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내 출구전략 없다’ 시사

FRB정책금리 또 동결…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 유지” 고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3일(현지 시간)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의 0∼0.25% 수준에서 묶어두기로 했다. 또 앞으로 상당 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 회의를 마치고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FOMC는 2008년 12월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인하한 뒤 현재까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묶어 놓고 있다. FOMC는 3월부터 밝힌 ‘상당 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표현을 이번 성명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회의에 앞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일부 FRB 수뇌부 인사들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 이번 회의에서 ‘상당 기간에 걸쳐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표현이 삭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FRB가 경기부양 통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앞으로 6개월 안엔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고용시장도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 구매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명은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주택 착공 실적도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시장 여건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주로 해외에서의 문제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의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토머스 호니그 이사가 ‘상당 기간에 걸쳐’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성명서에 담는 데 반대해 찬성 9표, 반대 1표로 성명서가 채택됐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