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에 안 보이는 멜라니아…독자 일정 수행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6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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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선거운동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독자 일정’을 내세웠지만 여러 정치적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의 공보 담당인 스테파니 그리셤은 25일(현지시간) 멜라니아 여사가 중간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셤은 “어머니와 영부인으로서 스케줄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선거운동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대신 이달 초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떠나는 등 대외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독자적 일정을 내세웠지만 실제 불참 이유에는 정치적인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의 연설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들과 상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멜라니아 여사는 앞서 자녀와 부모를 분리시키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 구금 문제를 비판해 이목을 끈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보수 유권자 결집을 위한 이슈로 부각하는 모습이다.

공화당 전략가인 더그 헤예는 “멜라니아 여사가 말을 할 때마다 (언론은) 그녀와 그녀 남편의 차이점을 부각하는 데 온 관심을 쏟는다”며 “그 차이점은 (선거를 앞두고) 화두가 될 것이다. (선거운동 주체들은) 이같은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대외 활동 과정에서 쏟아지는 잡음도 무시못할 이유로 꼽힌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달 중순 아프리카 순방 과정에서 식민지 시대를 연상시키는 ‘피스 헬멧(둥근 창이 달린 모자)’을 착용해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멕시코 지역 이민자 아동 보호소를 방문할 당시도 “난 정말 신경 안 써,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겉옷을 입어 역시 논란을 빚었다.

제니퍼 롤리스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는 “그녀는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할 수 없는 와일드 카드(wild card)”라며 “선거 직전 기간엔 후보자들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멜라니아 여사가 다가올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선거에서 영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기를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네티컷대 통치학 교수이자 ’대통령 아내의 정치학(The Politics of the President’s Wife)‘ 저자인 메리앤 보렐리는 “통상 영부인들은 남편의 임기 중 첫 중간선거 기간엔 조용한 편”이라며 “대통령 (연임) 선거를 위해 정치적 자본을 아껴두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멜라니아 여사가 선거운동에 수반되는 연설 자체를 불편해하기 때문에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2016년 대선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연설을 할 때 긴장하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한편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대중적 인지도와 화제성이 높은 편이다. 션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은 “멜라니아 여사가 원하기만 한다면 (지원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리스트는 끝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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