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 씨가 과거 소년범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권에서는 소년 시절 이미 처벌을 받았음에도 현재 다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조 씨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반면 야권은 “피해자들은 평생 고통”이라며 조 씨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송경용 신부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을 공유하며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어디까지, 어떻게,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고민이 깊어진다”라고 적었다.
송 신부는 이날 ‘조진웅 배우, 돌아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 시절을 들춰내 오늘의 시점에서 판단하면 그 아이들(이제는 다 어른)은 크게 숨을 쉬어도 안 되고, 살아있어도 안 된다”라며 “어린 시절 잘못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면서 살아간다면 오히려 응원을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 교수도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조 씨를 옹호했다. 특히 “청소년 범죄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 특징”이라며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조 씨가 은퇴를 번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그런 시도에는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조 씨를 감싸는 듯한 메시지를 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씨의 청소년기 비행 논란이 크다. 저도 깜짝 놀랐고 은퇴 선언에 더 놀랐다”며 “‘조진웅 배우’하면 떠오르는 홍범도 장군의 귀환과 몇몇의 영화, 개성파 배우이구나 라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가 숨긴 어릴 때의 과거는 그가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기억이었을까”라며 “대중들에게 이미지화된 그의 현재는 잊혀진 기억과는 추호도 함께 할 수 없는 정도인가”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만 모든 선택은 가역적”이라며 “변함없는 팬인 저는 ‘시그널2’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조 씨를 옹호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한 교수와 민주당 김 의원을 향해 “다들 제 정신인가”라며 “좌파 범죄 카르텔 인증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조 씨는 가명을 쓰고 범죄 전과를 감추며 온갖 정의로운 척 위선으로 지금의 지위를 쌓았다”며 “피해자들은 평생을 고통에 헤맨다. 가명 때문에 당시 극악했던 범죄자가 조진웅인지 모르고 지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감쌀 일인가”라며 “당신들 가족이 피해자라도 청소년의 길잡이라고 치켜세울 수 있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조 씨의 소년범 기록이 여태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면서 ‘공직자 소년기 흉악범죄 조회·공개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대통령·국회의원 등 공직자와 고위공무원의 소년기 흉악범죄 전력을 국가가 공식 검증하고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 의원은 “‘소년범 기록’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성폭력 등 흉악범죄 전력이 사각지대에 남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론을 입법으로 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조 씨를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되는 데 음주운전, 공무원 자격사칭, 폭행과 집기파손(특수공무집행방해)쯤은 문제없다는 것을 지난 6월 민주적 투표가 보여줬다“며 ”항상 투표 결과는 국민의 가장 선명한 의사표시이기에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조진웅 씨는 강간 등 혐의는 부인하고 있고 결국 폭행을 시인한 배우가 소년범 전력으로 은퇴하게 됐다“며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언제부터 배우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했냐며 진영논리를 끌어와 조진웅 씨를 ‘상대 진영의 음모’에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급기야 이 사건을 보도한 기자에 대해 인신공격까지 해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연기자에게 절대적 도덕 기준을 높게 두지 않아서 조진웅 씨 건에 특별한 생각이 없다“면서도 ”다만 국가의 영수가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상대적으로는 찝찝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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