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는 비즈니스…우린 죄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美상원 골드만삭스 청문회…11시간 진실공방
블랭크페인 등 경영진, 사기혐의 강력부인

“당신들의 비즈니스 방식은 부도덕한 행위였다.”

“우리는 고객을 속이지 않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제소당한 골드만삭스의 경영진은 27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사건의 진상을 둘러싸고 의원들과 열띤 공방을 벌였다.

11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 내내 상원 의원들은 골드만삭스는 고객을 속였다며 호되게 질타했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등은 “정상적인 비즈니스 방식이었다”며 자신들을 적극 변호했다.

이날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상설조사소위의 청문회에서 칼 레빈 의원은 골드만삭스의 경영진을 향해 “당신들이 팔고 있던 바로 그 증권에 대해 당신들은 가치가 떨어질 것에 베팅해 돈을 벌었다”며 “그러고도 고객들이 당신들을 신뢰해 주기를 바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의원도 “불법적인 행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들의 e메일을 읽어보면 분명 부도덕한 행위였다”며 “법원도 미국 국민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중은 ‘부끄러운 줄 알라’, ‘골드만 뱅스터(은행가를 뜻하는 ‘뱅커’와 갱스터의 합성어)’라고 쓴 피켓 등을 들이대며 골드만삭스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고 일부는 죄수복 차림으로 청문회장을 찾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골드만삭스의 경영진도 필사적으로 의원들의 주장에 반박하며 사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블랭크페인 CEO는 “우리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중개자이며 고객들에게 거래상품을 정확하게 설명해줄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의 포지션을 밝힐 의무는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주택시장이 급속히 악화됐고 사람들이 돈을 잃었다”며 손실 책임을 시장상황 악화 때문으로 돌리며 고의로 고객의 손실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댄 스파크스 전 모기지 담당 부사장도 “당시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EC가 제소한 파브리스 투르 트레이더는 “해당 금융상품은 가치가 하락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며 골드만삭스도 자체 설계한 금융상품이 실패로 끝나기를 기대하는 경제적 동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이 상품에 투자해 손해를 봤던 독일의 IKB나 상품의 설계를 대행했던 ACA 등을 오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투르 트레이더는 특히 “고객들에게 정보를 숨긴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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