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결백 주장했는데…사형 뒤 ‘무죄 증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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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24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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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로 4년 전 사형이 집행된 레딜 리. CNN 방송화면 갈무리
살인 혐의로 4년 전 사형이 집행된 레딜 리. CNN 방송화면 갈무리
4년 전 살인 혐의로 사형당한 남성의 무죄 증거가 뒤늦게 발견돼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22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복수의 현지 언론은 지난 2017년 사형이 집행된 레딜 리(사망 당시 51세)의 유죄 판결 사건과 관련해 무죄 증거가 새롭게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나무 곤봉 손잡이에서는 리가 아닌 다른 남성의 DNA가 발견됐다. 리의 유족 측 변호인단은 나무 곤봉과 이 곤봉을 감싸고 있던 피 묻은 셔츠에서 동일한 DNA가 나왔다고 밝혔다. 해당 DNA의 주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됐던 머리카락 6가닥의 DNA 재검사를 의뢰한 결과 5가닥은 리의 것일 가능성이 배제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사형이 집행되기 전에 이 결과가 나왔더라면 리는 지금 살아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인 혐의로 4년 전 사형이 집행된 레딜 리. CNN 방송화면 갈무리
살인 혐의로 4년 전 사형이 집행된 레딜 리. CNN 방송화면 갈무리

리는 1993년 이웃 여성 데브라 리즈(당시 26세)를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리를 봤다는 이웃 주민들의 목격담이 결정적 증거였다. 리는 사형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2017년 4월 20일 사형이 집행됐다.

리의 사형집행과 관련해 당시 아칸소주가 사형집행용 약물(미다졸람)의 사용 기한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집행을 서둘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아칸소주는 리를 시작으로 약 열흘간 8명을 연이어 사형시켰다. 당시 리 측 변호인단은 증거품에 대한 DNA 검사를 요구하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형 집행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리의 사형 집행 연기 요청을 거부한 허버트 라이트 판사는 “지금 다시 판결을 내리더라도 내 결정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며 “약물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내 앞에 놓인 증거를 바탕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 그것은 법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칸소주 법무장관 레슬리 루트리지도 “당시 리가 피해자인 리스의 자택에 들어갔다가 20분 뒤 나오는 것을 본 목격자가 있었다”면서 “리의 사형은 합법적으로 집행됐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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