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태평양 솔로몬에 군함파견 협정”… 놀란 美, ‘아시아 차르’ 급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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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최전선 된 인구 70만 솔로몬제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8일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필리핀 선박 및 항공기를 공격하면 미군이 자동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8일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필리핀 선박 및 항공기를 공격하면 미군이 자동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인구 70만 명의 남태평양 소국 솔로몬 제도가 미중 갈등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했다. 중국이 19일 솔로몬 제도와 안보협정을 체결했다고 전격 발표하자 미국 역시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사진)을 이번 주 안에 솔로몬 제도로 급파하기로 했다.

특히 AFP통신 등 외신은 안보협정 초안에 중국 함정을 솔로몬 제도에 파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군사거점 괌과는 약 3000km, 호주와는 약 2000km 떨어진 이곳에 인민해방군을 파견할 합법적 통로를 마련함에 따라 남태평양의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 또한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이곳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군함을 상시 파견해 미국 호주 영국 3국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 호주 일본 인도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에 정면으로 맞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 中-솔로몬 제도 안보협정 전격 타결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제레마이아 마넬레 솔로몬 제도 외교장관이 양국 정부를 대표해 최근 안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양국의 전면적인 협력을 위한 중요한 요소를 갖췄다”고 밝혔다. 서명 시점 및 협정 전문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협정은 두 주권국 간의 정상적인 협력”이라며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두 나라가 안보협정 초안을 공개한 후 격렬히 반발해 온 미국과 호주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솔로몬 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미국과 협력했다.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중국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질적 경제난 등으로 반정부 시위대가 총리관저를 파괴하는 등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중국에 손을 벌렸다. 중국 또한 당시 폭도들이 차이나타운을 습격해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았다는 점을 군대 파견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앞서 NSC는 18일 “캠벨 조정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주 솔로몬 제도,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우리의 제안과 역내 다른 큰 국가(중국)의 제안을 비교하는 일은 솔로몬 제도에 맡기겠다”며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때 솔로몬 제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선임행정관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중국이 솔로몬 제도를 중심으로 남태평양에 교두보를 확보하면 미군의 군수품 공급 등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더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솔로몬 제도와 마찬가지로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이웃 키리바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키리바시는 미국의 또 다른 군사거점 하와이에서 약 3000km 떨어져 있다.
○ 美-필리핀 국방장관 “남중국해 협력”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8일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미 국방부는 두 사람이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에 남중국해의 필리핀 군함 및 공공 선박, 항공기도 포함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J-20’을 투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필리핀 선박 및 항공기를 공격하면 미군이 자동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미 CNN은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외국 군용기를 J-20으로 격추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솔로몬제도#미중 갈등#남중국해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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