 원이다. 납입 한도는 이월이 가능하다. 올해 2000만 원의 한도만큼 입금을 못했다면 내년에 올해 미납액만큼 추가 입금을 할 수 있다. 한도를 이월해도 5년간 최대 1억 원까지만 납입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한 명당 한 계좌만 개설 가능 ISA는 운용방식에 따라 신탁형, 일임형, 투자중개형이 있다. 일임형은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긴다. 신탁형과 투자중개형은 고객이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한다. 이 가운데 지난해 새로 생긴 중개형은 국내 상장주식과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주식에는 투자할 수 없다. 주식에 투자하는 계좌이니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형별로 가장 많이 운용하는 분야는 1월 말 기준 신탁형은 예·적금(89.4%), 일임형은 해외 주식형 펀드(26.9%), 투자중개형은 주식(45.9%)이었다. 주식 투자 열풍에 중개형 ISA가 주목을 받았다. 증권사에 기존 ISA를 갖고 있는 사람은 해당 증권사에서 중개형 ISA로 변경할 수 있다. 은행에 ISA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증권사에 요청해 계좌를 이관할 수 있다. 일반 주식 계좌에 뒀던 주식을 ISA로 가져갈 수는 있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기존 수익을 유지하며 세제 혜택까지 받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상 불가능하다. ISA에서 사들인 주식을 다른 일반 계좌로 이동하는 것도 제한된다. 새로운 ISA 유형이 생기고 나서 투자자들 사이에 ‘ISA를 여러 개 만들 수 있냐’는 질문이 많다. 아쉽게도 ISA는 한 명당 한 계좌만 만들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최근 ISA 갈아타기가 활발하다고 한다. ○ 2023년부터 비과세 혜택 강화 ISA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혜택은 비과세 혜택이다. 계좌 안에서 여러 상품의 손실과 이익을 합산한 순소득 가운데 200만 원까지 세금이 붙지 않는다. 2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9.9% 분리 과세된다. 비과세 혜택은 앞으로 더 강화된다. 2023년부터 5000만 원을 넘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 원 초과분은 25%) 세율로 과세가 시작되는데 ISA는 이 과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ISA 안에서 국내 상장주식을 양도하거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를 환매해 발생한 금융투자소득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ISA는 다른 주식 계좌와 달리 최소 3년은 꼭 가입해야 한다. 가입 가능 기간은 5년이다. 만기 연장은 계좌 만기일 3개월 전부터 만기일 전일까지 할 수 있다. 만기는 1년 단위로 가능하다. 그 대신 연장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만기 일자만 늦춰질 뿐이다. 기존의 납입 한도, 세제 혜택은 유지된다. ISA 만기 후에도 세제 혜택을 받고 싶다면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잔액을 옮기면 된다. 은퇴자금을 더 장기적으로 차곡차곡 모을 기회가 된다. 세제 혜택을 계속 받고 싶다면 ISA 만기일로부터 60일 내에 연금저축이나 IRP에 입금을 해야 한다. 입금하기 전에 금융회사에 미리 문의해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두자. ISA는 납입 원금을 넘지 않은 선에서 중도 인출을 할 수는 있다. 중도 해지는 요건이 까다롭다. 이 때문에 집값, 결혼비 등 목돈이 필요한 젊은층은 신중하게 고려한 뒤 가입하는 게 좋다. 중도 해지하려면 사망, 해외 이주, 천재지변, 퇴직, 사업장 폐업, 3개월 이상의 입원치료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중도 해지하면 소득세를 상당액 내야 한다. 손해가 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유튜브에서 ‘금퇴IF’의 ‘ISA에 대한 모든 것! 알려드려요’를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3-07 03:00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은퇴 목표시점 정해 연금 굴리기‘몇 년 뒤에 은퇴를 하게 될까.’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을 비로소 최근 스스로에게 던졌다. 은퇴 설계 상담을 받은 것도 아니고, 남편과 재테크 논의를 한 것도 아니다. 바쁜 일상 탓에 미뤄둔 질문을 진지하게 꺼낸 건 금융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가입을 고민할 때였다. TDF는 가입자가 은퇴 예상 연도를 결정해야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TDF는 가입자가 정한 은퇴 예상 시점에 맞게 자산운용사가 주식,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은퇴가 먼 젊은층에겐 주식 비중을 높게 설정한다. 손실이 나더라도 손실을 메울 근로소득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다. 은퇴가 가까운 중장년층에겐 주식 비중을 낮춘다. 근로소득이 조만간 끊기니 투자 손실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름이 어려워 낯설기만 했던 TDF 얘기가 최근 많이 들린다. 특히 이르면 올해 6월부터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될 예정이라 TDF가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5가지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연금을 굴려주는 제도다. TDF는 5개 선택지 중 한 곳이 된다.○ ‘출생연도’에 60을 더하자 ‘2025’, ‘2030’, ‘2035’…. TDF 상품 이름엔 이런 숫자가 다양하게 붙어 있다.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까.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가입자 출생연도에 60 더하기’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1980년생이라면 2040이란 이름이 붙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1990년생이라면 2050이란 이름의 상품이 적합하다. 자산운용사는 2040년, 2050년을 대략적인 은퇴 시점으로 예상하고 자산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며 굴려준다. 출생연도에 60을 더한 숫자가 5의 배수로 끝나지 않으면 계산한 숫자와 가까운 숫자의 상품을 택하면 되겠다. 상품 종류나 가입자 은퇴시점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은 자산운용사의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에 드러난다. 글라이드 패스는 원래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란 뜻이다. 운용사가 이런 경로처럼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향해 자산을 점진적으로 조정한다는 취지다. 물론 이런 공식을 무시하고 본인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40대이지만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2040 상품 대신 30대 초반이 선택할 법한 2050 상품을 가입하면 된다. 본인 투자 성향만 고려해 선택할 때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원한다면 2040 상품이 적합하다. TDF를 고를 때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수익률이다. TDF가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인 만큼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비교하는 게 좋다. TDF가 담고 있는 자산 중에 위험 자산 비중이 비슷한 상품들끼리 수익률을 비교해야 한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다르면 운용사들의 운용역량을 제대로 가리기 힘들다. 수익률 변동성이 크지 않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수익률 변동성이 크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힘들 수 있다. ○ 가입 뒤 납입금 조정할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예측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서일까. 독자들의 재테크 질문 중엔 ‘중도 해지’나 ‘환매’를 하게 되면 손해가 큰지를 묻는 내용이 많다. TDF를 환매하면 손해가 날까. 환매에 따른 손실이나 이익에 붙는 세금은 가입자가 기본적으로 감수할 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외에 큰 문제는 없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나 확정기여(DC)형 계좌에서 투자할 땐 계좌가 유지만 되면 불이익은 없다. 계좌 안에서 TDF를 환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IRP나 DC형 계좌를 해지하면 세금이 붙는다. TDF는 가입 때부터 은퇴시기를 예상해 그에 맞게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운용하는 상품이니 가급적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 TDF 계좌를 만든 뒤 납입금은 변경할 수 있다. 매월 10만 원씩 납입하다가 20만 원씩으로 늘릴 수 있다. 물론 퇴직연금 계좌별 납입한도는 지켜야 한다. DC형이나 IRP는 연간 1800만 원까지만 넣을 수 있다. ○ TDF는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다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이 도입된다는 소식에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TDF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TDF는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TDF는 은퇴시기에 맞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되지만 어디까지나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TDF는 수수료가 다른 인덱스 펀드 상품에 비해 높다는 단점도 있다. 해외 운용회사와 제휴해 해외 자산에 재투자하는 TDF는 수수료가 더 발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수수료가 저렴한 상품도 있으니 잘 골라 가입해 보자. TDF는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주는 게 매력이다. 하지만 이 자산배분 전략이 한국인의 현실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요즘은 TDF 상품이 한국형으로 설계되기도 하지만 국내 일부 운용사들은 TDF를 해외 TDF에 재투자한다. 미국 TDF는 아무래도 미국인의 생애주기와 자산구조, 경제 환경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운용사들이 나름대로 우리 현황에 맞게 조정해 운용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디폴트옵션 시대를 맞아 TDF 가입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길 기대한다. TDF 가입 유치에만 공 들이지 말고 어려운 정보를 쉽고 자세하게 알려야 한다. 소중한 노후 자금을 굴리는 상품이니 가입자들이 수익률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중도 환매나 만기 해지 절차, 옥석 가리는 방법 등도 미리 알 수 있어야 한다.※ 유튜브에서 ‘금퇴IF’의 ‘TDF는 어떤 걸 골라야 해요? 어떻게 운용해야 잘 운용하는 건가요?’를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2-14 03:00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ETF로 연금굴리기, 초보는 ‘지수형’부터‘금융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감독하는 금융당국 공무원들은 돈을 어떻게 굴릴까?’ 몇 년 전 금융위원회를 출입할 때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금융당국 공무원들은 시장의 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돈을 어디에서 굴리면 수익이 날지 정확히 알 것 같았다. 정부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보니 답이 있었다. 고위 공무원들 자산 가운데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많았다. 이외의 자산으론 상장지수펀드(ETF)가 눈에 많이 띄었다. 공무원들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단 간접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내규에 따라 더 엄격히 보고해야 하고,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어서다. 주식에 간접 투자하는 펀드가 덜 부담스럽다. 재산 현황엔 주식을 담은 펀드 중에서도 ETF가 많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최근 연금계좌에서 ETF를 굴리는 사람들도 는다. ETF는 어떤 매력 때문에 당국자들의 재테크에, 은퇴 준비자들의 연금 굴리기에 자주 쓰일까.○ 순자산, 괴리율, 총보수를 확인하자 ETF란 특정한 주식이나 상품 가격을 따르는 펀드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펀드이긴 한데 주식과 비슷하다.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모아놓은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ETF의 장점은 주식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이다. 분산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ETF 가운데서도 투자자산, 전략에 따라 안전도가 각각 다르니 옥석을 잘 가려봐야 한다. 원하는 시점에 재깍 매도할 수 있어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매력이다. ETF는 투자자가 매도를 결정한 시점의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다. 대금도 펀드에 비해 하루 빨리 받게 된다. ETF 초보 투자자라면 어떤 ETF를 골라야 할까.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도 순자산, 가격이 다르다. 일단 순자산이 많으면 안정적인 편이다. 몸집이 클수록 거래량이 많으니 가격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 투자 위험이 적다. 또 ‘괴리율’이 낮은 ETF를 고르는 게 좋다. 괴리율은 ‘순자산가치(NAV·Net Asset Value)’와 ‘시장가격’의 차이다. 여기에서 순자산가치란 기준가격의 개념이다. 순자산총액을 발행주식 수로 나눠 산출한다. 이런 지표들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벤치마크가 같고 거래량도 비슷한 ETF들을 두고 고민이라면 총보수가 낮은 상품을 선택해보자. 총보수는 운용사가 운용의 대가로 알아서 가져가는 금액이다. ETF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다.○ 장기 투자하려면 IRP에 담기 ETF에 투자할 때 어느 계좌에서 운용하는 것이 좋을까. ETF를 운용하는 계좌는 크게 주식위탁계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투자 성향에 따라 계좌를 선택해 ETF를 굴리면 된다.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길 원하면 IRP에 ETF를 담는 게 좋다. IRP는 연금계좌라서 세금혜택이 있다. 중도해지하려면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유도해준다. 단기나 중기로 투자한다면 ISA를 이용해보자. ISA 가입자들은 원래 증권사에 관리 보수를 내야 했다. 하지만 요즘엔 일부 증권사들은 중개형 ISA의 경우 수수료를 안 받는다. 내 투자 호흡을 잘 모르겠다면 주식위탁계좌에서 투자하면 된다. 주식계좌에선 수수료가 연금계좌에서보다 더 나오긴 한다. 물론 수수료가 무료인 곳도 있으니 찾아서 투자해보자. 초보 투자자라면 안정적으로 시작하는 게 좋으니 대표지수를 따라가는 게 낫다. ‘코스피200’, ‘S&P500’, ‘나스닥100’ 등에 투자하는 ETF를 먼저 시도해보자. 대표지수 상품은 투자자들이 시장을 공부하기에 좋다. 시장의 각종 변수들과 지수를 비교해보며 ‘아, 지수가 이래서 이렇게 움직이는구나’라고 깨달으며 기본을 다질 수 있다. 이렇게 ETF에 적응을 한 뒤에 테마형 ETF, 섹터형 ETF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면 ‘액티브 ETF’에 도전해보자. 액티브 ETF는 70%가 지수를 따르지만 30%는 주식형 펀드처럼 펀드매니저가 재량껏 종목을 골라 담아 운용한다. 기존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펀드매니저 역량에 따라 수익률 차가 클 수 있으니 잘 골라 투자해야 한다.○ 종목명, 기초지수 정확히 확인하자 국내 상장 ETF 가운데서도 ‘나스닥’ 단어가 들어간 상품만 20여 개다. ‘나스닥100’ 관련 ETF를 고르려 했다가 자칫 잘못 선택하면 이름이 비슷한 ‘나스닥바이오’, ‘나스닥헬스케어’ 등을 고를 수 있다. 이런 상품은 수익률이 제각각일 수 있어 종목명, 기초지수를 잘 확인해 봐야 한다. 같은 나스닥100을 기초지수로 하더라도 상품이 현물이냐, 선물이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퇴직연금계좌에선 선물 ETF에 투자할 수 없으니 더욱 주의하자. 환헤지 여부도 확인해 봐야 한다. 환헤지가 되는 상품명엔 ‘H’라고 표시돼 있다. 테마형 ETF에 투자할 땐 어느 분야를 골라야 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에 부상한 분야는 정보기술(IT) 분야다. 비대면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도 유망 분야로 꼽힌다. 바이오산업은 정부, 가계, 기업 등 3대 경제주체가 모두 원하는 산업이라 더 유망하다. 정부는 국민이 아프지 않아야 복지 재정을 줄이니 산업을 키운다. 가계는 오래 살고 싶은 욕구가 있으니 약품을 소비하며 산업을 뒷받침한다. 기업은 약품 로열티를 받을 수 있으니 산업을 확장한다.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호텔이나 레저 분야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점을 고려하면 호텔, 레저 관련 테마형 ETF에 투자해볼 만하겠다.※유튜브에서 ‘금퇴IF’의 ‘ETF, 초보 ETF 투자자는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유망한 ETF 분야는?’을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1-24 03:00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집값 고점일땐 주택연금 가입 고려를‘매달 용돈을 드릴까, 주택연금에 가입하시라고 할까.’ 회사원 A 씨는 최근 은퇴하신 부모님께 주택연금 가입을 권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다. 부모님이 받는 국민연금은 100만 원 남짓이라 생활비론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매달 100만 원씩 용돈을 드릴 생각이었지만 주변에서 주택연금 가입을 추천했다. “네가 언제까지 매달 100만 원 드릴 수 있겠냐” “부모님도 주택연금 타시는 게 자식 눈치 보지 않고 떳떳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A 씨는 부모님의 집만은 팔지 않고 지켜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여진다. 부모가 은퇴하시면 가족들은 이런 고민이 깊어진다. 고령화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부양’ 시대가 되면서 더욱 그렇다. 다행히 집 한 채가 있는 부모들이라면 주택연금이 노후의 좋은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다만 주택연금도 대출상품이기 때문에 아직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천천히 가입하는 게 낫다.○ ‘초기 증액형’ ‘정기 증가형’ 등 종류 다양해져 주택연금이란 가입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이나 일정 기간 연금을 매달 받는 상품이다. 시대가 달라져 노후가 길어지고 노후 생계 수단도 부족해지니 주택연금 제도도 달라졌다. 예전엔 만 60세 이상이어야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이젠 만 55세부터 가입할 수 있다.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 중 한 사람만 연령 조건을 갖추면 된다. 주택은 부부 보유 건을 합해 공시가격이 9억 원 이하여야 한다. 주택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여기면 안 된다. 주택연금은 어디까지나 대출상품이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주택담보대출과는 차이가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한 번에 받지만 주택연금은 매월 빌리는 방식이다. 돈을 갚는 방식도 다르다. 주택담보대출은 대개 원리금을 나눠 상환한다. 반대로 주택연금은 지급이 종료될 때 일시에 갚는다. 대출 기간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0∼30년으로 정해진다. 주택연금은 종신형의 경우 가입자나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로 긴 편이다. 또 가입자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주택연금을 이어 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은 지난해 8월부터 종류가 다양해졌다. 연금 수령액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액형 외에 가입 초기에 더 많이 받는 ‘초기 증액형’, 시간이 지날수록 수령액이 늘어나는 ‘정기 증가형’이 생겼다. 초기 증액형은 초기에 많이 받고 이후엔 초반에 비해 30% 감소한 금액을 받는다. 가입자가 많이 받는 기간을 경제 여건에 따라 3, 5, 7, 1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정기 증가형은 초반 수령액이 적은 대신 3년마다 일정 비율씩 늘어난다.○ 고물가 계속되면 불리할 수도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집을 날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연금 수령이 종료되면 집이 처분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우선 주택연금의 보증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 가치를 따져본다. 가입자가 그간 쭉 받은 연금액 총액에 이자, 보증료를 합한 ‘연금대출잔액’이 집의 가치보다 높으면 집은 처분된다. 반대로 연금대출잔액이 집의 가치보다 낮으면 그 차액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주택연금 수령액이 너무 적다는 불만도 있다. 주택연금 중 정기 증가형 상품은 물가상승률 예측치를 반영해 연금액을 올려준다. 처음 연금을 지급한 뒤 3년마다 4.5%씩 지급액을 올린다. 연간으로 따지면 1.5%씩 오르는 셈이다. 202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였으니 연금 상승률이 낮은 편이긴 하다. 주택금융공사는 장기 물가가 2% 이상으로 치솟진 않을 것으로 보고 1.5%씩 올리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면 수익률이 더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매달 받는 수령액은 가입 당시 주택 가격, 가입자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2021년 2월 종신지급방식(정액형)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9억 원이라면 가입자가 55세일 때 매달 144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65세라면 매달 228만2000원을 받는다. ○ 해지하면 3년 뒤에 재가입 가능 주택연금의 장점은 가입한 뒤 집값이 떨어져도 연금액이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령액은 가입 당시 주택가격과 시중금리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연금액은 오르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주택연금은 집값이 고점일 때 가입하는 게 유리한 편이다. 최근 집값이 주춤한 곳도 있다. 시세 상승이 더 힘들겠다고 판단되면 가입을 고려해 보는 게 낫겠다. 그간 집값 급등에 주택연금 가입자들이 연금을 해지하는 사례가 많았다. 애초 가입 시점 때보다 더 오른 집값을 기준으로 재가입하려는 것이다. 집값이 높을 때 월 수령액이 높게 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입자들은 무턱대고 해지했다간 손해를 볼 수 있다. 중도해지하면 그간 받은 연금은 물론이고 이자와 보증료를 다 상환해야 한다. 게다가 바로 재가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해지 뒤 3년이 지나 재가입해야 한다. 그 시점에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모르는 일이다. 혹시 집의 공시지가가 9억 원을 넘어서면 재가입 길은 막힌다. 목돈이 필요할 때 중도해지 외의 다른 방법이 있긴 하다. 개별 인출 제도를 활용해볼 만 하다. 연금을 받고 있는 중에 자녀 결혼비가 필요하거나 아파서 입원비가 필요하다면 일정한 한도 내에서 인출할 수 있는 제도다. 노후가 길어지고 불확실성도 커졌으니 은퇴자나 자녀들이나 주택연금 가입 여부를 적극 따져보는 게 좋겠다. 정부도 서민들이 빈곤한 노후를 보내지 않도록 저소득층 은퇴자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가 주택을 보유한 은퇴자들이 주택연금에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요건을 완화하거나 초기 가입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튜브에서 ‘금퇴IF’의 ‘계속 오르는 집값, 주택연금을 가입하기 가장 좋은 시기? 주택연금의 모든 것’을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2-01-03 03:00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IRP, 자산 조정해야 수익률 높인다5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회사 후배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누적수익률이 20%’라는 얘길 듣고 자극을 받았다. 6년 전 시중은행에서 가입한 자신의 IRP 수익률은 4%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 A 씨는 은행 앱에서 ‘수익률 상위 10%’인 가입자들의 평균 수익률을 확인하고 더 놀랐다. 평균 연 수익률이 17.8%로 A 씨의 4배 이상이었다. 그는 결국 IRP를 리모델링하기로 마음먹었다. 초라한 수익에 실망한 IRP 가입자들은 ‘운용 방식을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바꿔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가입자들의 대부분은 IRP에 예·적금을 많이 담고 있다. 수익률이 주식에 비해 초라할 수밖에 없다. 이미 IRP에 가입했다면 수익률을 점검해 자산 조정은 물론이고 ‘계좌 갈아타기’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연말정산을 위해 신규 가입을 고려한다면 어디에, 어떻게 가입할지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중도에 ‘리모델링 공사’가 크지 않다.○ 운용사의 실력, 원리금 비보장형에서 드러난다 우선 IRP에 처음 가입한다면 장단점을 잘 이해해두자. IRP는 연간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가입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16.5%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공제 한도는 최대 700만 원. 만 50세 이상은 예외적으로 2022년까지 이 한도가 900만 원까지 늘어난다. 연말정산 때 혜택을 보려면 50세 이상은 적극 가입해볼 만하다. 가입자가 중도에 해지하면 목돈을 떼일 수 있는 점은 단점이다. 중도에 IRP 계좌를 해지하면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떼이는 세금은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 수익의 16.5%가량이다. 신규 가입자든 기존 가입자든 IRP 계좌를 어디에 둘지도 고민이다. 어떤 금융사가 IRP를 잘 굴리는지를 보려면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운용 수익률에 주목하자. 예·적금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운용회사에 따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력이 판가름 나는 부분은 주식형 펀드같이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이다. 수수료나 상품별 수익률은 각 회사 홈페이지나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익률을 높이려고 증권사에서 IRP를 가입하는 사람도 많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국내 증권사 IRP 계좌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12월 말 대비 44.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에선 20.7%, 보험에선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입자들이 주식 시장 활황 덕에 IRP에 주식형 상품을 담을 수 있는 증권사를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 계좌 개설 뒤에도 상담이나 정보 제공 등 사후 관리를 잘해 주는 곳을 찾자. IRP에서 굴릴 상품은 내가 정해야 하니 좋은 선택을 위한 좋은 정보를 주는 곳이 중요하다. ○ ETF, TDF 등 다양하게 담아 운용 IRP 수익률이 낮아 고민하는 기존 가입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직접 조정하면 된다. IRP 계좌에 가입할 때 가입자는 상품별 투자 비중을 정한다. 예금,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를 4 대 3 대 3으로 설정했다면 100만 원을 넣으면 각각 40만 원, 30만 원, 30만 원이 투자되는 식이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리밸런싱을 할 필요가 있다. 분기별 수익률 등 지표를 확인해보고 수익이 높은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 자산은 어떻게 배분할까. 투자자 성향에 따라 답은 제각각일 것이다. 하지만 투자의 기본은 분산 투자다. 큰 손실을 피하려면 안전형 자산, 공격형 자산을 고루 계좌에 담아야 한다. 기존에 예·적금 중심으로만 운용했다면 주식형 상품 비중을 늘릴 만하다. 물론 IRP 계좌에서 주식에 직접 투자하진 못한다. 그 대신 주식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할 수 있다. ETF란 특정한 테마의 주식이나 상품을 묶어 만든 지수를 따르는 펀드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ETF와 IRP 계좌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원래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을 매매할 땐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해외주식을 편입한 ETF를 IRP 계좌에서 운용하면 세금이 붙질 않는다. ETF는 증권사의 IRP 계좌에서만 굴릴 수 있다. 은행에서 IRP 계좌를 개설했다면 ETF를 굴릴 순 없다. 그 대신 ETF에 투자하는 EMP 펀드로 ETF에 간접 투자할 순 있다. 예·적금 수익률에 안주하긴 싫은데 ETF의 실시간 수익 변화에 신경 쓰는 것도 피곤하다면 IRP 계좌에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담는 방법도 있다. TDF는 운용사가 가입자의 은퇴 시점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연금은 묻어두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것 IRP 수익률이 낮아 투자를 ‘리셋’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 계좌를 없애고 새 계좌를 만들면 중도해지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이럴 때는 계좌를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A회사에 IRP 계좌가 개설돼 있다면 B회사에 새로운 IRP 계좌를 만들고 B회사에 ‘계좌 이전’을 신청하면 된다. A회사에서 가입자에게 정말 이전을 원하는 게 맞는지 확인하는 연락이 올 뿐 가입자가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다. 물론 A회사의 계좌에 편입된 상품들은 현금화된 뒤 이전된다. 해당 상품들의 만기 전에 현금화되면 약간의 손실은 있을 수 있다. 은행에서 1년 만기 예금을 가입했다가 중도에 해지해 현금화하면 약정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도환매 수수료나 부과되는 별도의 세금은 없다. 연금은 묻어두는 게 아니고 움직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튜브에서 ‘금퇴IF’의 ‘IRP, 연금저축과 이렇게 달라요∼ 알고 보면 어렵지 않은 IRP!!’를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12-13 03:00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청년은 연금저축, 중장년은 IRP몇 년 전 금융회사에서 ‘연금저축 납입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고 뿌듯했다. 20대 후반부터 10년간 매달 부은 연금저축이었다. 최근 월 수령예상액을 확인했더니 만 55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받을 돈은 월 16만 원이었다. 나중에 자녀나 손주에게 용돈 주고 밥 한번 사면 끝날 돈 아닌가 싶어 실망했다. 하지만 취재하다 만난 60세 퇴직자 A 씨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A 씨는 신혼 때인 30대 초반부터 매달 75만 원을 개인연금 상품 3개에 나눠 넣었다. 부인도 따로 상품에 가입해 ‘개인연금 맞벌이’를 했다. A 씨 부부가 국민연금 수령액을 합해 매달 받는 연금은 300만 원대. A 씨는 노후 버팀목이 미리 마련돼 있으니 퇴직금 2억5000만 원으론 오히려 은퇴 전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A 씨처럼 ‘개인연금도 맞벌이를 하라’고 조언한다. 월 수령액 16만 원이 아쉽다면 배우자에게 하나 더 가입시켜 월 현금 흐름을 30만 원 넘게 만들어두란 뜻이다. 노후엔 소소해도 꾸준한 현금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연금보험’을 ‘연금저축’과 헷갈리지 말자 개인연금은 보통 ‘연금저축’이라 부른다. 연금저축은 가입 연령 제한이 없다. 가입 기간은 5년 이상, 납입 한도는 연 1800만 원이다.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연금저축이 연금보험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둘은 분명 다른 상품이니 차이를 잘 알아두고 가입해야 한다. ‘연금저축’이란 말이 붙는 상품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가 낮은 편이다. ‘연금보험’은 연말정산 때 세제 혜택이 없다는 점에 주의하자. 그 대신 10년 이상 납입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연금을 수령할 때는 세금이 아예 붙지 않는다. 연금저축은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로 나뉜다. 연금저축보험은 원금이 보장되고 예금자보호도 가능하다. 공시이율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가입자는 정해진 시기에 납입하게 돼 있다.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받는 종신형, ‘만 55세부터 20년간’ 식으로 받는 확정기간형이 있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보호가 안 된다. 실적이 배당되니 수익이 달라진다. 납입도 자유적립식이다. 확정기간형, 정액형이 있다. 연금저축 유형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다. 펀드가 작년 기준 연 17.25%였던 반면 신탁과 보험은 연 1.6∼1.7%였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은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등락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018년에는 연 ―13.86%였다. ○ 연금저축은 IRP보다 투자·인출 규제 약한 편 사적연금에 가입할 때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둘은 세액공제 연금상품이란 점에선 비슷하지만 여러 차이가 있다. 우선 세액공제 한도가 다르다. 연금저축은 연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 IRP는 공제 한도가 연 700만 원까지다. 물론 두 유형에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그럴 땐 세제 혜택을 연금저축에서 연 400만 원까지, IRP에서 나머지 한도인 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투자 규제는 연금저축이 약한 편이다. 연금저축은 주식형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에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다. IRP는 위험자산에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해야 한다. IRP는 사적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지만 공식적으론 퇴직급여 계좌이기 때문에 퇴직금 보호를 위해 이런 안전장치가 있다. 다만 위험자산이어도 위험을 분산한 상품은 IRP에서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주식 비중이 40% 이하인 채권혼합형펀드, 금감원이 적격 타깃데이트펀드(TDF)로 인정한 상품이 이에 속한다. 중도 인출 요건도 연금저축이 더 유연하다. 일부 연금저축보험을 제외하면 연금저축은 대체로 중간에 돈을 뺄 수 있다. 다만 이럴 땐 세액공제를 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를 내야 한다. IRP는 법에서 정한 ‘불가피한 사유’로 인정받아야 일부 인출이 가능하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보증금 마련, 6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할 때, 개인회생·파산, 천재지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15일 이상의 입원이 필요할 때 등이 이런 사유에 해당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사회초년생은 공격적 투자를 선호하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수 있으니 연금저축이 더 적합하다. 큰돈이 들어갈 시기가 지난 중장년층은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쌓아두기 좋은 IRP에 가입하는 게 낫다. ○ 세제 혜택보단 중도 해지 가능성을 따져보자 “세액공제 혜택을 바라보고 가입하시는데, 나중엔 이 혜택에 현혹됐다고 후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연금저축이나 IRP를 판매하며 털어놓는 얘기다. 사람들은 흔히 연말정산 환급금을 늘리려 이런 상품에 가입하지만 만기 전 돈을 빼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젊은층일수록 결혼자금, 이사자금 등 큰돈 쓸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금융사로 찾아와 “세액공제 혜택이 좋다는 직원 말에 설득당해 가입했는데 돈을 뺐더니 세금을 토해내게 생겼다”며 직원 탓을 한다는 얘기다. 이런 후회를 안 하려면 가입 전에 세액공제 혜택 외에도 중도 해지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연금저축펀드 가입자라면 펀드형은 자유적립식이니 납입이 어려울 때 아예 계좌를 해지하기보다 납입을 중단하는 게 낫다. 가입해둔 연금저축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해지 대신 다른 연금계좌로 갈아타기를 고려해 보자. 다른 계좌로 갈아타면 기타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연금저축이나 IRP는 일단 가입하면 먼 길을 함께할 노후 동반자로 여기자. 만 55세 이후엔 ‘오래 봐야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할 것이다.※유튜브에서 ‘금퇴IF’의 ‘개인연금 어떤 거 가입해야 해? 이거 보면 이득 봅니다’를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11-22 03:00
금융당국 고위공무원들은 어떻게 돈을 모을까? [조은아의 금퇴공부]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국내 금융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감독하는 금융당국의 고위 공무원들은 어떻게 돈을 모을까? 금융위원회를 출입할 때 궁금했던 점입니다. 이들은 합법의 틀 안에서도 돈을 잘 굴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보니 답이 있었습니다. 당국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많이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내부 통제를 위한 규정에 따라 보고해야 하고 여론 눈치도 봐야하니 ETF를 선호하는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ETF는 수익률이 높은 편입니다. ETF란 특정한 테마의 주식이나 상품을 묶어 만든 지수를 따르는 펀드입니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식으로 연동됩니다. 펀드이긴 한데 주식과 비슷하죠.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모아놓은 상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ETF는 ‘기준가격’에 사고팔아야 제대로 거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준가격은 ETF의 순자산총액을 발행된 좌수로 나눈 값이에요. 이 좌당 순자산가치(NAV·Net Asset Value)를 기준가격이라고 부릅니다. ETF의 장점은 주식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입니다. ETF는 분산 투자를 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알려져 있어요. 물론 ETF 중에서도 투자자산과 전략에 따라 각기 안전도가 다르니 옥석을 따져봐야 합니다.원하는 시점에 재깍 매도해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매력이죠. 투자자가 매도를 결심하면 펀드는 기본적으로 그날 저녁 발표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매도합니다. 하지만 ETF는 결심한 그 시점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어요. 대금도 펀드에 비해 하루 빨리 받게 됩니다.Q. ETF에 투자할 때 증권사를 어떻게 고를까요.A.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방법은 크게 주식위탁계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인 ISA, 개인형퇴직연금인 IRP가 있습니다.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되겠어요. 중장기적으로 투자해보려는 분들은 IRP로 ETF를 굴리시면 됩니다. 세금혜택이 있고, 연금계좌란 특성상 중도해지 조건이 까다로우니까요. 단기나 중기로 투자한다면 ISA를 이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ISA는 증권사들이 원래 관리 보수를 받았어요. 하지만 요즘엔 삼성증권 등에서 중개형 ISA는 수수료를 안 받습니다. 내 호흡을 제대로 모르겠다면, 주식위탁계좌에서 투자하시면 되겠죠. 주식계좌에선 기본적으로 수수료가 연금계좌보다 더 나옵니다. 수수료가 무료인 곳도 있으니 찾아서 고르면 좋겠습니다.Q. 초보 투자자들에게 ETF를 추천해주세요.A. 처음에는 안정적으로 대표지수 중심으로 시작해보세요. ‘코스피200’, ‘S&P 500’, ‘나스닥100’ 등에 투자하는 ETF부터 하면 좋겠습니다. 대표지수인 만큼 수익이 안정적인 편이니까요. 그리고 시장을 공부하기에 좋습니다. ‘지수가 이래서 이렇게 움직이는구나’라고 깨달으며 시장을 읽는 공부를 하게 되시는 거죠. 그러고 나선 테마형이나 섹터형을 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Q. 테마형ETF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느 분야가 유망할까요?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 부상한 분야는 비대면 산업이 발달하며 정보기술(IT) 테마형이죠. 전기차를 비롯한 ‘그린뉴딜’ 관련종목도 유망종목으로 꼽힙니다. 바이오산업도 마찬가지에요. 바이오산업은 3대 경제주체가 다 원하는 산업이라 더욱 유망하죠. 정부는 국민이 아프지 않아야 재정을 줄이고, 가계는 오래 살고 싶고, 기업은 약품 로열티를 받으니까요. 정부도 기업도 바이오를 키우려 애쓰고, 가계도 계속 소비할 수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호텔이나 레저가 살아날 것으로 많이들 생각하죠. 이럴 때는 호텔이나 레저 관련 테마형인 ETF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Q. 국내 상장 나스닥100 ETF도 여럿인데 어떻게 고르나요?A. 국내상장 ETF 가운데 ‘나스닥’ 단어가 들어간 것만도 20여 개죠. 종목명과 기초지수를 정확히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나스닥100’을 고르고 싶은데 잘못하면 ‘나스닥바이오’, ‘나스닥헬스케어’, ‘나스닥IT’ 등을 고르게 될 수 있거든요. 수익률이 각각 다르니까 잘 확인해보세요. 나스닥100 기초지수가 현물이냐, 선물이냐에 따라서도 수익률이 차이날 수 있으니 잘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퇴직연금계좌의 경우엔 선물 ETF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 환헤지 여부도 확인하세요. 환헤지가 되는 건 ‘H’ 표시가 돼 있습니다. Q.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라도 순자산, 가격이 다 다른데 어떻게 고르죠?A. 일단 ETF는 순자산이 많으면 안정적인 편이에요. 몸집이 클수록 거래량이 많으니 가격 안정성이 비교적 높고 믿을 만 한 거죠. 또 ‘괴리율’이 낮은 걸 골라야 해요. 괴리율이란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입니다. 여기에서 순자산가치란 기준가격의 개념이에요. 순자산총액을 발행주식 수로 나눠 산출합니다. 이런 지표들은 한국거래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 벤치마크가 같고 거래량도 비슷한 ETF를 두고 고민이라면, 총보수가 낮은 걸 선택하면 됩니다. 총보수는 운용사가 운용의 대가로 알아서 떼어 가는 것인데 ETF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습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11-02 16:06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연봉이 ‘정점’일 때 DC형으로 갈아타자“회사 나오면 퇴직금 얼마나 받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너무 적어서 놀랐네….” 얼마 전 대학 후배가 10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떠나며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바쁘게 사느라 무심했는데 그제서야 궁금해졌다. 퇴직할 때 받는 돈은 얼마일까. 노후자금은 걱정이 없을 만큼 모아둘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미치자 ‘확정급여(DB)형’인 퇴직연금을 ‘확정기여(DC)형’으로 갈아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내 손으로 직접 굴려 수익을 늘리고 싶었다.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이 1∼2%대인 점도 이런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주변 전문가들이 말렸다. DC형으로 전환하려면 DB형 퇴직금을 먼저 정산 받아야 하는데 많이 정산 받으려면 ‘연봉이 정점일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직장인들이 바쁜 일상 때문에 묻어두기 쉬운 퇴직연금도 이렇게 적극 움직이고 굴려야 할 때다. 발 빠른 사람들은 퇴직연금을 DC형으로 돌려 주식처럼 굴린다. ○ DB형 비중은 줄고 DC·IRP형은 늘어 퇴직연금 제도란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직장에 1년 이상 다니면 퇴직할 때 받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 연금 형태로는 만 55세가 되어야 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 유형은 회사가 알아서 운용해주는 DB형, 가입자가 스스로 운용하는 DC형,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퇴직급여를 한꺼번에 넣어 관리할 수 있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DB형은 퇴직할 때 근무기간, 평균임금 등에 따라 정해진 만큼 받게 된다. 회사가 운용 손실이든 성과든 다 가져간다. 가입자로선 회사가 알아서 해주니 편리하고 안정적이지만 대체적으로 수익률이 낮다. 회사가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DC형은 가입자 스스로 운용한다. 재원은 회사가 매달 계좌에 넣어준다. 가입자가 운용 성과와 손실을 모두 책임지니 안정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노련한 가입자라면 DB형보단 적극 운용할 수 있어 ‘퇴직금 재테크’ 기회가 된다. IRP의 차별점은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가 아니어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나 공무원, 군인, 교직원 등이 활용할 수 있다. 수수료는 가입자가 부담해야 한다. 운용사에 따라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곳도 있으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게 좋겠다.○ 임금피크제 직전엔 꼭 갈아타야최근 들어 DB형에서 DC형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DC형 수익률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연 수익률이 DB형은 1.91%였지만 DC형은 3.47%였다. DC형 수익률이 DB형의 1.8배 수준이다. 개인형 IRP 수익률도 3.84%였다. 이에 DB형이나 DC형을 가입해 있다가 추가로 IRP에 가입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DB형 가입자들은 ‘DC형으로 언제 움직이느냐’가 고민이다. 보통 연 급여가 정점이 된 직후에 옮기는 게 좋다. 퇴직급여는 ‘퇴직일 이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평균임금이 높아야 퇴직급여도 많이 받게 된다. 퇴직급여를 많이 DC형에 넣어 굴려야 수익도 높아질 수 있다. 명절같이 상여금이 나오는 시기도 따져봐야 한다. 상여금이 나와 임금이 높아진 뒤에 퇴직금을 정산받아야 퇴직금이 높아진다. 얼마 전에 50대 후반에 이른 선배들과의 모임에서 ‘DC형으로의 전환’이 화제였다.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DC형으로 갈아타기를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였다. 임금피크제 시행 직전에 왜 움직여야 하는 걸까.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되면 정년을 보장받거나 고용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조금씩 깎는 제도다. 시행 시점이 지나면 산정 기준 임금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쪼그라든 액수를 기준으로 퇴직금이 산정되니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회사에 따라 임금피크제가 도입돼도 퇴직급여액을 줄이지 않게 설계하는 곳도 있으니 확인해 봐야 한다. ○ 국민연금과 TDF는 ‘투자 과외교사’ DC형에 가입할 때는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게 돼 있다. 정기예금, 펀드 등 상품별로 투자할 비율을 지정하는 것이다. DB형에 익숙해 있던 가입자들이 직접 퇴직연금을 굴리려면 머리가 복잡해질 수 있다. 이럴 땐 분산투자가 왕도다. 퇴직연금은 안정성이 중요한 노후자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산하는 전략을 짤 것인가. 안정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완벽히 잡는 배분 방법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황금 비율’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투자비율’을 찾으려면 치열하게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쉽고 안전한 방법은 ‘잘하는 사람 따라 하기’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국민 노후자금을 어찌 굴렸는지 살펴보자.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의 노후를 손에 쥐고 있으니 기를 쓰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잡으려 노력할 것이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정부의 운용평가도 받고 있으니 비교적 검증된 길이지 않을까. 올 8월 말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은 9.65%였다. 금융상품 가운데는 국내채권(37%), 해외주식(28%), 국내주식(19%) 중심으로 운용했다. 물론 우리가 기금운용본부의 전문가들은 아니니 좀 더 보수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겠다. 자산운용사들의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제시하는 ‘글라이드패스(Glide Path)’도 분산투자 과외교사가 되어 준다. TDF란 투자자가 정한 은퇴 시점에 맞춰 안전자산 비중을 전문가가 조절해 운용하는 펀드. 글라이드패스는 투자자가 정한 은퇴 시점에 은퇴자금을 마련하도록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DC형으로 퇴직연금을 주식처럼 탄력적으로 굴릴 수도 있다. 회사가 매달 계좌에 넣어주는 재원을 관성적으로 기존 운용 지시대로 넣지 않고 잠시 현금성 자산에 모아두다가 적절한 시점에 펀드 등에 넣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묻어두는 게 아니라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유튜브에서 ‘금퇴IF’ 4화 ‘퇴직연금을 가장 잘 굴리기 위한 방법’을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11-01 03:00
국민연금, 몰아서 낼 수 있나요? [조은아의 금퇴공부]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이번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 관련 질문을 한꺼번에 모아 궁금증을 해결해 봅니다. 대체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질문 주신 분들은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제도에 관심이 많았어요. 추납은 휴직이나 실직, 사업 중단 등으로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제도입니다. 가입자가 이 기간의 보험료를 내면 해당 기간이 가입 기간으로 인정됩니다. 가입 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많으면 나중에 받을 보험금도 늘 수 있으니 추납을 활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추납은 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내는 분들이 신청하실 수 있어요. 전업 주부들은 임의 가입자로 가입하거나 재취업하면 추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개인연금은 세액공제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연금저축은 연 납입액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총급여액이 5500만 원 이하이면 연 400만 원까지 16.5%의 세액공제를 받죠. 총급여액 5500만 원 초과~1억2000만 원 이하는 연 400만 원까지 13.2%의 세액공제를 받게 됩니다. 총급여액이 1억2000만 원을 넘어서면 300만 원에 한해서만 13.2%의 세액공제를 받습니다.하지만 세액공제 혜택에만 너무 집중하시면 곤란합니다. 금융회사에서 ‘세액공제 혜택이 좋다’는 직원의 말에 혹해 덜컥 가입했다가 목돈이 필요해 중도해지 하시려는 분들이 꽤 됩니다. 연금저축은 한 번 가입하면 예외적인 사유를 인정받아야만 중도해지할 수 있거든요.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세액공제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의 16.5%를 내셔야 합니다. 다음은 각종 연금에 대한 질문과 답입니다.국민연금 관련Q.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받고 있으면 남편의 유족연금을 받지 못하나요?A.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상황이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유족연금을 다 포기하는 건 아니에요. 유족연금액의 30%가 지급됩니다. 중복해서 받을 수 없는 이유는 모든 국민이 골고루 최소한의 혜택을 보게끔 제도가 설계됐기 때문이죠. Q. 갑자기 사망하면 국민연금은 어떻게 되나요?A. 국민연금공단에 사망 사실을 바로 신고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공단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공단이 주민등록 자료를 확인해 직권으로 가입 자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망 이후에는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죠. 만약 신고가 지연돼 일정 기간 보험료가 부과되면 공단이 보험료를 나중에 반환해드립니다. 또 가입자의 배우자 등 유족이 유족연금 등을 받으려면 반드시 공단에 요청을 해야 합니다. 수급 요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으니 공단에 요건을 문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혹시나 유족이 가입자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연금을 계속 받는다면 당연히 공단이 급여를 회수합니다. 유족에게 그동안 신고 없이 받은 연금에 대한 이자가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개인연금 관련Q. 연금저축펀드 계좌에 예치만 해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나요?A. 네 맞습니다. 예치금을 세액공제받으실 수 있어요. 하지만 소득요건을 잘 따져보셔야 합니다. 소득에 따라서 세액공제 한도나 세액공제율이 달라지거든요. 연소득이 1억 원 이하면 세액공제 한도가 400만 원인데, 1억 원을 넘어가면 300만 원까지입니다. 세액공제율도 연 소득이 5500만 원 이하면 16.5%인데 그보다 많으면 13.2%입니다. 다만 50세 이상 가입자는 한시적 혜택이 있어요. 연 소득이 1억 2000만?원 이하면 세액공제 한도가 600만 원으로 내년 말까지 확대됩니다. Q. 연금저축신탁을 가입했는데 해지하고 일시불로 수령하고 싶어요. 방법이 있나요?A. 연금저축신탁 같은 연금저축 상품은 가입 기간 중에 본인이 원하면 중도해지하실 수 있습니다. 수익금 등을 일시에 받을 수 있긴 합니다. 다만 기타 소득세를 부담하셔야 해요.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을 수 있으니 중도 해지하시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결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퇴직연금 관련Q. 미국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리하다던데, 그 이유가 있나요?A. 확정기여(DC)형으로 스스로 관리하며 국내 상장 미국 주식 ETF에 투자하란 얘기가 많습니다. 미국 시장이 그간 워낙 좋았기 때문이죠.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데 해외 시장이라 정보는 부족하고 낯설다면 미국 주식을 담은 ETF가 좋은 투자 방법입니다. 또 원래 일반 계좌로 국내에 상장된 해외 주식을 매매할 땐 매매 차익의 15.4%를 세금으로 떼거든요. 그런데 ETF를 IRP 계좌로 운용하면 매매 시 세금이 붙질 않습니다. 참고로 국내 상장 ETF 중 인기가 많은 상품을 알려드릴게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순자산이 가장 많은 상품이 KODEX 200, TIGER 200, KODEX 단기채권, KODEX 200선물인버스2X,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등의 순이었습니다. 운용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10-17 12:19
[조은아의 금퇴공부]육아휴직 때 연금보험료, 채워 넣자“육아휴직 때 국민연금 보험료를 제대로 못 냈는데….”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하니 불현듯 국민연금이 궁금해졌다. 재직 중엔 월급의 일정 비율이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된다. 하지만 육아휴직 기간엔 보험료를 제대로 못 내 나중에 받을 연금이 쪼그라드는 게 아닌가 싶었다. 납부액을 지금이라도 채우잔 생각에 국민연금공단에 ‘추납(추후납부)’을 알아봤다. 추납 가능한 액수는 첫째와 둘째 육아휴직 기간을 합해 1090만 원가량. 상담원은 이 금액을 지금 한꺼번에 내면 노후 월 수령액을 7만6000원가량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 보험금은 내가 특별히 손대지 않아도 알아서 정해진 만큼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국민연금은 묻어두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노후에 쏠쏠한 용돈이 된다. 자칫 방치해두면 연금액이 턱없이 적어 ‘내가 왜 진작 관리를 안 했을까’라며 땅을 칠 수 있다. 연금 보험료를 잘 움직여 수령액을 불리는 대표적인 방법이 추납이다.○ 추납은 일찍 신청할수록 유리 국민연금 추납제도는 육아휴직이나 실직, 사업 중단 등으로 소득이 없어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이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원래 가입자가 추납을 신청하지 않으면 미납 기간은 가입 기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국민연금 보험금은 가입기간이 길수록 많아지니 노후 연금을 늘리려면 추납을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추납 신청 건수는 지난해 27만1303건으로 전년(14만7254건)의 1.8배로 급증했다. 그만큼 국민연금 관리에 신경 쓰는 이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추납은 아무나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선 국민연금에 가입된 상태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체 직원이면 사업장가입자로,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는 지역가입자로서 추납을 할 수 있다. 추납 액수도 정기 예금처럼 가입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추납 보험료는 추납 신청 당시의 연금 보험료에 추납하려는 월수를 곱한 금액이 된다. 육아 휴직한 뒤 복직해 추납 신청을 하면 복직 뒤 신청 시기의 연금 보험료가 기준이 되는 식이다. 추납은 빨리 신청할수록 유리하다. 연금 구조상 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 비율인 소득대체율이 2028년까지 40%로 점차 하락하기 때문이다. 소득에 비해 받는 연금이 점차 줄어드는 셈이다. 추납은 전액을 한꺼번에 내거나 분할해 납부할 수 있다. 분할 납부는 월 단위로 최대 60회까지 가능하다. 분할 납부하면 납부액에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가 가산된다. ○ 외벌이 부부도 추납으로 ‘연금 맞벌이’해야“나이 들었을 때 남편이 받는 국민연금에만 의지하면서 살기 싫은데, 그러려면 지금부터 추납하는 게 좋겠지?” 40대 후반의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인 아이 친구 엄마가 얼마 전 추납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며 말했다. 지금도 남편 월급만 받아 살림하느라 가끔 남편 눈치를 보는데, 노후에도 그러긴 싫다는 얘기였다. 실제 온라인 맘카페엔 이런 주부들의 고민이 가득하다. 외벌이하는 남편들도 배우자의 추납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이제 ‘연금 맞벌이’를 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평생 먹고 살 자산이 쌓여 있다면 모를까 금리가 아무리 오른다고 해도 저금리를 벗어날 수 없는 환경에서 수익내기도 힘드니 노후 현금흐름은 중요해졌다. 전업 주부들은 임의 가입자로 가입하거나 재취업하면 추납을 할 수 있다. 임의 가입자는 매월 최소 9만 원과 상한액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해 납부할 수 있다. 임의 가입자의 추납 보험료 상한액은 매년 변동되는데 올해는 약 22만8600원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연금 보험료를 월 9만 원 내고 있는 사람이 119개월 치 보험료를 지금 한번에 추납한다면 연금 수령액이 월 20만 원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추납제도는 한때 강남 주부들 사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목돈을 마련할 여유가 있는 주부들이 한꺼번에 보험료를 채워 넣어 노후 수령액을 늘린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례가 너무 늘어 고소득자가 악용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정부가 작년 말에 ‘10년 이상 추납할 수 없다’는 식으로 법을 바꿨다. 주부들뿐 아니라 사업을 중단하거나 실직했을 때도 소득 없는 기간에 대해 추납이 가능하다. 사업자들은 소득이 줄거나 없을 때 국민연금공단에 증빙 서류를 제출해 보험료를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 자녀가 만 18세 넘으면 국민연금 가입부터학부모들이라면 추납과 함께 자녀의 임의 가입도 잘 챙기는 게 좋다. 잘 아는 사람들은 자녀가 만 18세가 되면 재깍 국민연금에 가입시킨다. 18세부터 국민연금 가입 신청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원래 소득이 있어야 가입자가 된다. 하지만 이런 청년들은 소득이 없어도 임의 가입자로 가입하면 된다. 임의 가입을 서두르면 국민연금 수령액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수령액이 느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녀 세대들이 부모 세대보다 받는 수령액은 턱없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관리를 해주면 노후 용돈이 조금이라도 늘고 자녀들이 일찍이 노후준비에 눈뜨게끔 유도할 수 있다. 우리 자녀들이 연금과 추납이 뭔지 잘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국민연금을 제대로 개혁하는지도 잘 지켜볼 일이다. 지난해 국회예산처 보고서에 따르면 2054년에 국민연금기금이 바닥난다고 한다. 앞으로 자녀 세대의 보험료는 오르고 수령액은 줄기 쉽다. 정치권에선 청년을 돕는다며 현금성 지원 대책만 발표하지 말고 이런 고민도 적극 해야 할 시점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10-11 03:00
IRP, 연금저축과 이런 점이 다릅니다[조은아의 금퇴공부]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요즘 노후 준비를 서두르는 분들은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엔 은퇴가 임박한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했는데, 최근엔 젊은층도 가입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런 분위기에 따라 증권사에 이어 시중은행에서도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 곳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부지런히 노후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IRP를 제대로 활용하는 팁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IRP는 절세상품으로 꼽히죠. 연간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소득수준에 따라 연간 최대 700만 원까지 16.5%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 50세 이상은 예외적으로 2022년까지 세액 공제 한도가 900만 원까지 늘어납니다. 혹시 연금저축에 따로 가입하고 있다면 연금저축과 IRP를 합해 연간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가입자가 700만 원을 불입하면 약 115만5000원을 돌려받는 셈이지요. IRP 계좌에서 운용한 퇴직금과 추가 납입금을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금소득세는 3.3~5.5%만 부과되고, 퇴직소득세의 30%도 할인됩니다. 물론 그 금액이 1200만 원을 넘어서면 모두 종합 과세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IRP는 중도해지할 때 불이익이 있다는 점이죠. 이 점을 간과하고 덜컥 가입했다가 중도해지하게 돼 억울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가입자가 중도에 IRP 계좌를 해지하면 기타소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떼이는 세금은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의 16.5%가량. 가입 기간에 받았던 세제 혜택을 토해내는 셈이죠.돈을 일단 넣기 시작하면 만 55세가 되기 전에 되찾기 힘들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별히 중도인출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어요. 무주택자가 주택을 사거나 전세자금을 댈 때, 가입자나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을 해야 할 때 등입니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선고, 천재지변 등도 포함됩니다.Q. 연금저축 계좌를 IRP로 이체하고 싶은데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A. 금융회사에 IRP계좌를 개설하고, 이체 신청을 하면 됩니다. 내가 새로운 계좌를 개설한 회사에 이체 신청을 하면 이 회사에서 내 과거 계좌가 있는 회사에 이체하라고 얘길 해줍니다. 하지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만 55세가 돼야 하고, 가입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해요. 이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이체가 안 됩니다. 또 연금저축에 가입한 지 7년이 지나지 않았으면 해지공제액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해요. 해지공제액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거든요. 이걸 모르고 이체했다간 나도 모르게 해지공제액이 빠져나가 이체액이 확 줄어들어 있을 수 있죠. IRP로 갈아타기 전엔 IRP와 연금저축의 차이를 잘 알아둬야겠습니다. 연금저축에 비해 IRP는 중도인출할 수 있는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요. 예외적인 경우에 중도 해지가 가능하니 잘 알아두고 바꾸셔야겠습니다. 또 연금저축과 달리 IRP는 담보대출을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연금저축에선 ETF와 같은 위험자산을 100% 운용할 수 있지만 IRP에선 70%까지만 위험자산으로 구성할 수 있어요.Q. IRP 계좌를 개설할 금융사, 어디가 유리할까요?A. 기본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곳을 고르셔야하겠죠. 그리고 비원리금 상품 수익률을 찾아보세요.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은 사실 금융회사별로 비슷하거든요. 운용 실력이 드러나는 건 비원리금 상품입니다. 어떤 회사가 내 IRP 수익을 잘 낼까 예상해보려면 ‘비원리금 상품’ 수익률을 찾아보심 좋아요. 이런 수수료, 상품별 수익률을 보시려면 각 회사 홈페이지나 ‘통합연금포털’을 방문하시면 됩니다. 수수료나 수익률은 분기별로 공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좌를 개설하고 나서 상담이나 정보 제공 등 사후관리를 잘해주는 곳을 고르는 게 좋겠습니다. 결국 IRP에서 굴릴 상품은 내가 정해야 하거든요. 가입하기 전에 내가 투자결정을 할 때 잘 상담해주고, 결정에 도움을 주는 투자정보, 내 수익률 정보 등을 정기적으로 잘 알려주는지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Q. IRP에 가입했다가 중간에 포트폴리오도 바꿀 수 있나요? A.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본인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가 있습니다. IRP계좌에 가입하시는 시점에 가입자가 상품별 투자비중을 정하게 됩니다. 예금,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를 4대 3대 3으로 설정하면 100만 원을 넣을 때 각각 40만 원 30만 원 30만원씩 투자가 되는 거죠. 내가 이 비율을 안 건드리면 매번 투자금이 들어갈 때 이 비율에 맞게 분배가 됩니다. 포트폴리오 조정은 본인이 정기적으로 하는 게 좋아요. 금융회사가 책임지고 조정해주는 게 아니거든요. 금융회사는 매월 가입자에게 수익률, 운용현황 등을 문자나 이메일로 보낼 뿐입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본인이 판단을 해서 조정해야 해요. 적어도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본인 수익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게 좋겠습니다.Q. IRP계좌로 ETF에 투자를 많이들 한다던데 상장지수펀드(ETF)는 뭔가요. A. ETF란 특정한 테마의 주식이나 상품을 묶어 만든 지수를 따르는 펀드입니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식으로 연동되게 만들죠. 유망한 주식이나 상품으로 묶인 ETF를 굴리면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개인형 IRP에서 ETF에 투자되는 자금 규모는 1분기 기준 1조3204억 원으로 2019년 1836억 원과 비교해 약 7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ETF의 장점은 다른 안정형 자산에 비해 수익이 높을 수 있단 점이죠. 그리고 세제혜택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을 매매할 땐 원래 세금을 떼야 하거든요. 국내 상장 해외주식을 편입한 ETF를 IRP계좌에서 운용하면 세금이 붙질 않습니다.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연령에 따라 3.3~5.5%의 연금소득세를 부과하니 절세 효과가 있습니다.그렇다고 ETF가 수익을 내기가 쉽다고만 오해해선 안 됩니다. 최근엔 주식 시장이 좋았으니 ETF 수익도 좋아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시장 상황에 맞게 투자할지 판단을 잘 해야 합니다.Q. 은행에서 개설한 IRP계좌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나요.A. IRP계좌에서 주식을 직접 투자하진 못해요. 주식을 편입한 ETF 같은 펀드 등은 운용할 수가 있죠. 은행에서 IRP계좌를 개설한 경우에는 ETF를 굴릴 수 없어요. IRP계좌로 ETF를 운용하고 싶다면 증권사 계좌를 터놔야 합니다. 은행 IRP계좌를 증권사 IRP계좌로 이관하셔도 되겠죠. 대신 은행에서 가입하는 IRP계좌에서는 TDF를 운용할 수 있어요. 또 EMP펀드(ETF Managed Portfolio)에 투자하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EMP펀드는 ETF들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해요. ETF에 직접 투자가 안 되니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겁니다.Q. IRP계좌에서 ETF를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A. 국내에 상장한 ETF에 모두 투자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같은 파생 ETF에는 투자할 수 없어요. 또 금선물, 원유선물처럼 파생상품 위험평가액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ETF에도 연금계좌에서는 투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투자하고 싶은 ETF가 있으시다면 IRP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세요. 그리고 ETF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아닌 실적 배당형이라는 점 잊지 마셔야겠습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10-05 10:40
집값 계속 오르는데, 주택연금 가입해야 할까요?[조은아의 금퇴공부]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주택연금이란 가입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 연금을 매달 받는 상품입니다. 시대가 달라져 노후가 길어지고 노후 생계 수단이 부족해지다 보니 주택연금 제도도 개편됐습니다. 이제 만 60세가 아니라 만 55세부터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주택연금이 올해 8월부터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연금액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액형 외에도 가입 초기에 더 많이 받는 ‘초기 증액형’, 시간이 지날수록 연금액이 늘어나는 ‘정기 증가형’이 생겼습니다. 초기 증액형은 초반 일정 기간 연금을 많이 받고 시간이 갈수록 수령액이 줄어듭니다. 많이 받는 기간을 3, 5, 7, 10년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기 증가형은 초반 지급액은 낮은 대신 3년마다 일정 비율씩 월 수령액이 늘어납니다.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매달 받는 연금액이 가입 당시 주택 가격과 가입자 연령에 따라 달라집니다. 2020년 가입자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9억 원이라면 가입자가 55세일 때는 매달 138만 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65세라면 매달 226만 원을 받죠. 연금액을 산정하는 나이 기준은 부부 중 나이 적은 사람을 기준으로 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가입자 나이가 많을수록 수령액이 많으니 당장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으면 나중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는 거죠.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본인이나 배우자의 나이, 주택가격 등을 입력하면 월 연금수령액 예상치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주택연금의 장점은 가입한 뒤 집값이 떨어져도 연금액이 줄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연금액은 가입 당시의 주택가격과 시중금리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죠. 이러한 특징은 ‘양날의 칼’이기도 합니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연금액은 오르지 않기 때문이죠.만약 훗날 연금 수령이 다 끝나고 주택처분 시점에 주택 가격이 연금 지급액보다 많으면 손해일까요? 돈을 날릴 일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잔여분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전달됩니다.주택연금은 가입기간 중에도 월 연금액과 보증료 원리금을 다 갚으면 중도해지도 할 수 있습니다. 중도해지하면 수수료는 없지만 가입자가 낸 초기보증료는 돌려주지 않습니다. 매월 납부하는 연간 보증료는 잔여기간을 따져 정산 받을 수 있습니다.실제 집값이 오르자 주택연금을 해지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20년 1~9월 주택연금 중도해지는 1975건. 전년 전체 중도해지가 1527건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해지 건수가 상당하죠. 연금을 해지한 사람들은 오른 집값을 기준으로 재가입해 주택연금을 더 많이 산정 받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재가입했다간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중도해지하는 사람은 바로 재가입할 수 없습니다. 3년이 지나 가입해야 합니다. 그 시점에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는 일이죠. 혹시라도 내 집값이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 가격기준을 넘어서면 연금 재가입 길이 막혀버립니다.주택연금을 신청하면 대부분 2, 3주 뒤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지사별로 사정에 따라 좀 다를 수 있어요. 가입비로는 저당권 설정을 위한 법무사 비용, 등록면허세 및 지방교육세 등 세금, 대출기관 인지세, 감정평가수수료 등이 있습니다. 가입비도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죠. 보유 주택 가격 등에 따라 달라지니 미리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대신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그 해에 납부해야 할 재산세의 25%를 감면 받습니다.주택연금 가입자가 이사를 할 때는 어떻게 될까요? 담보주택을 바꿔 주택연금을 계속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월지급금은 새 집의 가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산이 필요할 수 있으니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문의해봐야 합니다. 물론 담보를 노인복지주택으로 바꾸는 건 허용되지 않습니다.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시작되어도 가입자가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재건축 및 재개발에 참여한다는 걸 입증할 서류를 제출해야 하죠. 주의해야 할 점은 조합에서 주는 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Q. 주택연금은 적게 나온다던데 손해일까요?A. 주택연금을 받는다고 집만 무조건 날리는 건 아니에요. 주택연금에 가입한 부부 모두 사망 등으로 연금지급이 종료되고 나서야 주택이 처분되거든요. 이 때 보증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의 가치를 따져 봐요. 가입자가 그간 쭉 받은 연금액 총액에 이자를 합한 연금대출원리금이 집의 가치보다 높으면 집은 가입자 수중에서 없어집니다. 반대로 연금대출원리금이 집의 가치보다 낮으면 그 차액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주택연금액이 정말 적은지는 각자 잘 따져보셔야 해요. 가입자 연령, 집값에 따라 제각각이니까요. 연금수령액은 집값이 높고 가입자 연령이 높으면 많아지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사망 시까지 지급되는 ‘종신지급방식’의 경우 가입자 연령이 55세이고, 집 시세가 9억 원이라면 월 수령액이 144만 원입니다. 집값이 같은데 가입자 연령이 60세라면 월 수령액은 191만 원입니다.Q. 주택연금과 주택담보대출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A. 주택연금과 주택담보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대출 방식, 원리금 상환 방식, 대출 기간 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대출방식은 주택담보대출이 일시금으로 대출받는 방식인 반면, 주택연금은 연금 형태로 매월 받는 방식입니다. 원리금 상환방법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매월 원리금 분할 상환을 하는 반면, 주택연금은 주택연금 지급이 종료될 때 일시 상환됩니다. 대출기간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0~30년으로 확정되지만 주택연금은 가입자나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로, 긴 편이죠. 또 주택연금은 주택담보대출에 없는 기능이 있습니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가입자가 받던 돈을 배우자에게 이어 줄 수 있는 겁니다.Q. 해지하면 손해가 없나요?A. 같은 주택으로 재가입하려면 3년간 재가입이 금지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 재가입할 땐 초기 보증료를 다시 내야 하죠. 그리고 재가입 때까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수령액이 낮아집니다. 반대로 주택 가격이 공시가 기준 9억 원을 넘으면 아예 다시 가입을 못하죠. 이런 점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목돈이 필요할 때 중도 해지 외의 다른 방법이 있긴 합니다. 개별 인출 제도를 활용해보세요. 연금을 받고 있는 중에 자녀 결혼비가 필요하거나 아파서 입원비가 필요하다면 일정한 한도 내에서 인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Q. 주택연금 수령액은 정해져 있던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손해 아닌가요? A. 주택금융공사는 정기증가형 상품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예측해 반영합니다. 처음 연금을 수령한 뒤 3년마다 4.5%씩 연금액을 올려주는 거죠. 연간으로 따지면 1.5%씩 오르는 겁니다. 지금 당장은 물가상승률이 2%대이니 연금 상승률이 낮긴 하죠. 하지만 주택금융공사는 장기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1.5%씩 올리는 것이라고 하네요. 물가가 계속 2% 이상으로 치솟진 않을 것으로 보는 거죠. 물가상승률이 정 걱정이시라면 수익률이 더 높은 상품에 투자하시는 게 나으실 수 있겠습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09-12 14:00
퇴직연금 이 비율 하나만 기억하세요 [조은아의 금퇴공부]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지난 시간에 퇴직연금의 기본 개념을 알아봤죠. 이번엔 퇴직연금을 실전에 활용하는 방법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퇴직연금의 종류엔 3가지가 있다고 했었죠.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입니다. 요즘은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높은데,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1%대이니 연금을 더 적극적으로 운용하시려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연금은 묻어두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거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금융회사에서 알아서 굴려주는 DB형을 내가 직접 굴릴 수 있는 DC형으로 옮기시는 분들이 생기고 있어요. DC형이나 IRP형에서 연금을 직접 운용하시려는 분들은 어떤 상품을 계좌에 담을까 고민이 많죠.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예·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있습니다. 크게 ‘원리금 보장형 상품’과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으로 나뉩니다. 운용상품의 안정성에 따라서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예·적금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자유롭게 운용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 파생형 펀드 같은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은 DC형이든 IRP형이든 모두 자산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죠. 미국 주식을 편입한 상품이나 ETF도 마찬가지예요. 여러분의 소중한 노후자산을 날리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둔 거죠. 사모펀드나 지분증권, 증권예탁증권은 투자 위험이 높아서 투자가 아예 금지되어 있기도 해요.요즘 가입자들 사이에선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TDF는 투자자가 정한 은퇴 시점에 맞춰서 금융사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상품이에요. TDF 중에서도 금융감독원장이 정한 TDF는 자산의 100%를 투자할 수 있습니다.Q. 임금피크제가 다가오면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게 낫나요?A. 임금피크제가 코앞이라면 DC형으로 바꾸시는 게 현명합니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깎는 대신에 정년을 보장해주는 제도입니다. 임금이 줄어드니까 퇴직급여도 감소하게 돼요. 퇴직급여는 퇴직일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거든요. 임금피크제가 임박하면 DB형에 있던 퇴직급여를 먼저 정산하고 그 후부터는 DC형으로 옮겨 운용하는 게 현명하겠습니다. 다만 회사에 따라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도 DB형에서 퇴직급여액이 줄어들지 않게 제도를 만든 곳도 있어요. 그러니 회사에 잘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Q. DC형으로 전환하면 기존에 쌓은 연금은 어떻게 되나요?A. 그대로 새 계좌로 옮겨갑니다. 가입자가 DC형 계좌를 개설한 금융회사에 이체를 요청하면, 이 회사에서 과거 퇴직연금 계좌의 자산을 가져오게 됩니다. 상품으로 가입돼 있었던 건 환매를 한 금액이 옮겨져 오는 것이죠.계좌를 갈아타는 절차는 이렇습니다. 먼저 가입자가 A 회사에 신규 DC형 계좌를 개설하고 이체를 신청해요. 그러면 A 회사가 내 과거 계좌가 있던 B 회사에 이체 요청을 합니다. B 회사는 가입자에게 이체요청 여부를 확인한 뒤 이체를 해주는 거죠. 구체적으로 언제까지의 금액이 퇴직금으로 산정되는지 등은 회사와의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지니 잘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Q. 퇴직연금을 가장 잘 운용하는 방법은 뭘까요?A. 너무 위험한 상품으로만 구성하면 노후자산이 불안해지니 원금보장상품을 최소 30% 정도는 꼭 채우시는 걸 추천 드려요. 퇴직이 멀지 않은 경우엔 운용자금의 70% 이상을 은행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구성하시는 게 좋을 수 있어요. 은퇴가 조금씩 고민되기 시작하는 40대라면 절반은 안전자산, 나머지는 위험자산으로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직 은퇴까지 여유가 있는 30대라면 70% 정도를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해볼 만하죠.안전지향형 고객일 경우 주식보다는 미국 장기채권 같은 채권형 펀드를 더 추천하는 편입니다. 반면 투자성향이 다소 공격적인 분들은 TDF에 넣으셔도 좋겠습니다. 자산운용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TDF의 글라이드패스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글라이드패스는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을 나이대별로 제시하고 있거든요. 아니면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국민연금은 어떤 분야에 기금을 얼마만큼 투자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여기에서 나아가 퇴직연금 이상으로 노후자금을 준비하고 싶다면 IRP 계좌를 좀 더 적극적으로 운용하시면 되겠습니다.Q. IRP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A. IRP는 세액 공제 혜택이 특징입니다. 연간 700만 원까지 가능해요. 계좌에 매월 59만 원씩 넣으면 최대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700만 원 한도에는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한도 400만 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잘 분배해서 운용하셔야 합니다.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을 홍보할 때 세제 혜택이 많다고 강조하잖아요. 퇴직연금은 연말 정산할 때 소득 수준에 따라서 연 13.2~16.5%의 세액을 공제받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퇴직연금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보통 이 세액 공제 혜택 때문입니다. 가입할 땐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세제 혜택 얘기를 듣고 혹해서 가입했다가 사정 상 중도해지를 하게 되면 기타소득세도 내야 한다는 거죠. 그러니 가입하실 땐 세액 공제 혜택에 너무 집중하시기보단, 내가 과연 이 연금을 중도에 해지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냐를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세액 공제 혜택이란 게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해외 국가들에 비해 혜택이 엄청나게 큰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 내 노후를 위해 얼마 정도씩 쌓아둘 수 있는지 잘 따져보고 중도해지를 안 할 자신이 있는지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Q. 퇴직연금계좌로 ETF에 투자하면 특별한 장점이 있나요?A. 먼저 원금보장상품에 비해 수익이 높을 수 있어요. ETF란 특정한 테마의 주식이나 상품을 묶어 만든 지수를 따르는 펀드입니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식으로 연동되게 만들죠. 펀드이긴 한데 주식과 비슷해요. 즉 유망한 주식이나 상품으로 묶인 ETF를 굴리면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죠.또 ETF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이 있어요. 국내 주식은 상관없지만, 원래 일반 계좌로 국내에 상장된 해외 주식을 매매할 땐 매매 차익의 15.4%를 세금으로 떼거든요. 그런데 IRP 계좌로 ETF를 운용하면 매매 시 세금이 붙질 않습니다. 그리고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연령에 따라 3.3~5.5%의 연금소득세를 부과하죠. 절세의 효과가 있는 겁니다.투자 한도는 DC형과 IRP형 모두 연간 1800만 원까지예요. 두 개 다 가입하면 두 계좌 합해 연간 1800만 원까지죠. 잘 참고하셔서 투자하시면 되겠습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2021-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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