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함락 위기’ 우크라, 서방에 “무기지원 속도 내달라”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6월 13일 17시 20분


우크라군 “러軍에 밀려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중심지서 퇴각”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에서 포격에 부서진 차량이 길 위에 방치돼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에서 포격에 부서진 차량이 길 위에 방치돼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10일 차인 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거센 공세로 우크라이나 동부가 함락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서방에 신속한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전날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무기 지원이 지연되는 데 따른 비용은 우크라이나인의 핏값이다. 우리는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방이 약속한 무기가 신속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온다고는 하는데 조만간이라거나 1주일 내, 아니면 2주일 내라고 하는 식”이라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세계가 잘 모르고 있거나, 또는 이해하더라도 피곤한 것이다. 그냥 소수의 우크라이나인이 숨지고 있다는 데 만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새로운 무기 체계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에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우리에게 도구를 주면 과업을 완수할 것”이라며 “우리 병사들은 서방의 포병 체계를 단 2주 만에 숙지했다. 한 달 안에 무기 체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으로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서방 동맹의 균열 조짐에 대해서는 “전쟁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동맹들이 인권과 자유를 지키기보다 그에 대해 말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 내 한 공장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 내 한 공장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레즈니코우 장관은 2020~2021년 우크라이나 부총리로서 돈바스 내전과 관련해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벌인 경험을 토대로 “러시아는 평화 협정을 영구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휴전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젠가 우크라이나도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부터의 안전보장 등 유럽의 새로운 안보 구조를 위해 협상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국민은 그렇게 많은 국민의 피를 흘리게 한 정권에 영토를 양보하는 방안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리가 항복문서에 서명하도록 혼란과 공황, 두려움을 조성하려고 한다”며 “그런 시도는 먹히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생각은 티끌만큼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는 하루 100~200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사망하는 등 전투가 격렬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물량공세 속에 사상자 급증과 함께 탄약과 장비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페이스북을 통해 “돈바스의 전략적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던 우크라이나군이 시내 중심가에서 밀려났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를 함락시키면 러시아군은 사실상 루한스크주 전역을 수중에 넣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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