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육아휴직자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며 소외됐던 미혼 직원들을 위해 ‘기업 전용 소개팅 앱’을 복지 제도로 도입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주요 대기업들이 심각한 인력난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혼 직원을 대상으로 한 ‘기업 전용 소개팅 앱’을 복지 제도로 전격 도입했다. 이는 연애 지원을 통해 직원의 정착률을 높이고 퇴사를 방지하려는 파격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UFJ은행(MUFG) 등 1500여 개 주요 기업 및 기관은 미혼 직원 전용 매칭 서비스인 ‘아일 고엔(Aill goen)’을 공식 복지 프로그램으로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이 소개팅 주선에 직접 뛰어든 배경에는 미혼 직원들의 누적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기업 복지는 육아나 간병 휴직자 위주로 설계됐다.
때문에 그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느라 야간 근무를 전담해온 미혼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복지 혜택에서 소외돼왔다.
실제로 신용카드사 오리엔트코퍼레이션(오리코)은 전체 직원의 40%가 넘는 미혼 인력을 위해 지난해 4월 해당 앱을 도입했다.
가야노 유이치로 오리코 부장은 “미혼 직원들은 동료의 육아 공백을 대신해 밤 9시까지 야근하는 등 큰 부담을 안아왔다”며 “겉으로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에게도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리코에서는 도입 후 176명이 앱을 이용해 17명이 실제 교제를 시작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이토트러스트건설 역시 비슷한 취지로 해당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동료의 휴직으로 인한 업무 부담을 짊어진 직원에게 최대 3만 엔(약 28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동시에 소개팅 앱 이용권도 함께 제공한다.
특히 미혼 직원 3000여 명 중 60%가 앱을 통한 만남에 거부감이 없는 20~30대라는 점이 도입 속도를 높였다.
일본 사회에서 데이팅 앱은 이미 결혼의 핵심 경로로 안착했다. 최근 1년 내 결혼한 부부 30.4%가 매칭 앱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기업들은 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소개팅 복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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