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소득없이 끝나자…트럼프 “10% 안되면 25%로 상향” 최후통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일 22시 29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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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다시 관세를 무기로 중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2일 “우리는 싸우고 싶지 않지만 싸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요구 수용을 거부해 올해 6월 말 미중 정상이 합의한 휴전이 깨지고 다시 상호 보복 조치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이미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의약품 등을 제외하고 미국으로 수입되는 사실상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25%의 고율관세가 붙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상하이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양측이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 관세는 단기적인 것이고 앞으로 협상 상황에 따라서 더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기대만큼 빨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추가 부과 발표가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카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상하이 무역 협상이 소득 없이 끝났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10% 추가 관세 부과를 중국에 사전 통보하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건의를 수용하지도 않고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는 “어떤 극한의 압박과 협박 공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중국이 양보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고도 했다. 첨단기술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등 미국의 구조개혁 요구를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6월 말 오사카 휴전 이후 잠시 중단했던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블랙리스트 공표를 통한 중국 내 미국 기업 제재 등 일련의 보복성 조치도 다시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은 트윗에 “중국은 더 이상 무역전쟁 규모를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전쟁 확대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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