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체조영웅’, 자국서 결혼식 못올리는 이유는?

임보미기자 입력 2021-08-05 15:24수정 2021-08-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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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체조 최초 금메달리스트가 돼 귀국한 아르템 돌고피아트(오른쪽)가 약혼녀와 함께 공항 환영 인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체조에 최초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아르템 돌고피아트(24)가 귀국한 3일 벤 구리온 국제공항에는 그를 환영하는 인파가 몰렸다. 공항에는 이스라엘 국기가 휘날렸고 샴페인이 터졌다. 이스라엘 전통 유대교의 양뿔나팔까지 등장했다.

‘국민영웅’이 된 그는 금메달을 손에 들고 약혼녀 마리아 셰코비카스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정작 돌고피아트는 이스라엘의 결혼법상 정통 ‘유대인’으로 인정받지 못해 자국 땅에서 약혼녀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이민 가정 출신인 돌고피아트는 유대인 할아버지를 둬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었지만 어머니는 유대인이 아니다. 유대인 종교법인 ‘할라차’는 모계가 유대인이어야 유대인으로 인정한다. 종교인이 주제하지 않는 민간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 결혼법상 그처럼 유대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자나 무신론자 혹은 서로 다른 종교를 갖은 자는 결혼식을 이스라엘 밖에서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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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피아트의 어머니 안젤라 빌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들의 훈련 일정상 그게 불가능하다며 “나는 손자를 보고싶다”고 결혼법 개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영웅이 정작 자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없다는 소식에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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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이르 라피드 외교장관은 예루살렘 포스트에 “나라를 대표해 금메달을 딴 사람이 이스라엘 땅에서 결혼을 못한다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개혁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통을 강조하는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의 야례 데리 의원은 “올림픽 메달이 그를 유대인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이 나라에서 결혼은 73년간 유대교법에 따라 이뤄졌다”고 맞섰다. 다만 돌고피아트에게 금메달 축하 전화를 했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결혼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언론 질의에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결혼법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는 커플들은 인근 사이프러스에서 결혼을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펜데믹 기간 해외여행이 제한되자 이스라엘인들이 지난해부터 온라인 혼인을 운영한 미국의 유타카운티 홈페이지에서 줌으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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