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푸쉬 양은 23일 자신을 가둬두고 있던 납치범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했다. 납치범이 캄푸쉬 양에게 자동차 청소를 시킨 뒤 통화를 하러 청소기 소리가 나지 않는 쪽으로 잠시 옮긴 틈을 노려 무작정 거리로 달아났다. 납치범으로 밝혀진 통신 기술자 볼프강 프리클로필(44) 씨는 캄푸쉬 양이 탈출한 뒤 열차에 치어 숨진 채 발견됐다. 범행이 드러나자 자살을 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캄푸쉬 양이 갇혀 있던 장소는 프리클로필 씨의 집 차고 지하에 만들어진 방. 6㎡(약 1.8평) 면적에 창문도 없는 답답한 공간이지만 화장실, 싱크대, 침대, TV 등이 있었다. 범인은 이곳에서 캄푸쉬 양을 먹이고 재웠으며 읽기, 쓰기, 산수도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클로필 씨의 집은 납치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서 북동쪽으로 불과 16km 떨어져 있었다. 납치에 사용된 흰색 밴 소유자를 쫓던 경찰은 프로클로필 씨도 탐문했지만 알리바이가 분명하다는 이유로 가택 수색을 하지 않았다.
캄푸쉬 양은 아버지와 만나는 순간 "내 장난감 자동차는 아직도 있나요"라는 말을 제일 먼저 꺼냈다. 친자 확인을 위해 DNA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캄푸쉬 양의 부모는 팔에 있는 수술 자국으로 딸임을 금세 알아차렸다고 밝혔다.
캄푸쉬 양 실종은 오스트리아 경찰이 사상 최장기간 수사를 벌인 사건. 경찰은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헬기와 잠수부를 동원해 인근 지역과 호수 밑바닥까지 샅샅이 뒤졌다. 경찰은 또 헝가리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증언을 확인하기 위해 헝가리까지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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