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로운 경제 주체인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에게 은퇴는 단순한 직장 퇴직이 아니라, 새로운 자산 관리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근로 소득이 끊기거나 크게 줄어드는 영올드에게 가장 중요한 건 ‘끊기지 않는 현금 흐름’이다. 월급을 대체할 수 있는 수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배당주는 은퇴 세대 자산 포트폴리오를 짤 때 핵심이 될 수 있다.
● 새해부터 배당소득에 세금 혜택
기존 소득세법에서는 이자와 배당을 더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 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 대상이 됐다. 종합과세 대상 최고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49.5%에 달했다.
금융소득이 조금만 많아도 이렇게 세금이 많이 매겨지다 보니 기업에서는 여간해서 배당을 늘리려 하지 않았다. 대주주가 배당받는 대신 사내 유보금을 늘리거나 급여로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발간한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배당 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7.2%로 주요 20개국(G20) 중 최하위였다. 영업현금흐름 대비 주주 환원 규모는 0.2배로 튀르키예(0.1배), 아르헨티나(0.1배)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정부와 국회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득세법을 개정해 분리과세 특례를 도입했다. 기업 배당 성향을 개선해 자본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배당액 증대와 주식 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영올드 투자자로서는 자산 관리 전략에 큰 변화를 줄 타이밍이 됐다.
올 1월부터 시행되는 분리과세 특례의 핵심은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 소득에 기존 종합소득세율(6∼45%) 대신 별도의 낮은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배당소득 2000만 원 이하는 14% △2000만 원 초과∼3억 원 이하는 20% △3억 원 초과∼50억 원 이하는 25% △50억 원 초과는 30%의 세율이 각각 적용(지방세 별도)된다. 종합과세, 분리과세 중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하면 돼 배당소득이 낮다고 세율이 더 높아지진 않는다.
만약 연간 배당 소득이 5억 원인 고액 자산가는 기존 종합과세 시 약 1억530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여기에서 분리과세 특례를 적용하면 세금은 약 1억1700만 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 약 3600만 원의 세금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배당소득 외에 이자, 연금, 임대소득 등 다른 소득이 추가로 있다면 세금 절감 효과가 더 크다. 다른 방식으로 이자, 연금 등으로 연간 5억 원의 소득이 있는 상태에서 배당으로 5억 원을 더 받는다고 가정하면 기존에는 내야 할 세금이 약 3억8100만 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분리과세 특례를 적용하면 세금이 약 3억500만 원으로 줄어 기존보다 약 7600만 원 낮아진다.
● 분리과세 특례 적용 조건 꼼꼼히 따져야
누구나 분리과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도입된 분리과세 특례 2028년 12월 말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투자 기업도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사 중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시킨 곳이어야 한다. 고배당 기업은 2024년 대비 현금 배당액이 감소하지 않으면서 ‘배당 성향 40%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한 상장사를 뜻한다. 투자한 국내 상장사가 고배당 기업인지 확인하려면 기업 공시를 확인하면 된다. 국내 상장사는 배당 결의일 이후 고배당 기업 여부를 공시할 예정이다.
미국 기업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해 받는 배당 수익은 분리과세 특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채권이나 상장지수펀드(ETF), 일반 펀드를 통한 투자도 분리과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
다른 소득 없이 연간 금융 소득만 2000만∼5000만 원인 투자자는 분리과세 특례 세율(20%)이 종합소득세율(15%)보다 높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 본인의 소득 구간과 세율을 잘 따져서 분리과세 특례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분리과세 신청 절차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분리과세 특례는 일반적인 금융 소득과 달리 원천징수로 끝나지 않는다.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투자자가 직접 특례를 적용해 달라고 국세청에 신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정확한 적용 범위를 파악하고 소득 종류와 규모에 따라 신청 여부 및 금액을 결정해야 한다. 구체적인 신청 방법은 향후 시행령 등이 확정되면 확인할 수 있다.
분리과세 특례는 단순히 세금을 감면받는 제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제 막 은퇴한 영올드 투자자에게는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에 배당 투자를 할 기회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자산 관리 전문가와 상의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고배당 기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금융소득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안정성과 세금 감면 혜택을 고려한 배당주 투자 전략은 영올드 투자자의 노후를 위한 든든한 방패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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