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아닌 경질’ 기시다에 日 자민당도 불만…야당선 “국회 우롱”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25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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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와 접점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는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郞) 경제재정·재생상이 전격 사임한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내부 불만이 당 밖으로 표출됐다.

아사히신문은 25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자민당과의 관계를 둘러싼 문제는 각료직 사퇴로 발전했다”며 “사실상의 경질이지만 사태를 진정시키려면 멀고 정권 운영의 불안정성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4일 오후 참의원 예산위원회의 집중 심의에서, 야마기와를 경질할 것인가를 묻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부정했으나 이러한 부인 3시간만에 사태는 급반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기로 한 자민당 임원회에 “급한 공무”를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야마기와가 참석할 예정이던 오후 경제재정자문회의도 연기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아사히에 따르면 당일 아침만 해도 총리 주변에서도 “쉽게 바꿀 수는 없잖나”라며 경제재생상의 사퇴로 발전할 것 같은 긴장감은 없었다고 한다.

야마기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대책 외에도 기시다 총리가 이달 말까지 정리하도록 지시한 종합경제대책의 주무 장관이란 점도 경질 가능성을 낮게 볼 수밖에 없었다.

24일 예산위 집중심의가 끝나면 기시다 총리가 꼭 참석할 필요는 없는 상임위원회로 심의의 장이 옮겨지기 때문에 ‘추궁의 고비’는 일단 빠져나갈 타이밍이기도 했다고 아사히가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경질설을 부인했지만 당일 저녁 야마기와가 자민당 국회대책 관계자와 파벌 관계자에게 사임 의향을 전했고, 지역구 관계자에게도 “그만두겠다”라고 전화가 있었다고 한다.

야마기와 전 재생상을 계속 감싸온 기시다 총리는 야마기와의 사임 표명 후에 기자단의 취재를 받았지만 “야마기와가 국회 심의의 관계로 스스로 사직을 신청했고, 나도 양해했다”는 발언만 9차례 반복했다.

총리 주변에서는 통일교 접점 논란과 관련한 야마기와의 답변에 기시다 총리가 내심 불만을 표시했고, 지난 주말 호주로 출국할 때부터 이미 마음을 굳혔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그럼에도 자민당 내에서는 급전직하 사임극에 “늦었다”라고 정권의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질질 끌어서 데미지가 더 커졌다”고 지적했고, 다른 중진의원은 “총리의 지도력이 보이지 않는다. 지지율 하락에 초조해 허둥댈 뿐”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고 아사히가 보도했다.

야당에서도 기시다 총리의 경질 아닌 경질을 비판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야마기와를 예산위에 계속 출석시킨 기시다 총리의 태도를 두고 “국회 경시”라고 문제 삼고 있다.

아즈미 준(安住淳)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처음부터 그만두었다면 다른 질문도 할 수 있었다. 바보 취급을 당한 느낌이다”라고 비판했고,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공산당 서기국장은 “예산위가 끝날 때까지 도망치려는 자세는 국민과 국회를 우롱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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