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자 1400萬… 오바마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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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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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일자리 증가 1만 8000개… 실업률 9.2%로 올들어 최악
“루스벨트 이후 최대위기”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와 침체의 여파에 따른 ‘고실업’ 쇼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실업률이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오르면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 하나로 삼아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실업자가 1400만 명에 이르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새 일자리를 찾는 데 9개월이 걸리는 현재 상황은 백악관으로서는 루스벨트 이후 최대 위기”(뉴욕타임스)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미국의 일자리 사정은 올 들어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실업률은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한 9.2%로, 작년 12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일자리 창출도 저조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 10만5000개의 일자리 증가를 예상했었지만 실제로는 1만8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은 월간 15만 개 이상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야 실업률이 떨어진다. 5, 6월 수준의 일자리 창출은 실업률 하락을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정규직을 찾지 못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와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실질 실업률은 15.8%에서 16.2%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올 상반기에 안정되기 시작해 올해 말에는 8%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런 예상이 빗나가자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고 있는 신호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달 실업률이 올랐을 때만 해도 일본의 대지진, 중동의 불안한 정세에 따른 유가 상승 등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봤지만 이런 부정적 요인이 완화됐는데도 실업률이 올랐기 때문이다. 잔 헤지어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 경제가 새로운 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이 15∼20%”라고 진단했다.

오스턴 굴스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6월 실업률은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6월 실업률이 발표된 8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채무상한 조정, 자유무역협정 비준 등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모든 조치에 대해 의회의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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