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미투운동 시초 애니타 힐 청문회 “내 책임”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30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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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후보 청문회 위원장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91년 애니타 힐 청문회가 남성 중심적으로 진행된 데 대해 자신의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청문회를 이끈 상원 법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ABC뉴스는 29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간판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시작부터 힐을 믿었지만, 나는 상원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었다”며 “청문회는 공평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힐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고 그건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장으로서 힐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 내 책임을 인정한다”(I take responsibility for that)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5일 출마 선언 이후 “28년 전 상원 법사위장으로서 했던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며 “유감이란 입장을 몇 주 전 힐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힐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그의 발언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그의 말은 사과로 규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힐은 1991년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임명 청문회에서 자신의 상사였던 토마스의 지속적인 성희롱에 대해 증언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상관이었던 토머스의 지속적인 데이트 요구, 콜라 캔 속에 음모를 넣은 일, 성기 크기에 대한 자랑 등 충격적인 힐의 증언에 미국 사회가 술렁였고 이는 곧 ‘애니타 힐 사건’으로 불리게 됐다. 증인 채택 권한을 쥔 법사위는 토머스를 감싸는 남성 동료를 중심으로 청문회를 진행했고 추가 피해를 주장하는 다른 여성들은 증인에서 배제해 비판을 받았다.

ABC뉴스는 백인 남성으로만 구성됐던 당시 법사위가 토머스를 위해 일했던 젊은 흑인 교수 힐을 상대로 성희롱의 세부적인 부분을 캐물은 데 대해 다시 비난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토머스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결국 토머스는 대법관에 인준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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