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다리·도로, 모두 미국제품으로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8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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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 참석해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02.08.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 참석해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02.08.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국정 연설을 통해 “사회기반시설 사업에 쓰이는 모든 건설 자재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요구하는 새 기준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집권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미국산 제품 구매 정책, 즉 ‘바이 아메리카’를 강조해 지지 기반인 노동자, 서민 등을 공략할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024년 재선 도전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집권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일자리 창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등 취임 후 경제 성과를 부각했다. 대통령의 국정연설 후 야당 인사가 곧바로 반박 연설을 하는 미 전통에 따라 공화당은 이날 ‘대응 연설자’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새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를 내세웠다. 1982년생으로 공화당 소속 주지사 중 가장 젊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40살 어린 그를 앞세워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점을 간접 공격한 셈이다.
● 연설 절반 경제 할애…재선플랜 가동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약 73분의 이날 연설에서 절반에 가까운 약 35분을 경제 현안에 할애했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2000년 연설보다 약 15분 짧다.

특히 1200만 개의 일자리 창출, 물가 상승세 둔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IRA의 의미 등을 강조하며 자신의 집권 후 미 경제가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국정연설을 재선을 위한 경제 성과 및 비전을 강조하는 무대로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BS는 ‘재선 도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산 목재, 유리, 석고보드, 광섬유 케이블 등을 ‘바이 아메리카’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 도로, 다리, 고속도로는 미국 제품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집권 내내 이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그는 철강, 건설 자재의 미국산 비율을 2029년 75%까지 높이겠다고 이미 밝혔다.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공화당과의 대치로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는 것을 두고 “공화당 일부가 경제를 인질로 잡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의 연방정부 지출 감소 주장에는 “억만장자가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 제안을 통과시켜달라”며 ‘증세’로 맞받았다. 그는 지난해 연소득 1000만 달러(약 125억 원) 이상 고소득자에 최소 20%의 소득세를 신설하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은 반대하고 있다. 이 외 빅테크 기업의 아동 대상의 온라인 광고 금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밀매 규제 등도 촉구했다.
● 공화당 일부 의원 “거짓말” 야유
공화당은 이날 연설 내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찰풍선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의 의미로 이 풍선을 상징하는 하얀색 옷을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재정적자가 늘었다고 언급하자 일부 공화당 의원은 “거짓말쟁이”라고 야유하며 반발했다.

샌더스 주지사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임을 거론하며 “그의 약점이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북한, 이란에서 미국과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난맥상을 조사하고 있는 마이클 매콜 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 또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아프간의 첫 여성 미국주재 대사를 지낸 로야 라흐마니 전 대사를 이날 연설장에 초청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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