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지도자 메수드 사망”

  • 입력 2009년 8월 8일 02시 59분


측근 “미군 미사일 공격 받아”… 부토 암살 주도 인물

파키스탄 내 최고 탈레반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사진)가 최근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측근이 7일 밝혔다. 메수드의 측근으로 탈레반 사령관인 카파야트 울라는 이날 AP통신과의 통화에서 “메수드와 그의 부인이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내 탈레반 관계자들도 “메수드와 그의 아내가 5일 파키스탄 내 탈레반의 거점인 남와지리스탄에서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친척에게서 지병인 당뇨와 신장병 치료를 받기 위해 장인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탈레반은 이미 장례식까지 치르고 메수드의 후임자 선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도 “사망 가능성이 95%”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샤 메무드 쿠레시 외교장관은 “정보기관으로부터 메수드가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하지만 그의 죽음을 100% 확인할 필요가 있는 만큼 당국자를 현장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탈레반의 근거지가 크게 파괴돼 시신을 포함한 물증 확보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예전에도 두 차례 사망설이 나돈 적이 있다.

메수드는 2007년 12월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암살을 주도한 혐의를 받아온 인물이다. 2만여 명의 전투원을 거느리고 파키스탄과 미국 등을 상대로 대형 폭탄테러를 지휘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파키스탄의 수도인 이슬라마바드 내 메리엇호텔 폭탄테러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테러사건의 배후로도 거론된다. 미국은 4월 그가 알 카에다와 손잡고 테러 활동을 확대한다는 증거를 확보해 그에게 500만 달러(약 61억4000만 원)의 현상금을 걸고 추적해 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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