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조진웅 은퇴에 여야 갈렸다…“언제까지 책임” vs “좌파 범죄카르텔 인증”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7일 18시 39분


배우 조진웅.
배우 조진웅.
배우 조진웅 씨가 과거 소년범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권에서는 소년 시절 이미 처벌을 받았음에도 현재 다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조 씨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반면 야권은 “피해자들은 평생 고통”이라며 조 씨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송경용 신부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을 공유하며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어디까지, 어떻게,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고민이 깊어진다”라고 적었다.

송 신부는 이날 ‘조진웅 배우, 돌아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 시절을 들춰내 오늘의 시점에서 판단하면 그 아이들(이제는 다 어른)은 크게 숨을 쉬어도 안 되고, 살아있어도 안 된다”라며 “어린 시절 잘못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면서 살아간다면 오히려 응원을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 교수도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조 씨를 옹호했다. 특히 “청소년 범죄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 특징”이라며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조 씨가 은퇴를 번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그런 시도에는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조 씨를 감싸는 듯한 메시지를 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씨의 청소년기 비행 논란이 크다. 저도 깜짝 놀랐고 은퇴 선언에 더 놀랐다”며 “‘조진웅 배우’하면 떠오르는 홍범도 장군의 귀환과 몇몇의 영화, 개성파 배우이구나 라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가 숨긴 어릴 때의 과거는 그가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기억이었을까”라며 “대중들에게 이미지화된 그의 현재는 잊혀진 기억과는 추호도 함께 할 수 없는 정도인가”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만 모든 선택은 가역적”이라며 “변함없는 팬인 저는 ‘시그널2’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조 씨를 옹호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한 교수와 민주당 김 의원을 향해 “다들 제 정신인가”라며 “좌파 범죄 카르텔 인증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조 씨는 가명을 쓰고 범죄 전과를 감추며 온갖 정의로운 척 위선으로 지금의 지위를 쌓았다”며 “피해자들은 평생을 고통에 헤맨다. 가명 때문에 당시 극악했던 범죄자가 조진웅인지 모르고 지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감쌀 일인가”라며 “당신들 가족이 피해자라도 청소년의 길잡이라고 치켜세울 수 있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조 씨의 소년범 기록이 여태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면서 ‘공직자 소년기 흉악범죄 조회·공개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대통령·국회의원 등 공직자와 고위공무원의 소년기 흉악범죄 전력을 국가가 공식 검증하고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 의원은 “‘소년범 기록’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성폭력 등 흉악범죄 전력이 사각지대에 남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론을 입법으로 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조 씨를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되는 데 음주운전, 공무원 자격사칭, 폭행과 집기파손(특수공무집행방해)쯤은 문제없다는 것을 지난 6월 민주적 투표가 보여줬다“며 ”항상 투표 결과는 국민의 가장 선명한 의사표시이기에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조진웅 씨는 강간 등 혐의는 부인하고 있고 결국 폭행을 시인한 배우가 소년범 전력으로 은퇴하게 됐다“며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언제부터 배우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했냐며 진영논리를 끌어와 조진웅 씨를 ‘상대 진영의 음모’에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급기야 이 사건을 보도한 기자에 대해 인신공격까지 해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연기자에게 절대적 도덕 기준을 높게 두지 않아서 조진웅 씨 건에 특별한 생각이 없다“면서도 ”다만 국가의 영수가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상대적으로는 찝찝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