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대표처’ 허용 리투아니아에 보복…“외교 관계 격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1일 2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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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부가 공개한 사진에 에릭 황(오른쪽 세 번째)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가 18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개설한 대만대표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중국은 주권과 영토 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추후 발생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투아니아에 있다고 경고했다. 2021.11.19.[빌뉴스=AP/뉴시스]
대만 외교부가 공개한 사진에 에릭 황(오른쪽 세 번째)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가 18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개설한 대만대표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중국은 주권과 영토 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추후 발생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투아니아에 있다고 경고했다. 2021.11.19.[빌뉴스=AP/뉴시스]
중국이 대만 대사관 격인 ‘대만 대표처’ 설치를 허용한 발트해 연안 국가 리투아니아에 대해 보복 조치로 외교관계를 격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리투아니아는 중국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대만 대표부 설치를 허용했다”면서 “이는 양국의 수교 약속을 어긴 것이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해치는 난폭한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국의 외교관계를 현행 대사급에서 대사대리급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앞서 18일 대만 외교부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주 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가 공식 개관했다고 밝혔다. 유럽에 대만 외교공관이 설치된 것은 18년 만이다. 특히 대표처 명칭에 ‘타이베이(Taipei)’가 아닌 ‘대만(Taiwan)’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과 수교한 나라들은 중국을 의식해 대만 외교 공관 명칭을 국가를 의미하는 ‘대만’ 대신 도시 이름인 ‘타이베이’를 사용해 왔다.

7월 리투아니아 정부가 ‘대만 대표처’ 개설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중국은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 대사를 소환했고 중국에 주재하는 리투아니아 대사를 추방하는 등 외교적 압박을 가해왔다. 또 리투아니아로 향하는 직통 화물열차 운영을 중단시키는 등의 조치도 취했다.

중국 외교부는 “리투아니아가 국제적으로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이번 일로 발생하는 모든 결과에 대해 리투아니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대만을 향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독립 세력이 아무리 사실을 왜곡해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나라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며 “외세의 도움으로 지위를 강화하고 정치적 농간을 부리는 것은 결국 죽음의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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