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 주택가에 미사일 투하…“밤새 어린이 포함 35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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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26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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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우크라이나 키예프 주택가의 한 건물.
손상된 우크라이나 키예프 주택가의 한 건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장악 지역, 25일 오후 1시 기준 <출처=미 전쟁연구소>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장악 지역, 25일 오후 1시 기준 <출처=미 전쟁연구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한복판에 미사일을 날리며 공세를 거듭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키예프 도심 남서쪽에 미사일 2발이 투하됐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중 하나는 이날 주택가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한 발은 줄랴니 국제공항 인근에 떨어졌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있었다.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해당 공격으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헤라셴코 고문은 민간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러시아측 주장은 거짓이라며 “적어도 40여개의 (민간 시설이) 공격 당했고, 지금도 러시아 군이 민간 시설을 포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무부는 키예프 시내 아파트가 공격을 당해 건물 외벽과 창문 일부분이 형체 없이 파괴된 모습을 공개했다.

밤사이 발생한 교전으로 민간인 부상자도 속출했다. 로이터는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의 발언을 인용, 이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지난 밤 어린이 2명을 포함한 3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집계에 군 부상자가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클리치코 시장은 현재 키예프에는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지 않지만 사보타주 집단이 활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날 우크라이나 군이 키예프 동부에서 러시아 군이 진입하는 것을 막았으며, 러시아군이 우회로를 따라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키예프에 남아 있는 주민들도 군인들을 도와 도시를 지킬 준비를 하고 있다. 현지 TV 방송에서는 화염병을 제조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국회 의원들 또한 전투 준비를 위해 총을 들고 사격하는 법을 배웠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26일 기준 최소 198명의 자국민이 숨지고 어린이 33명을 포함한 1115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집계 역시 민간인만을 포함한 숫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 양상이 뚜렷한데도 러시아측은 민간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이고르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투 내에 있는 821개 군사기반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군 비행장 14곳과 지휘소 및 통신시설 19곳, S-300과 오사 대공미사일 시스템 24개, 레이더 기지 48곳이 포함된다.

이 밖에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7대와 헬기 7대, 무인기 9대도 격추했으며 탱크 등 장갑차 87대와 방사포 28대, 특수 군 차량 118대를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군 사망자 수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발표 기준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는 개국 이후 무력 충돌에서 이렇게 많은 사상자를 낸 적이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측 피해를 부각했다.

◇러, ‘크림반도 관문’ 남동부 멜리토폴 점령 주장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멜리토폴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야간에 공중 및 함정 순항미사일을 사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멜리토폴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지야주에 있는 도시로, 아조프해에서 50km 떨어져 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전에는 ‘크림반도의 관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인구 규모는 약 15만명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로, 1941년 독일에 점령됐다가 1943년 소련에 탈환된 바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군이 수백 개의 군사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군용기 여러 대와 탱크 수십 대, 장갑차와 포병차량 수십 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는 “아조프해 정착촌 지역 상륙작전 후 러시아 부대가 행진해 ‘저항 없이’ 진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측의 멜리토폴 점령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정부차관은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러시아 군이 멜리토폴을 점령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첫 날 목표와 멜리토폴까지 모두 가져갔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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