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 지갑 열었다… 불황터널 탈출 신호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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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매출 9.1% 증가… 11월 소매판매 8개월새 최대
9%대 높은 실업률이 걸림돌

지난달 미국 소매업체의 판매가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미국 소매판매가 크게 개선됐다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한 경기회복으로 지갑을 열지 않았던 미국 소비자들이 드디어 소비에 나서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늘면 곧바로 경기회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테일 메트릭스는 2일 30여 개 주요 소매체인점의 지난달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이들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3% 증가하며 1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3.5%를 웃도는 것이며 3월 8.7% 증가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톰슨로이터가 27개 소매업체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개점한 지 1년이 넘은 점포들의 매출이 지난달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0.5% 증가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미국 소매업체의 매출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소매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할인행사를 벌인 데다 그동안 지갑을 닫았던 미국인들이 소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쇼핑에 나선 미국인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7% 늘어난 2억120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기간 소매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난 4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의류업체 애버크롬비앤드피치는 지난달 동일점포 매출이 22% 급증했으며 미국 3위 백화점 체인 JC페니는 11월 매출이 9.2% 늘어나 전망치 3.3%를 웃돌았다. 의류 전문업체 갭도 매출이 5% 늘어났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의 키스 옐리네크 이사는 “소비자들이 이제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며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 억눌러왔던 지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9%대의 고실업률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현재의 소비증가 추세가 더 이어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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