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결국 베이징에서 곪아터졌다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9일 09시 47분


코멘트

시 주석 폼페이오 장관 만나주지도 않아, 매우 이례적

WSJ 갈무리
WSJ 갈무리
4차 방북을 마치고 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는 등 양국간 갈등이 베이징에서 결국 폭발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이날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말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당신들은 우리와 근본적인 의견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맞받는 등 시종일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WSJ은 양국이 외교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이 같은 설전을 주고받은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양국의 긴장이 결국 베이징에서 폭발했다고 평가했다.

◇ 왕이 “잘못된 행동 중단하기 바란다” : 왕 부장은 이날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미국은 중국의 국내외 정책에 근거 없는 비판을 했다”며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미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보를 보인다”며 “이같은 조치는 양국의 상호 신뢰에 영향을 미쳤고, 중미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강조했다.

◇ 폼페이오 “양국간 근본적 인식차 있는 것 같다” : 폼페이오 장관은 왕 위원의 말에 “나는 논의를 하려고 베이징에 온 것”이라면서 “특정한 이슈에 대해 우리들은 근본적인 의견차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는 중국이 취한 조치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오늘 이러한 각각의 이슈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길 기대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안보 전략대화 취소 상대에게 책임 넘겨 :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중 외교-안보 전략대화가 취소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 두 나라 간의 전략적 대화는 중국 측이 먼저 착수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왕 위원은 “전략적 대화는 중국이 취소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취소한 것이다. 나는 사실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강경자세는 이미 예상됐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공격을 전방위로 확대할 것이라고 천명했었다.

◇ 시 주석 폼페이오 만나주지 않아 : 이날 시진핑 주석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주지도 않았다.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외교 사령탑을 만나주지 않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동북아 순방에서 방문한 모든 국가의 정상을 만났다. 그러나 유일하게 중국 정상만 만나지 못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