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려면 자전거 타라”…‘인력발전’ 그린에너지로 부상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전에 일정 시간 실내자전거를 타야만 전원이 켜지는 ‘인력발전(human-powered) TV’가 개발된다면 어떨까.

소파에 누워 TV 보기를 즐기는 사람들(일명 카우치포테이토 족)에겐 재앙과도 같은 일이 되겠지만 사람의 활동으로 전기를 얻는 ‘인력발전’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관련 기술도 진보하고 있어 조만간 ‘운동 후 시청’ 방식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CNN이 1일 전망했다.

사람의 땀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인력발전이 부상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키는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그린에너지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

아직은 초보 단계지만 인력발전 방식을 적용한 친환경 체육관과 댄스클럽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홍콩의 ‘캘리포니아 피트니스’ 체육관과 영국 런던의 댄스클럽 ‘수리아’ 등은 사람의 움직임을 전기로 바꿔 불을 밝히고 음악기기를 작동시키고 있다.

또 이달 중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인력발전 체육관이 문을 열 예정이며, 다음 달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지속가능한 댄스클럽 ‘와트(Watt)’가 개장한다. 와트 관계자는 “클럽 전체 전기 사용량의 약 30%를 인력발전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인 발명가 루치엔 감바로타 씨는 “요즘 많은 어린이의 운동량이 부족하다”면서 “어린이들이 TV와 게임기 등을 사용하기 전에 운동을 해서 전기를 만들고 이를 배터리에 저장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전환회사 엑센디스의 에버트 라이젠 씨도 “자전거 페달을 돌려 작동시키는 PC부터 전기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군인에 이르기까지 인력발전의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며 “몇 년 내에 인력발전이 폭넓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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