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독특한’ 인구센서스

  • 입력 2006년 4월 3일 17시 40분


코멘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인구는 대략 1억2000만~1억5000만 명.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다. 그런 나이지리아에서 최근 인구센서스가 실시됐다. 15년 만의 일이다.

나이지리아 국가인구위원회(NPC) 수마일라 마카마 위원장은 "지난달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실시된 인구센서스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마카마 위원장은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인구기금(UNFPA)의 감시까지 받았다며 이번 조사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강조했다.

센서스 조사원의 방문을 받아 자신의 이름과 가족사항 등을 밝힌 나이지리아인들은 '생애 처음 국가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특한' 조사방법 때문이다.

우선 지난달 26일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은 5일로 예정된 조사기간을 이틀 더 연장하면서 아직 조사를 받지 못한 국민들의 외출 금지를 지시했다. 명분은 정확한 조사와 분리주의자들의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다는 것이었다.

북부 도시 카노 주에 사는 할릴루 무사(43) 씨는 이날 "5일 동안 조사원을 기다렸지만 이젠 돈과 음식이 없어 견딜 수 없다"면서 장사를 나갔다. 결국 나이지리아 전역의 수백만 주민들이 무사 씨처럼 생계를 위해 센서스를 포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또 NPC는 종교와 인종 분쟁을 유발한다는 이유를 들어 조사 양식에 '종교와 인종'을 묻는 항목을 제외시켰다.

이번 센서스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통계의 신뢰성을 둘러싸고 지방간 갈등도 예상된다. 인구수에 따른 연방정부의 차등 재정지원 정책으로 과거에도 통계의 조작이 만연했는데 아직 이 정책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