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기자에 분 못참은 트럼프… 백악관 출입 정지시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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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생중계 기자회견서 삿대질 설전
反이민-러 스캔들 질문 이어지자 트럼프 “아주 무례하다” 흥분
질문 막고 발언대서 벗어나기도… 백악관측 마이크 뺏으려고 실랑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CNN의 수석 출입기자 짐 어코스타(왼쪽에서 두
 번째)를 가리키며 “마이크를 내려놔라”고 말하자 진행요원인 여성 인턴이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 이슈를 놓고 설전을 벌였고,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회견 뒤
 어코스타는 ‘백악관 출입 무기 정지’ 처분을 받았다. 타임 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CNN의 수석 출입기자 짐 어코스타(왼쪽에서 두 번째)를 가리키며 “마이크를 내려놔라”고 말하자 진행요원인 여성 인턴이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 이슈를 놓고 설전을 벌였고,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회견 뒤 어코스타는 ‘백악관 출입 무기 정지’ 처분을 받았다. 타임 유튜브 캡처
“당신은 아주 무례한 사람이다. 사람을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하루 뒤인 7일 전국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짐 어코스타 CNN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와 날선 공방을 벌였다. 공화당(상원)과 민주당(하원)이 의회 권력을 나눠 갖는 절묘한 선거 결과가 나온 뒤 향후 국정 운영 계획을 밝히려던 기자회견장이 대통령과 출입기자의 말싸움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정서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흥분했다. 간간이 삿대질까지 해가며 분노를 표출했다.

△짐 어코스타(이하 짐):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은 (우리나라에) 침략하는 것이 아니다. 왜 그들을 그렇게 묘사했나.

△트럼프 대통령: 나는 그걸 침략이라고 본다. 당신과 나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짐: 당신이 이번 선거에서 이민자를 악마화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트럼프: 전혀 아니다. 나는 그들이 오길 원하지만, 합법적으로 입국하길 바란다.

△짐: 하지만 당신은 이민자들이 벽을 타고 올라오는 선거 광고를 만들었다.

△트럼프: 그건 사실이다. 그들은 배우가 아니다.

△짐: 그들은 (현재 국경에서) 수백 마일이나 떨어져 있다. 그건 침략이 아니다.

△트럼프: 국가 운영은 나에게 맡기고 당신은 CNN이나 운영하라. 운영을 잘하면 시청률이 올라갈 거다.

말싸움을 몇 차례 주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어코스타가 또 다른 질문을 던지려 하자 “그걸로 충분하다”며 수차례 제지했다. 어코스타는 자신이 들고 있던 마이크를 백악관 여성 인턴이 가져가려 하자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짐: 질문이 하나 더 있다. 러시아 수사에 대해서다.

△트럼프: 나는 러시아 수사에 대해서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거짓이다.

△짐: 당신은….

△트럼프: 그만하면 됐다. 마이크를 내려놔라.

트럼프 대통령은 어코스타의 질문엔 절대 답변하지 않겠다는 듯 그가 마이크를 놓을 때까지 발언대에서 물러나 있다가 어코스타가 자리에 앉은 이후에야 다시 발언대에 섰다. 그는 다른 기자가 질문을 하려던 찰나 다시 마이크 앞에 서 CNN을 공격했다.

△트럼프: 하나 말해주겠다. CNN은 당신을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해야 한다.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다. 당신은 CNN에서 일하면 안 된다.

어코스타 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피터 알렉산더 NBC 백악관 출입기자는 어코스타를 변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백악관은 결국 기자회견이 끝난 뒤 어코스타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어코스타가 진행요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신체 접촉이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백악관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어코스타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거짓말”이라고 적으며 신체 접촉 주장을 부인했다.

위은지 wizi@donga.com·전채은 기자
#cnn기자#분 못참은 트럼프#백악관 출입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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