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교과서 부시 찬양?…부시이름 딴 詩실려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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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영어 교과서에 실린 시 한 편(사진)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찬양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자 파키스탄 정부가 내년 개정판부터 이 시를 빼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6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시는 지난해부터 11학년(고교 2학년에 해당) 교과서에 실린 작자 미상의 ‘지도자(The Leader)’. ‘인내심이 강하고 흔들리지 않으며(Patient and steady with all he must bear)’로 시작해 ‘해야 할 일을 해낼 사람 여기 서 있네(Here stands a man who will do what he must)’로 끝나는 20행의 이 시는 진정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각 행의 첫 글자를 떼어 순서대로 읽으면 부시 대통령(President George W Bush)의 이름이 발견된다. 내용도 부시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진실이라 생각하면 결코 물러서지 않고’ ‘전쟁에 대비하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가 그의 확고한 입장에 참여하길 원하고’ ‘그의 힘으로 악을 소탕할 것이며’라는 식이다.

비판자들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행정부가 미국을 얼마나 추종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고 반발했다.

논란에 대해 교육부는 “교과서 집필진이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것 같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또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어 심의를 통과했을 뿐”이라며 내년 교과서 개정판부터 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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