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피’ 마르기전에 또… 죽음의 시장

  • 입력 2007년 4월 19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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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 유혈 종파분쟁이 심상치 않다. 이라크군과 미군이 총력을 기울여 진화에 나서도 점차 격렬한 형태로 재점화될 조짐이다.

18일 하루에만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에서 5건의 차량폭탄 테러가 잇따라 터져 최소 160명이 사망했다.

가장 피해 규모가 큰 사건은 바그다드 중심가 사드리야 지역의 시장에서 발생한 차량폭발. 원격조종으로 터진 것으로 보이는 폭탄은 시장 교차로 부근에 주차된 버스에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점들과 군중이 밀집해 피해가 컸다. 이라크 경찰은 피해자 중에 여성과 어린이도 여럿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곳은 과거에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탄테러가 빈발해 왔던 곳으로 2월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137명이 한꺼번에 사망했다. 당시 폭탄테러로 무너진 시장 건물을 재건하기 위해 건설작업을 하고 있던 노동자들도 이날 폭탄테러에 희생됐다. 이들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현장에서 부상한 살리 무스타파(28) 씨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시신을 나무 수레에 실어 날라야 했다”며 “끔찍한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미군은 시장 보호를 위해 시장 주변에 보안용 벽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폭탄을 실은 채 사드르시티 입구의 경찰 검문소로 돌진한 차량, 주차된 차량에 장착돼 있던 폭탄 폭발 등이 잇따르면서 사망자 수는 순식간에 160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에서의 폭탄 테러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되는 상황이다. 14일에는 시아파 성지 인근의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한 사고 등으로 6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다음 날에는 바그다드 서남부에서 2건의 차량폭탄 테러가 3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한편 미군은 팔루자 지역 수색작전 중 저항세력과 교전을 벌여 5명을 사살하고 3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발표를 무색하게 하는 각종 테러사건 앞에서 미국과 이라크 당국은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CNN방송은 “이라크 당국이 종파 간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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