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정구성 격랑 불가피…싱 총리 재선 가능성 높아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정치평론가 샤르마 씨 기고

한 달에 걸친 인도 총선이 끝났다. 외부에서 보면 인도 총선에 대한 가장 큰 의문은 선거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느냐는 것일 게다. 그 이유는 7억 명에 이르는 유권자와 300개가 넘는 정당, 4617명의 후보가 참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와 각종 테러에 대한 안전대책 때문이다.

인도는 1989년 이후 20년간 한 번도 단일정당이 집권한 적이 없다. 이번에도 어떤 정당도 과반의석(272석)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7차례 경험한 것처럼 이번에도 정당 연합을 통해 새 정부가 구성될 것이다. 현재 인도에는 3개의 주요 정치세력이 있다. 집권 국민회의당이 이끄는 UPA와 제1야당 인도국민당이 주축인 NDA, 인도공산당(CPM) 등 좌파정당 중심인 ‘제3전선’이다.

TV 출구조사를 보면 국민회의당은 제1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BJP와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2004년에 국민회의당과 BJP의 의석수 차는 7석에 불과했다. 또 인도 정치의 양대 세력인 UPA와 NDA도 각각 200∼2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150석은 다른 정당에 돌아갈 것이다. 만모한 싱은 총리에 재선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회의당이 승리하고 만모한 싱이 총리에 재선된다면 2004년 이후 집권한 정부의 모든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될 것이다. 국민회의당이 이끄는 UPA가 집권하면 가난 퇴치와 지역개발 정책을 강력히 펴나갈 것이며, BJP가 이끄는 NDA가 승리한다면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이다.

눈여겨볼 것은 ‘제3전선’의 행보다. 제3전선은 인도공산당 등 4개의 좌파정당 그룹이다. 제3전선은 더는 권력의 변두리에 있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인도공산당은 1996년 차기 총리직 제의를 거절했던 ‘역사적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어떤 특정 지도자나 정당을 추종하지 않으며, 모든 정당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심지어 ‘세계은행의 하수인’으로 묘사해 온 국민회의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 인도 정계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124년 전통을 가진 국민회의당의 탐욕스러운 행보는 비이성적으로 보일 정도다. 국민회의당은 인도국민당의 최대 라이벌인 사마즈와디 당과 손을 잡고 있으면서도, 인도국민당에도 추파를 던진다. 또 ‘불가촉천민’의 여왕으로 통하는 마야와티 쿠마리 우타르프라데시 주지사가 이끄는 대중사회당(BSP)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총선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올지도 모른다. 543개 선거구 중에서 499개의 선거구가 새롭게 획정되면서 기존 인구학적 특성이 완전히 달라져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만일 단일정당으로는 국민회의당이 제1당이 됐지만, 집권연합으로는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이 이끄는 NDA가 가장 많이 득표했다면? 이 경우 누구에게 차기 정부 구성을 맡길 것인지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인도의 대통령은 평소엔 실권이 없지만, 5월 16일 선거 결과 발표 후 대통령은 새 정부 구성과 관련해 결정적 역할을 행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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