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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英, 공무원 3년간 20% 줄인다… “고물가에 정부가 모범돼야”

입력 2022-08-09 03:00업데이트 2022-08-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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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6년전 수준으로 구조조정
年 5조5200억원 비용 절감 기대”
유력 총리후보도 “감축방침 지지”
“공공서비스 질 하락 우려” 지적도
한국 정부가 최근 국가 재정부담을 줄이려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을 밝힌 가운데 영국 정부는 공무원 수를 약 20% 감축하는 대대적인 공무원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고물가 속에 정부가 효율적인 조직 운영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공무원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국경수비대나 교도소 직원 등 필수 인력이 줄어 공공 서비스의 질이 하락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고물가에 정부가 효율 운영 모범 돼야”
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3년에 걸쳐 공무원 9만1000명을 줄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공무원 수를 최저점이던 2016년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35억 파운드(약 5조5200억 원)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공식적으론 “감축 인원을 정확히 밝히긴 이르다”면서도 “국민들이 고물가에 직면해 있는 만큼 공공 영역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돼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공무원을 신규 채용으로 대체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공 서비스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FT에 “공무원 9만1000명 감축안은 국세청, 세관, 국경수비대, 교도소 직원의 심각한 감축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무원 구조조정에도 당분간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해고하는 공무원에게 지급될 퇴직수당 등으로 10억 파운드(약 1조5800억 원)가 필요하다는 당국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구조조정 재원이 20억 파운드(약 3조1600억 원)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 유력 총리 후보도 “공무원 감축 지지”
영국 정부는 그동안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무원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지만 내부 반발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FT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4만9000명 규모의 공무원 감축을 계획했다.

공무원 감축 계획이 진척되지 않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올 5월 ‘공무원 20%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감축 규모를 2배가량으로 올린 것이다. 이에 재무부는 퇴직금 재원 마련의 어려움과 공공서비스 질의 하락 우려 등을 고려해 난색을 보였다. 여기에 존슨 총리도 지난달 사퇴 의사를 밝혀 정책의 동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유력한 총리 후보로 떠오른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이 “정부 지출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다”며 존슨 총리의 공무원 감축 방침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음 달 최종 총리 선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공무원 감축안에 찬성한 것이다. 다만 존슨 총리가 내세운 감축 폭인 20%보다는 소폭 줄어든 9만1000명이 감축될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찰관 2만 명 신규 채용 등으로 공무원이 지나치게 불어나자 공공부문에 메스를 들이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국제 통상 및 무역 협상 인력도 갑자기 늘었다. 이로 인해 정부 재정 부담도 상당해져 재무부를 중심으로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15년 85.8%에서 지난해 102.8%로 급등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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