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유엔서 옵서버 국가 지위 획득… 독립국의 꿈 한발짝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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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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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반대 불구 총회서 승격

시민들 “국가로 인정하라” 29일 요르단 강 서안지구의 나블루스에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의 초상화를 들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유엔 총회의 ‘옵서버 국가’ 인정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04년 
자치정부 수반에 오른 압바스는 지난해 9월 유엔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받으려 한 노력이 무산된 뒤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지위 
확보를 위해 유럽 지역 국가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노력해 왔다. 나블루스=EPA 연합뉴스
시민들 “국가로 인정하라” 29일 요르단 강 서안지구의 나블루스에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의 초상화를 들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유엔 총회의 ‘옵서버 국가’ 인정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04년 자치정부 수반에 오른 압바스는 지난해 9월 유엔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받으려 한 노력이 무산된 뒤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지위 확보를 위해 유럽 지역 국가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노력해 왔다. 나블루스=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이 유엔으로부터 ‘옵서버 국가(observer state)’ 지위를 획득한다. 팔레스타인이 비록 ‘옵서버’이지만 ‘국가’로 인정받게 되면 독립 국가 수립을 희망해 온 팔레스타인인들은 꿈의 실현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또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게 돼 이스라엘에 대한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29일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기존 ‘옵서버 단체(observer entity)’ 지위에서 옵서버 국가로 격상시킬 예정이다. 유엔은 팔레스타인에 한해 전체 회원국(193개국)의 과반이 아닌 총회 참석국의 과반이 찬성하면 옵서버 국가 자격을 주기로 했다. 이날 표결에서는 130개 국가 이상이 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 등 사회주의 국가와 유럽의 선진국들이 일찍부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인도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그리스 등도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는 반대 입장을 밝혔고, 독일 네덜란드는 반대하거나 기권, 영국과 호주는 기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돼 왔다.

팔레스타인이 바티칸처럼 옵서버 국가 지위를 갖게 되면 간접적으로 국가의 지위를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유엔 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이스라엘을 ICC에 제소할 수도 있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제소한다면 1948년 이스라엘의 국가 창설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벌인 전쟁과 2008년 12월∼2009년 1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 등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9월 유엔 정회원국 자격을 신청했지만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미국은 이번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지위 인정 표결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지위 승격이 팔레스타인의 독립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경고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독립은 이스라엘과의 양자 간 협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합의한 1993년 오슬로 협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AP통신은 최근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벌인 교전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으면서 지위 승격과 관련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팔레스타인#유엔#옵서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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