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에 운동화 신은 월가 ‘금융맨’들… 팬데믹이 불러온 캐주얼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일 1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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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앞 월스트리트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앞 월스트리트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고급 양복과 넥타이, 하이힐 구두로 상징되던 미국 뉴욕 월가 ‘금융맨’들의 패션이 편한 캐주얼 복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이런 변화를 몰고 온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NY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 대형 금융회사 직원들은 1년이 넘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에 복귀하면서 더는 예전의 격식 있는 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집에서 근무하는 동안 편한 반바지와 트레이닝복을 주로 입었다. 영상 회의를 할 때도 위엔 셔츠를 입더라도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아래는 추리닝바지를 착용했다. 직원들이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자 각 회사 경영진은 팬데믹에 지친 직원들의 드레스코드(복장 규정)를 조금씩 완화해주는 분위기다.

이런 바람을 타고 요즘 월가에서는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복장 스타일이 자주 눈에 띈다. 직원들이 넥타이를 안 매는 것은 기본이고 폴로셔츠나 면바지, 심지어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 신발은 딱딱한 구두나 하이힐 대신 운동화나 단화로 편하게 신고,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과 확 달라진 분위기 때문에 어느 직원이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면 동료들이 “오늘 이직 인터뷰라도 잡혀 있나”라고 놀린다고 한다.

NYT는 “은행은 로펌과 함께 직원들의 격식 있는 복장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처럼 여겨졌다”면서 “이번 현상은 금융업 문화의 큰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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