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미군 감축에 따른 공백 대부분 메워…국방비 3.5% 예외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5일 20시 50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연신 비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8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집단방위 원칙 유지’에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여파로 유럽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되자 기류 변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토는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이 투입하기로 했던 전력 감축한 부분을 대부분 보충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나토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유럽이 자강론을 펴며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7일 나토 정상회의서 트럼프 ‘집단방위 원칙’ 인정할 듯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나토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초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등 나토 정상들은 ‘유럽 또는 북미에서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나토의 상호방위 조항 제5조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선언문 초안은 ‘우리는 조약 제5조에 따른 집단방위와 대서양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앙카라에 모였다’고 명시했다. 이 초안은 미국을 포함한 나토 32개 회원국 대사들의 승인을 이미 받았고,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최종 승인을 거쳐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을 둘러싸고 유럽 정상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나토 집단방위 원칙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토 탈퇴 가능성도 거론했다. 하지만 이번 공동선언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도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을 지지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나토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군사 자금 지원 방안도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선언문 초안에는 올해 우크라이나에 총 700억 유로(약 120조 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고, 내년에도 최소한 같은 수준의 지원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 견제와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또 선언문에는 “나토 회원국들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완전히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지지 메시지로 풀이된다.

● “나토 국가들, 국방비 GDP 3.5% 수준으로 늘리는 중”

조니 스트링어 나토 유럽 연합군 부사령관은 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유럽 내 미군 병력 조정에 따른 공백을 메우는 데 확실히 동참했다”며 “더 강한 나토 안에서 더 강한 유럽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영국 왕립공군(RAF)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스트링어 부사령관은 유럽이 미군 자산 축소에 따른 동등한 규모의 병력을 제공할 수 없다면 다른 자산을 활용에 그에 걸맞은 효과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내 부담 분담은 군사 논리에 기반해 합리적이고 비례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나토가 미국에 기대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또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방위비를 충분히 부담하지 않는 국가를 미국이 자동 방어하지 않을 것이며, 유럽 주둔 미군을 대폭 감축할 수 있다고도 경고해 왔다. 특히 약 3만5000명 규모의 주독일 미군을 재배치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 유럽 주둔 미군 문제에 대해 앞으로 6개월간 검토를 거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링거 부사령관이 유럽 자강론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그는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자국 정부가 국방비 증액 의지가 없다며 사임한 것에 대해 “(나토의) 모든 국가, 32개국 모두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3.5% 수준으로 국방비를 늘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이 목표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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