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 재건축 논의 봉인 풀린다? 기시다 내각·자민당내 분위기 고조”

  • 뉴시스
  • 입력 2022년 8월 25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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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11년 만에 원전 증설 방침을 표명한 가운데, 정부·여당 내에서도 원전을 새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기존 원전 재가동을 추진할 방침을 제시하면서 신증설이나 재건축에 대해서는 논의를 ‘봉인’해왔으나, 전력 부족이나 탈탄소라는 과제에 직면하는 가운데 검토를 시사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자민당내 원전추진파가 만든 의원연맹은 이달 4일 국회에서 긴급의총을 열었다. 당시 약 30명의 의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전 정무조사회장은 “정부가 시작한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실행회의에서도 재건축 실현을 위한 경로의 구체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X 실행회의는 기시다 총리가 지구온난화 대책을 위해 발족시킨 것으로, 동일본 대지진과 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후의 탈원전 흐름을 반전시켜 원자력에너지를 다시 적극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탈탄소 사회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GX 실행회의는 지난 7월27일 기시다 총리 관저에서 첫 회의가 열렸다. 기시다 총리는 “원전의 재가동과 그 다음 전개책 등 구체적인 방책에 대해서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항목을 명확하게 나타내 주었으면 한다”고 지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개책’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의원연맹은 원전 재건축도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7월29일 지식인 회의에서 차세대형 원자로 도입을 위한 로드맵 안을 제시했다.

혁신경수로, 소형경수로(소형 모듈원전·SMR), 소듐냉각고속로(SFR) 등 복수의 기술을 비교한 후, “기존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어, 각국이 건설을 진행시키고 있는 혁신 경수로의 개발을 최우선으로 임한다”고 했다.

2030년대에는 상용로 운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일본 원전업체도 참가해 미국에서 개발이 진행되는 SMR이나 고속로는 2040년대에 실증로의 운전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혁신로에 대해 “향후 재건축을 실시하는 것을 상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정부로서는 장래를 내다보고 혁신로에 관한 연구 개발이나 인재 육성을 추진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자세도 보였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원전 운전기간은 원칙적으로 40년이며 최장 20년 연장이 가능하다. 지금은 건설주인 원전을 포함해 36기가 있지만 머지않아 제로가 된다. 그 앞전에 원전에 의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 운전 기간의 완화나 재건축 논의는 피할 수 없다.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여론은 엄격해 정부는 원전 재건축 논의를 피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위기로 에너지 안보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전력 공급과 탈탄소 대응도 동시에 요구받게 됐다.

그러한 상황의 변화를 파악해 정부 관계자는 “원자력 없는 GX는 있을 수 없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당 내에도 신중론이 뿌리 깊어 원전추진파의 뜻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아사히 신문이 전했다.

앞서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가동 중이던 원전 54기에 대해 전면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다.

사고 후 현재 규제위원회 심사를 거쳐 현지 지방자치단체 수장이 재가동에 동의한 원자로는 14기다. 이 가운데 안전 심사 등을 거쳐 가동 승인이 떨어진 원전은 10기에 그친다.

10기는 일단 재가동 하긴 했으나 이 가운데서도 정기 검사 등으로 일부 원전이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실제로 가동 중인 원전은 6기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난방 수요가 높은 겨울을 앞두고 가동 원전을 9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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