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트럼프 탄핵’카드, 퇴임후까지 압박하는 정치적 포석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01-11 03:00수정 2021-01-1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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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하원서 탄핵소추안 발의” 미국 민주당이 ‘반란 선동’ 혐의로 11일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가까운 시일 안에 표결에 부칠 뜻을 밝혔다. 다만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는 11일 기준으로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10일도 남지 않아 임기 내 탄핵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탄핵이 가결되는 하원과 달리 상원은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전체 100석인 상원은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50석씩 나눠 갖고 있어 공화당 의원 최소 17명이 탄핵을 지지해야 한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날인 19일까지 상원을 재소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팻 투미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이 “트럼프는 탄핵당할 만한 범죄를 질렀다”고 말하는 등 공화당 내에서도 탄핵 필요성을 거론하는 의들이 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데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출마를 원천봉쇄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탄핵 절차는 계속 진행시킬 수 있다. 대통령은 아니지만 실제 1875년 율리시스 그랜트 행정부의 윌리엄 벨냅 전쟁장관이 뇌물 혐의로 사임했지만 상원은 그에 대한 탄핵 심리를 계속 진행했다. 임기 후라도 탄핵이 최종 결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무담임권을 영구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상원은 탄핵된 공직자의 공직 취임을 제한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칠 수 있고 이때는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민주당 역시 이 점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임기 후에도 탄핵당한 대통령’이라는 굴레를 씌워 이후 공직 취임을 제한하겠다는 의도다.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전에 탄핵 심판이 열리지 않는다면 퇴임 후에라도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그의 재출마를 막는 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CNN 등에 따르면 테드 류 등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소추안 초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정부기관의 안보 및 민주주의 체제의 무결성을 위협했다”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방해한 그에게 재임이 허용된다면 국가안보, 민주주의, 헌법에 대한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6일 대통령 지지자에 의한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진 직후부터 ‘대통령이 직무수행 불능 상태이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한다’는 수정헌법 제25조를 근거로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각이 대부분 반대 의사를 드러내자 탄핵으로 방향을 바꿨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한국계인 박병진 조지아주 북부지역 연방검사장이 최근 사임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선 부정선거 의혹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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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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