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실업 쓰나미’ 몰려온다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구직자 ‘인산인해’ 중국 장쑤 성 난징 시에서 15일 열린 대졸자를 위한 취업박람회에서 회사 부스마다 구직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최악의 취업난을 맞아 중국 정부는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에서 취업소개 행사를 여는 등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난징=로이터 연합뉴스
구직자 ‘인산인해’ 중국 장쑤 성 난징 시에서 15일 열린 대졸자를 위한 취업박람회에서 회사 부스마다 구직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최악의 취업난을 맞아 중국 정부는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에서 취업소개 행사를 여는 등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난징=로이터 연합뉴스
불황속 내년 대졸자 600만명 쏟아져 ‘바늘구멍’

30년만에 최악… 취업박람회장마다 구름인파

“작년 7월부터 베이징(北京)에 머물며 직장을 구하고 있습니다.”

16일 오전 베이징 차오양(朝陽) 구 농업전람관에서 열린 베이징 시 주최 대졸자를 위한 취업소개 행사장. 산시(山西) 성 타이위안(太原)에서 왔다는 한 남성 대졸 구직자는 아르바이트로 1년 넘게 근근이 버티며 직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15일에는 1만여 명이 다녀갔고 이날도 불과 2시간여 만에 5000명 이상이 찾아와 북새통을 이뤄 대졸자 취업난을 실감하게 했다.

200여 개 부스 중에는 구인업체는 물론 취업을 위한 훈련 및 면접 요령 등을 가르치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위차오(育橋)소프트’의 장리공(張立功) 부장은 “4개월에 언어 면접 정보기술(IT) 기초 등을 가르치고 1만6800위안(약 336만 원)을 받는다”며 “특히 인도와 필리핀인 면접관의 영어 알아듣기 과정도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창핑(昌平) 현의 또 다른 행사장에서는 한 여대생이 “면접이라도 보려면 최소 50장 이상 이력서를 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올해 대졸자 취업난은 개혁개방 30년 이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2000년대에 대학과 졸업생 수를 크게 늘린 데다 금융위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학은 2001년 1225개에서 지난해 1908개로 늘었으며 특히 졸업생(석박사 포함)은 2001년 114만 명에서 올해 559만 명, 내년에는 6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부는 16일부터 30일까지를 ‘대학졸업생 취업주간’으로 정해 전국적으로 259차례 행사를 갖고 53만 명에게 일자리를 알선해 줄 계획이다.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에서는 이 지역 명문대 졸업생들이 마사지 업소의 사무직으로 취업하는 실정이다.

명문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에서 보험을 전공했다는 쿠이후(奎湖) 씨는 “고향인 윈난(雲南)으로 돌아가 작은 일자리라도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업난으로 눈높이가 낮아져 베이징 10여 개 대학 학생들에게 최저 임금을 물은 결과 심지어 월 500∼700위안(약 10만∼14만 원)도 좋다는 답변도 나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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