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서해권 중심축 돼야[기고/한광열]

  • 동아일보

한광열 강화군 군민 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한광열 강화군 군민 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한광열 강화군 군민 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13세기 고려 왕조가 몽골의 침략을 피해 강화로 천도했을 때, 강화는 갑작스레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려야 했다.

사람들의 삶을 떠받칠 땅이 필요했고, 그 해답을 바다에서 찾았다. 갯벌에 제방을 쌓아 바다를 메우고 평야를 만들며 비옥한 농지로 개간했다.

조선시대 이후에도 강화의 간척은 멈추지 않았다. 군사적 요충지였던 강화는 여러 차례 전란을 겪을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이들은 다시 바다를 메우며 삶의 터전을 넓혀 갔다.

전란 속에서 간척은 곧 생존이었고, 동시에 나라를 지키는 길이었다. 강화의 역사는 늘 위기 앞에서 해법을 만들어 온 역사였다. 그리고 지금, 과거 바다를 메워 일구어낸 그 땅 위에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 간척이 사람을 살리고 나라를 지켰다면, 오늘의 경제자유구역은 산업과 물류, 관광의 새 판을 열며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강화가 다시 한번 국가적 전환의 무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역사 속 군사·경제적 요충지였던 강화의 지정학적 가치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효하다는 점이다.

강화는 송도·청라·영종과 함께 하나의 공항 경제권을 이룰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인천국제공항과의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산업-물류-관광’을 결합한다면, 단일 기능의 개발을 넘어 압도적인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전 세계가 K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모색하는 지금, 오랜 역사와 천혜의 자연을 품은 강화는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둘째, 간척으로 조성된 강화 남단의 드넓은 땅은 미래 산업이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송도·청라·영종이 허허벌판에서 글로벌 첨단 도시로 변모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러나 현재 이들 지역의 개발률은 90%를 넘어서며, 첨단 산업을 수용할 부지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제 수도권의 산업 용지 부족을 완화하고 기존 기업의 확장과 글로벌 기업 유치를 가능하게 할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

강화 경제자유구역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해답이다. 송도-청라-영종으로 이어지는 경제자유구역을 강화까지 확장함으로써 공항 경제권의 외연을 넓히고, 인천 경제자유구역 모델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강화 경제자유구역 지정안은 지난해 12월 15일 산업통상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 공식 보고되며 본격적인 절차의 출발을 알렸다. 현재 2026년 상반기 최종 지정을 목표로 후속 검토와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계획안에는 영종-강화 연륙교 건설과 함께 바이오·피지컬 인공지능(AI)·복합 관광을 연계한 미래 산업벨트 구상이 담겨 있다. 공항 경제권의 접근성과 강화의 공간적 여건을 결합해 국제 경쟁력과 실행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들이다.

국가가 강조하는 균형 발전은 ‘선언’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강화 경제자유구역은 인구 소멸 지역이자 접경 지역인 강화군이 서해권 경제 중심축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이 ‘가능한 목표’임을 보여주는 성공 모델이 될 것이다. 바다를 메워 나라를 지켜냈듯, 이제는 경제자유구역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때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따뜻한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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