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 뿌린 씨앗, ‘톤즈’ 넘어 세계 곳곳 싹 틔워”

  • 동아일보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고려대, 이태석리더십 과목 채택
공적 리더십으로 재해석해 확산
선종 16주기에 남수단정부 방한”

구수환 이사장은 “이태석 신부는 자신이 가진 지식과 의술, 신념과 신앙을 일방적으로 베푸는 게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타인의 존엄을 자신의 삶의 중심에 두는 방식으로 신뢰를 획득한 진정한 리더였다”며 “국내외에서 이태석 정신, 이태석 리더십을 배우려는 사람이 느는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구수환 이사장은 “이태석 신부는 자신이 가진 지식과 의술, 신념과 신앙을 일방적으로 베푸는 게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타인의 존엄을 자신의 삶의 중심에 두는 방식으로 신뢰를 획득한 진정한 리더였다”며 “국내외에서 이태석 정신, 이태석 리더십을 배우려는 사람이 느는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4일이면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헌신을 실천했던 이태석 요한 신부(1962∼2010) 선종 16주기를 맞는다. 미래가 보장된 의사 대신 사제의 길을 걸은 이 신부는 오랜 내전으로 폐허가 된 남수단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의료 봉사와 선교 활동을 하다가 48세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6일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에서 만난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이 신부가 뿌린 씨앗이 이제 우리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고 했다. 이 신부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영화 ‘울지마 톤즈’(2010년)를 연출했던 구 이사장은 이후 이태석재단 이사장을 맡아 세계 곳곳에 ‘이태석 정신’을 알리고 있다.

―이 신부가 뿌린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다고요.

“최근 고려대가 ‘이태석 리더십 센터’(센터장 전민형)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이태석 리더십을 정규 교양과목으로 채택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가 이태석재단에 NGO(비정부기구) 특별협의지위를 부여했지요. 다음 달에는 남수단에서 의대에 다니는 학생 10여 명이 원광대 의대에서 1년간 실습을 받기 위해 옵니다. 모두 이 신부가 톤즈에 세운 돈보스코 학교 출신이지요. 이 밖에도 곳곳에서 이태석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 강좌를 열고 있어요.”

―‘이태석 리더십’이란 말은 좀 생소합니다.

“이 신부가 톤즈에서 보여준 모습을 개별 신부의 헌신 차원을 넘어, 현대사회가 바라는 공동체를 위한 공공 리더십으로 재해석한 거죠. 우리를 포함해 세계가 제대로 된 리더가 없어 힘들지 않습니까? 고려대 ‘이태석 리더십 센터’의 설립 취지가 이 신부가 보여준 사랑, 공감, 실천, 신뢰, 행복의 덕성을 기초로 한 섬김의 리더십을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공적 리더십으로 재해석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니까요.”

―교황청에서 이 신부 이야기를 담은 영화 ‘부활’을 상영한 것도 같은 취지라고 하더군요.

“2024년 10월 세계주교대의원회의(Synod·시노드) 기간에 바티칸 시노드홀 2층에서 영화 ‘부활’을 상영했어요. ‘울지마 톤즈’ 후속작인데, 이 신부의 사랑으로 자란 제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당시 따로 영화를 먼저 본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사제의 모범을 따라 그의 귀중한 영적 유산이 신앙의 길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과 지원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시노드 참가자들이 모두 추기경, 주교 등 세계 가톨릭의 고위 인사들이거든요.”

―교황청에서는 ‘울지마 톤즈’보다 ‘부활’이 더 평이 좋았다고요.

“‘울지마 톤즈’는 한 신부의 사랑과 헌신 이야기예요. 반면 ‘부활’은 이 신부가 뿌린 씨앗이 점차 퍼져 세상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 내용이지요. 그리스도의 정신을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교황청 입장에선 ‘부활’ 쪽에 더 호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종일에 맞춰 남수단 정부에서도 방한한다고 들었습니다.


“재단 차원에서 17일에 이 신부 선종 16주기와 유엔 NGO 특별협의지위 부여를 기념해 작은 음악회를 엽니다. 여기에 조세핀 라구 남수단 부통령, 보건부 장관, 고등교육부 장관 등 정부 인사 10여 명이 참석해요. 물론 우리 기업 등과 경제 협력 및 지원 등의 논의를 겸해서 오는 건데, 양국 대사관이 아직 설치되지 않아 재단이 그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신부가 뿌린 씨앗이 톤즈를 넘어 국가 간의 협력과 지원에까지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죠.”

#이태석 요한 신부#남수단#톤즈#의료 봉사#선교 활동#이태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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