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親시장-복지축소 개혁 탄력받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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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후보 코모로프스키 대선 결선 53% 득표 승리
투스크총리와 ‘쌍두체제’… 안정적 정국운영 가능

4일(현지 시간) 실시된 폴란드 대선에서 집권 여당인 시민강령(PO)의 보르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하원의장(58)이 승리했다. 그는 올해 4월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쌍둥이 형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후보(61)와 맞붙었다. 폴란드 선관위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모로프스키 당선자는 53.01%를 득표하고 카친스키 후보는 46.99%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호전적인 이미지로 인기가 별로 없었던 카친스키 후보는 동생인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이 갑자기 죽으면서 국민적인 동정론을 불러일으켜 인기가 급상승해 2차 투표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당초 폴란드 대선은 10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카친스키 전 대통령이 4월 비극적인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앞당겨졌다.

코모로프스키 당선자는 4일 저녁 바르샤바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은 작은 샴페인을 터뜨릴 것이지만 내일은 큰 샴페인을 터뜨릴 것”이라고 했다.

카친스키 후보는 “비록 패했지만 예상외로 선전했다”며 결과에 만족하고 지지자들 앞에서 코모로프스키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했다.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시민강령이 총리직(도날트 투스크 총리)과 대통령직을 모두 차지함으로써 폴란드는 보다 안정적인 정국운영이 가능해졌다.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방만한 복지혜택을 줄이는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대(對)러시아 및 독일 관계 개선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모로프스키 당선자는 친기업 시장경제 성향의 중도 우파 정치인으로 분류돼 정부의 재정개혁 및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강화도 적극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코모로프스키 당선자는 폴란드 귀족(백작) 가문에 전통적인 가톨릭 집안 출신이지만 수도 바르샤바 노동자 거주지역에서 자라는 등 어린 시절 가난을 경험했다. 1977년 바르샤바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뒤 자유노조 운동에 가담해 주로 지하 출판 활동에 주력했으며 공산정권이 1981년 자유노조 탄압을 위해 계엄령을 발동하자 투옥되기도 했다.

1989년 공산체제 몰락 후 바웬사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방차관으로 발탁됐고 2001∼2002년에는 국방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1991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하원 부의장으로 활동했다. 2007년 11월 시민강령이 총선에서 승리한 후 국회의장이 됐다. 카친스키 전 대통령이나 투스크 총리 같은 카리스마는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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