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수로 이탈… 인명피해 없어
“복구작업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25일 통행 재개될수도”
23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폭 59m, 길이 400m, 22만 t 크기의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멈춰 수많은 선박의 운행이 마비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3일 오전 7시 40분경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강풍으로 좌초돼 운하 양쪽을 막았다. 2018년 건조된 이 선박은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가던 중이었다.
2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멈춰 서 운하를 가로막는 바람에 다른 선박들의 운항에 줄줄이 차질이 빚어졌다. 수에즈 운하는 폭이 205m로 대형 선박이 좌초될 경우 통행이 막히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버기븐호의 좌초로 인해 운하 양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선박 100여 척이 멈춰 선 상태라고 보도했다. 에버기븐호 용선사인 대만업체 에버그린은 “강풍 탓에 선체가 수로에서 이탈했고 둑에 부딪치면서 방향이 틀어졌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 피해나 해상 오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구에 시일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글로벌 원유 및 가스 공급 일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이틀 정도로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사고가 빨리 수습되지 않으면 글로벌 교역에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당초 수에즈운하관리당국(SCA)은 복구 시점을 사고 당일로 잡았으나 당일 복구엔 실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복구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25일 선박 통행이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운하로 길이가 190km에 달한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통로로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10∼12%를 담당한다. 지난해 약 1만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의 선박이 이 운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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