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도난 사건을 보도하던 미국의 한 방송 기자가 현장을 지나던 용의자를 검거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CBS 인사이드 에디션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13개월 된 강아지 ‘티투스’가 괴한에게 납치됐다. 용의자는 주차된 차량을 훼손하고 안에 있던 강아지를 훔쳐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 지역방송 ‘7 뉴스’의 기자 줄리아나 매자는 9일 케임브리지의 한 주차장에서 반려견 실종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남성이 사라진 반려견과 비슷하게 생긴 독일 쇼트헤어 포인터 종 강아지를 데리고 줄리아나 앞을 지나갔다. 경찰이 트위터에 공개한 용의자와 남성이 닮았다는 걸 눈치챈 줄리아나는 인터뷰를 가장해 남성에게 접근했다.
그는 남자에게 강아지를 쓰다듬어도 되는지 물어보며 자연스럽게 목줄에 달린 이름표를 확인했다. 예상대로 이름표엔 ‘티투스’라고 적혀 있었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자 줄리아나는 카메라맨에게 녹화하라는 신호를 보낸 뒤 남자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줄리아나는 ‘당신의 개가 아니지 않냐’, ‘왜 이름표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으며 남성을 압박했다. 당황한 남성은 “주차된 차 안에서 개가 짖고 있기에 함께 산책한 것뿐”이라며 “전화하려고 했는데 휴대폰이 고장 났다”고 횡설수설 답했다.
줄리아나의 신고를 받고 2분 만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남성을 체포했다. 29세의 카일 개리피로 밝혀진 이 남성은 자동차에 무단 침입해 강아지를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강아지는 주인과 재회했다. 주인 그레그 시치크비치는 반려견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취재진이 사건 현장을 직접 방문한 덕분에 강아지를 찾을 수 있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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