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대 인터넷 포르노스타의 인생유전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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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사귀려고 구입했던 웹 카메라로 순식간에 아동 포르노 사업가가 된 저스틴 베리 군의 여유 있던 모습. 웹 카메라를 책상 뒤에 감춰 놓았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들의 ‘엄청난 사업(?)’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친구를 사귀려고 구입했던 웹 카메라로 순식간에 아동 포르노 사업가가 된 저스틴 베리 군의 여유 있던 모습. 웹 카메라를 책상 뒤에 감춰 놓았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들의 ‘엄청난 사업(?)’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웹 카메라 앞에서 상의를 벗은 채 3분 동안만 있어 주지 않겠니? 그럼 50달러를 송금해 줄게.”

2000년 어느 날, 난생 처음으로 웹 카메라를 산 저스틴 베리(당시 13세) 군은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해 인터넷에 접속하자마자 한 성인 남자로부터 이상한 제의를 받았다.

‘수영장에서는 돈도 안 받고 상의를 벗는데 이 정도야 아무 문제가 아니지’라고 생각해 상의를 벗었다는 것이 베리 군의 고백. 그러나 가볍게 여겼던 이 일은 그를 5년 가까이 암흑과 절망 속으로 몰아넣은 시발점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19일 한때 인터넷 아동포르노 스타로 떠올랐다가 최근 과거를 청산하고 새 출발을 한 이 소년의 ‘인생 유전(?)’을 2개 면에 걸쳐 상세하게 보도했다.

베리 군이 웹 카메라를 구입한 건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50달러를 받고 재미로 시작한 웹 카메라 중계방송은 점차 사업이 돼갔다. 어른들은 계속해서 ‘속옷 입은 장면을 보여 주면 100달러를 주겠다’며 그를 유혹했다.

돈의 마력에 빠진 그는 점점 아동포르노의 수렁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자위 장면을 보여 주기도 했다.

어떤 어른들은 화질 개선을 위해 웹 카메라 방송에 필요한 장비를 고급 제품으로 교체해 주었고, 포르노 방송을 할 수 있는 아파트 임대료를 내주기도 했다.

아동포르노 방송에 자신감을 얻은 베리 군은 고객 중 한 명의 제의로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해 한 달에 45달러씩 가입비를 받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1시간에 400달러, 혹은 1000달러를 받고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 공연’을 해주기도 했다. 그는 아동포르노의 최고 스타로 떠올랐고, 한때 수십만 달러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에게는 컴퓨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속였다. 그런데 2003년 친구가 우연히 포르노 사이트에서 그를 발견하면서 모든 게 알려졌다. 베리 군은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어머니와 이혼한 상태에서 보험사기 혐의로 멕시코에 도피 중이던 아버지는 아들을 수렁에서 구해내기는커녕 오히려 ‘동업자 역할’을 자청했다.

베리 군은 몇 차례나 탈출을 시도했으나 돈의 유혹과 마약 중독 때문에 좌절과 실패를 거듭했다. 한때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큰돈을 벌기 위해 일부 고객을 직접 만났을 때는 성적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드디어 그에게 갱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아동포르노를 취재하고 있던 뉴욕타임스 기자가 악의 구렁텅이에서 헤매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후 휴대전화를 없앴고, 종교생활을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다. 연방수사국(FBI)에 그동안의 ‘사업거래명세’를 제출하고, 증언대에도 서기로 했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의 고객은 1500여 명. 변호사, 의사, 교사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현재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는 고객도 상당수에 이른다.

베리 군은 ‘그냥 조용히 사업을 접지, 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굳이 증언대에 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항상 아이들과 접촉하는 교사들 중에 ‘이상한 사람’이 많은 것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춘기를 저처럼 암흑 속에서 보내는 아이들이 없어야 합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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