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당시 내부 기밀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30 ⓒ 뉴스1
삼성전자 내부 기밀 자료를 빼돌려 미국 특허침해 소송에 활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지식재산권)센터장(부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11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안 전 부사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에 대해 “삼성전자와의 특허권 협상 내지는 소송을 계획한 뒤 직원으로부터 영업비밀을 취득 후 사용했다”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거액의 특허침해 소송을 당할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별 기업에 피해뿐만 아니라 건전한 거래 질서에 악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안 전 부사장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전자에서 IP센터장으로 일하며 지식재산권 업무를 총괄하다 퇴직한 뒤 특허관리기업(NPE) 시너지IP를 설립했다. 이후 안 전 부사장은 미국의 음향기기 업체 스테이턴 테키야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이들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 S20’ 시리즈와 갤럭시 버즈 등에 적용된 오디오 녹음 장치 등이 테키야의 특허 10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텍사스주 동부법원에 소송을 냈다.
검찰 조사 결과 안 전 부사장은 전 IP센터 직원 이모 씨로부터 받은 삼성전자의 내부 특허 분석 자료를 해당 소송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2024년 5월 미 법원은 자료 취득 경위를 문제 삼으며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repugnant) 행위”라고 기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 측이 빼돌린 삼성전자 내부 특허 분석 자료에 대해 “삼성전자 IP센터 및 법무팀의 여러 직원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만든 정보”라며 “상대방 측에서 취득했을 경우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정보란 점에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에게는 징역 3년과 5억3612만 원의 추징금이 선고됐다. 이 전 그룹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특허 매각 협상 중이던 일본 후지필름 측에 내부 협상 정보를 제공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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