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쇠뿔도 단김에”… 푸틴에 협력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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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회의서 개별 정상회담… 푸틴도 “IMF개혁 노력” 화답
“中발언권 확대… 국제문제 적극 참여”… 시진핑, 美견제 목소리도 높여

제6차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15일 브라질에서 개막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올해 회의에서 ‘브릭스판 세계은행’인 ‘신개발은행(NDB)’ 설립 협약식을 갖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결속과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상들의 속내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궁지에 몰린 처지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것이다. 5개국 정상은 정상회의에 앞서 14일 개별 양자회담을 가졌다.

먼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5월 상하이(上海)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의 양국 합의는 ‘말한 이상 기필코 성실하게 실행해야 한다(言必信, 行必果)’며 ‘쇠뿔도 단김에 빼자((전,진)熱打鐵)’”고 말했다. 또 “국제관계에서의 민주화 추진을 위해 브릭스가 손을 잡자”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이나 사이버 안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나 “두 나라가 한목소리로 말하면 전 세계가 경청할 것이며 손을 잡고 협력하면 전 세계가 주목할 것”이라고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이지 경쟁의 맞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양국 경제협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경 분쟁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또 “양국의 우호적 분쟁 해결은 세계에도 모범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주창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프리카 안전 문제에 중국이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해 군사적으로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설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외신들이 분석하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은 14일 이번에 순방하는 중남미 4개국 언론 공동 인터뷰를 갖고 “중국의 핏속에 타국 침략이나 세계 패권의 유전자”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의 발전에 따라 지역 및 세계 평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국제현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국제 관리 체계가 완전하게 되도록 노력하고 중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확대하겠다”며 “보다 많이 중국의 방안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라틴아메리카 관계에 대해 ‘상지무원근 만리상위린(相知无遠近 万里尙爲隣·서로 이해하면 거리가 멀고 가까움이 관계없고 만 리를 떨어져 있어도 이웃이다)’이라는 당시(唐詩) 한 구절을 인용해 우호 강화의 의지를 나타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브릭스 회의#시진핑#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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