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戰 어머니’ 백악관앞 농성중 체포

  • 입력 2005년 9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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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텍사스 주 크로퍼드 목장 앞 반전(反戰) 시위로 유명해진 신디 시핸 씨가 26일 워싱턴의 백악관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시핸 씨는 이날 300여 명의 반전 시위자와 함께 백악관 근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의 보행자 도로에서 행진을 벌인 뒤 인도를 점거한 채 “당장 전쟁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크로퍼드 목장 앞에서의 26일 동안의 시위에 이어 24일부터 워싱턴에서 시위를 계속해 온 시핸 씨는 이날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하기 위해 백악관 관계자를 만나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경찰은 시핸 씨를 비롯한 시위대가 인도에 둥그렇게 앉아 농성을 벌이자 “인도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는 것은 불법”이라며 자리를 옮기라고 3차례 경고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자 시위대를 연행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모두 37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이날 국방부 근처 지하철역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41명을 무질서 행위를 이유로 체포했다.

운동화를 신고 청색 치마와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시핸 씨는 2명의 경찰관이 팔과 다리를 든 채 대기하고 있던 경찰 차량으로 옮기자 별다른 저항 없이 미소를 지은 채 순순히 응했다. 다른 시위대는 그녀에게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시핸 씨는 경찰 차량에 태워진 뒤 근처 경찰서로 연행됐으며 시위대는 “전 세계가 목격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경찰은 시핸 씨 등이 허가 없이 시위를 벌인 혐의로 법원 출두 명령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가 없이 시위를 한 행위에 대해서는 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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