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제대로 알려면 학생들 중국 보내야…무역격차보다 더 큰 문제”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2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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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중국 유학생 5배 증가하는 동안 중국 간 미국 유학생 800명 늘어
“미중 무역격차보다 유학생 차이가 더 큰 문제 될 것”…세계경제포럼 수석 저술가 경고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국에 보내는 미국 유학생 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간의 유학생 차이는 무역 격차보다 더 영향력이 크다”고 주장하는 세계경제포럼 수석 저술가 피터 반함의 기고문을 실었다.

반함은 이 기고문에서 “중국은 유학생을 통해 학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문화와 사회, 정치적 지식 자본까지 얻어간다”며 “이에 비해 중국(의 문화와 지식)에 익숙한 미국인의 수는 훨씬 더 적다”고 지적했다. 그가 인용한 미국 국제교육연구소의 유학생 동향 분석보고서 ‘2018 오픈도어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유학 간 미국 학생의 수는 약 1만2000명인데 반해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약 36만3000명으로 미국인 유학생의 30배에 이른다. 미국의 중국인 유학생은 전체 미국 내 유학생 중에서도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함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국가에 보내는 유학생 수의 증가세에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2007년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은 7만 명이 채 안 됐지만, 2017년 그 숫자가 5배로 늘었다. 반대로 중국으로 떠나는 미국인 유학생의 증가량은 미미하다. 2007년 1만1064명에서 2017년 1만1910명으로 겨우 800여 명이 증가했다.

그는 또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이 자국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반함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10명 중 1명만이 자국으로 돌아갔지만 2017년엔 10명 중 8명이 중국으로 되돌아갔다”며 “과거에는 중국 학생이 미국으로 유학 오는 것이 중국 측의 지적 자본 손실을 의미했지만 이는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함은 “미국은 지난해 33만 명의 유학생을 외국으로 보냈지만 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로 가는 유학생이 중국행 유학생보다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학생들을 중국으로 보내야, 중국의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디지털 세대)가 어떻게 중국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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